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은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소중한 자산”
“물은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소중한 자산”
  • 이미정
  • 승인 2007.03.31 13: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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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년째 팔당 수질보호선 박 종 표 선장

 
‘제15회 세계 물의 날’을 하루 앞둔 3월 21일 경기도 광주시 남종면 삼성리 경기도 팔당수질개선본부 선착장.


팔당댐 근처 국도 45호선에서 좁은 길을 따라 1㎞ 정도 팔당호 쪽으로 들어가자 예상하지 못했던 ‘항구’가 모습을 드러냈다.


외부에서는 보이지 않는 5000여평 규모의 이 선착장은 수질보호선 선장 박종표(51)씨의 직장이자 팔당호 수질보호의 전초기지이기도 하다.


선착장에는 현재 순찰선 청소선 방제선 수초제거선 바지선 등 모두 14척의 수질보호용 선박이 정박해 있으며 접안시설은 물론 선박을 인양해 수리하는 크레인과 도크시설까지 갖추고 있다.


또 한쪽에서는 ‘팔당의 항공모함’이라는 75t급 청소선 한 척이 다음달 진수를 앞두고 막바지 건조작업이 한창이었다.


올해로 18년째 팔당 수질보호선 선장으로 일하고 있는 박씨는 이날 팔당에 관한 질문을 던지자 준비하고 있었다는 듯이 술술 이야기를 풀어갔다.


거제도 출신으로 수산전문대학(현 통영해양과학대)을 나와 해운회사에서 항해사로 일하던 그는 경기도에 근무하던 동문의 권유로 1989년 경기도 팔당상수원관리사무소(팔당수질개선본부 전신) 창설 멤버로 팔당호 순찰선의 키를 잡았다.


“몇 차례 수질파동을 겪으면서 당시 노태우 대통령이 상수원관리전담기관 설치를 공약으로 내세웠고 팔당호 수질보호를 도에 위임하면서 퇴촌면 광동교 옆 임대한 땅에 팔당상수원수질관리사무소가 들어섰지요.”


당시 선박이라곤 순찰선 세 척이 고작이었다.


“광동교 양쪽으로 낚시꾼들이 꽉 들어차고 주말이면 호수변에 행락객들이 놀이판을 벌일 정도로 상수원 보호에 대한 인식이 희박할 때였지요. 초기 4~5년간 숨바꼭질 단속이 되풀이 되고 가끔 불법 어로행위를 하는 선박과 추격전도 벌였습니다.”


그는 팔당호 수질에 대해 “수질이 악화됐다고 하는데 제가 보기에는 크게 나빠지지 않은 것 같다”며 “이렇게 풍부한 수량을 가진 팔당호는 우리나라의 자랑”이라고 말했다.


10여년째 수돗물을 식수로 사용하고 있다는 그는 “수질과 수돗물에 불신을 갖고 있는 시민들도 있지만 1000만 명이 안정적으로 물을 공급받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 큰 행복이라고 생각한다”며 “물을 오염시키는 것도 사람이고, 이용하는 것도 사람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았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또 “상수원보호구역 주민들이 재산권을 침해받으며 고통 받고 있는 것은 안타깝지만 후세들을 위해 좋은 일을 한다고 생각하면 보람도 느낄 것”이라며 “물은 공기와 같아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우리의 소중한 자산이자 어느 것과 바꿀 수 없는 자원”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팔당 수질감시 활동도 세월이 지나면서 달라졌다. 1990년대 초기 활동이 단속이었다면 요즘은 예방활동에 더 무게를 둔다. 그 만큼 물을 아끼는 사람들의 인식이 변했다는 것이다.


박 선장을 비롯한 선박팀도 11명, 선박도 14척으로 늘어났다.


팔당호 수질보호 선박 변천사 속에는 선박팀의 아이디어가 녹아 있다. 초기에는 손도 쓰지 못했던 부유 쓰레기를 끌어올리는 크레인 장비를 청소선 설계에 반영했고 각종 오물로부터 프로펠러를 보호하는 워터제트 추진 장치 제작에도 선박팀의 의견이 반영됐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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