21년간 자비로 홀몸 어르신 돌본 여성들
21년간 자비로 홀몸 어르신 돌본 여성들
  • 이다솜 기자
  • 승인 2014.04.25 13:35
  • 호수 4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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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주 연수사랑나눔회
▲ 지난해 여름 연수사랑나눔회 회원들이 직접 만든 삼계탕을 어르신들께 대접하고 있다. 사진=연수동사무소 제공

목욕부터 반찬 배달까지… 여름엔 삼계탕 대접
회원들, 자발적으로 매달 나눔 봉사비 부담
이옥순 회장 “어르신 돕다보니 늙는 줄 몰라”


“어르신들 돕는 일이 힘들진 않느냐고요? 오히려 힘이 나죠.”
21년간 지역 사회에서 봉사 활동을 이어오고 있는 충북 충주시 연수동 연수사랑나눔회(이하 나눔회)의 이옥순(69·여) 회장이 말했다.
1988년 부녀회장이 된 이후 꾸준히 어려운 이웃을 위해 봉사해온 이 회장은 1993년 지금의 나눔회를 조직하고 본격적으로 홀몸 어르신들을 돕기 시작했다. 나눔회의 회원 20여 명은 주로 주부나 자영업에 종사하고 있는 여성들.
큰 규모는 아니지만 20년이 넘는 긴 시간 동안 활동해온 만큼 충주에서는 나눔회를 모르는 이가 없을 정도로 유명하다. 회원 간의 결속력도 높아 10년 이상 꾸준히 봉사하고 있는 이들이 과반이 넘는다.
나눔회는 홀몸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한 달에 한 번 봉사하는데, 그때그때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활동을 하다 보니 활동 내용은 매우 다양하다. 점심을 대접할 때도 반찬을 만들어 배달할 때도 있다. 겨울에는 온천욕을, 여름에는 삼계탕을 제공한다. 요즘처럼 날씨가 좋을 때는 어르신들을 모시고 야유회도 간다.
봉사활동에 필요한 자금은 회원들이 자발적으로 부담하고 있다. 나눔회의 회비는 월 2만원이지만 대부분의 회원들이 적게는 10만원부터 많게는 30만원까지 돈을 낸다.“누가 먼저랄 것도 없어요. 회원들이 ‘이번 봉사에 돈이 얼마나 필요하겠다’ 판단하고 알아서 돈을 내니까요. 이렇게 협조를 잘해주니 회장으로서도 무척 감사하죠.”
10여 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어르신들께 봉사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역시 ‘보람’이다.이 회장은 “어르신들은 정말 작은 배려 하나에도 아이처럼 좋아하신다”며 “봉사할 때뿐만 아니라 길을 가다 어르신들을 마주쳐도 우리 회원들을 마치 딸처럼 반가워해주신다. 얼굴은 물론이고 이름까지 서로 다 알고 있을 정도로 친밀하다”고 말했다.
이렇다보니 회원들에게 봉사는 어르신들께 일방적으로 도움을 주기보다는 오히려 많은 것을 얻어가는 활동이다. 특히 최근에는 어느덧 칠순을 바라보게 된 이 회장의 건강을 기원하는 어르신들이 부쩍 많아졌다고.
이 회장과 나눔회는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앞으로도 건강이 허락하는 한 홀몸 어르신들을 돕는 일에 앞장설 계획이다.
“홀몸 어르신들께 가장 필요한 것은 사람이에요. 말을 들어주고 맞장구쳐줄 수 있는 사람요. 경제적 문제는 국가에서 조금이나마 지원을 하고 있으니까요. 어르신들이 외롭지 않도록 계속 돕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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