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한 갑씩 40년 담배 핀 남자, 폐암 발생률 20배
매일 한 갑씩 40년 담배 핀 남자, 폐암 발생률 20배
  • 유은영 기자
  • 승인 2014.11.14 14:52
  • 호수 4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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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비흡연 여성에서 선암 증가… 라돈 등 환경물질·간접흡연 때문
만성 기침·가래 등 폐렴 증상 나타날 땐 CT 촬영으로 확진해야

비흡연 여성 폐암 환자가 증가하고 있지만 흡연 환자보다 치료효과가 월등히 좋아 금연이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이 다시한번 입증됐다.
국립암센터가 2001년부터 2014년 상반기까지 폐암수술을 받은 환자를 조사했더니
전체 2948명 중 약 30%가 여성이었고 그 중에서도 88%는 비흡연자였다.
그러나 여성 폐암 환자는 흡연 여부에 따라 치료결과가 갈렸다. 초기 폐암 여성 비흡연환자의 5년 생존율은 96%로 나머지 환자의 84%보다 크게 높았다.
국립암센터는 비흡연 여성환자에게 표적 치료제가 잘 들어 치료효과가 좋은 것이라고 판단했다. 비흡연 여성에게서 발생하는 선암은 표적 치료제에 잘 듣는 유전자변이가 흡연자보다 더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표적 치료제의 효과도 한계가 있다.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폐암센터장 강진형 교수는 “암세포가 표적 치료제에 내성을 가져 더 이상 효과를 못 보는 경우도 있다”며 “그에 대응하는 또 다른 표적 치료제 임상실험을 진행중이다”고 말했다.

표적 치료제 내성 생긴 암종 등장
표적 치료제는 정상세포까지 공격하는 기존의 항암제와 달리 특정 표적인자만 골라 공격한다. 암세포와 연결된 새 혈관이 생기는 걸 막아 암세포를 굶겨 죽이는 것이다. 2000년대에 만성 골수성 백혈병 치료제로 만들어진 글리벡이 그 원조격이다. 글리벡이 나오기 이전 1990년대 말까지는 입안이 헐고 구토를 일으키는 항암화학요법만이 유일했다.
벌써 내성을 가진 암세포가 나오긴 했어도 표적 치료제는 부작용이 적고 효과 좋은 항암요법이다. 다만 모든 암 환자에게 적용하지 못한다는 한계가 있다. 이 치료제가 공격하는 유전자 표적을 환자가 가지고 있어야 한다. 건강보험공단의 보험적용 대상이 제한돼 있다는 것도 한계점이다.
2007년 일본은 ‘알크’라는 유전자변이를 발견했다. 이 유전자변이를 추적하도록 만든 표적 치료제가 ‘크리조티닙’이다. 이 약을 쓰는 데 한달에 1000만원 가까운 비용이 들어간다.
서울성모병원 강진형 교수(폐암센터장)는 “내년 초반에 보험적용 항암제를 늘려 준다고 하지만 아직까지는 나라에서 지원하는 항암제만 가지고는 폐암 치료가 어렵다”고 말했다.
따라서 주목해야 할 것이 약제의 효능을 실험하는 임상실험이다. 어느 병원에서 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어떤 임상실험을 하는지 정보를 습득해 자신에게 필요한 임상실험에 참여하면 비용을 들이지 않고 약제의 효과를 볼 수 있다. 특히 2상, 3상은 1상 임상실험에서 부작용이 검증된 약제로 하므로 안전을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남녀 통틀어 사망원인 1위
폐암은 남성에게서 위암, 대장암 다음으로 자주 발생하는 암종 3위, 여성은 다섯 번째이지만 암사망률은 남녀를 통틀어 1위를 차지한다. 2013년 사망원인 통계에 따르면 남자는 폐암, 간암, 위암 순으로 사망률이 높았고 여자는 폐암, 대장암, 위암 순이었다. 5년 생존율도 지난 15년간 큰 변화가 없다. 2007년부터 2011년까지의 생존율 20.7%는 1996년부터 2000년까지의 12.7%와 크게 차이나지 않는다.
이처럼 폐암의 예후가 나쁜 원인은 증상이 없어 병이 진행된 상태로 발견되기 때문이다. 증상이 있다고 해도 기침, 가래 등 폐렴과 같아 환자들이 초기진단의 시기를 놓친다. 특히 폐의 표면에서 생기는 대세포암은 빨리 자라 진단할 때에는 보통 커져 있다.

전이 빨라 수술가능 시기 놓쳐 위험
폐암의 종류는 암세포 크기를 기준으로 두 가지로 나뉜다. 암세포가 작은 폐암은 소세포 폐암, 암세포가 크면 비소세포 폐암이다. 전체 폐암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비소세포 폐암은 다시 선암, 편평상피암, 대세포암 등 세 가지로 나뉜다. 이 중 남성에게서 가장 많은 것이 흡연과 관련된 편평상피암이다. 흡연과 무관한 선암은 여성 비흡연자에게서 늘고 있다.
비소세포 폐암은 방사선과 화학항암요법을 병행하는 치료법의 발전으로 생존율이 과거보다 높아졌다. 이에 비해 소세포 폐암은 여전히 치료가 어렵다. 흡연 관련성이 97%를 넘는 소세포 폐암은 전이가 빨라 진단이 늦을 뿐 아니라 항암 치료에 초기에만 반응하고 거의 모든 환자에서 결국 재발한다.
폐암은 90%가 흡연으로 인해 생긴다. 석면, 라돈과 같은 환경오염 물질도 하나의 원인이다. 유전병은 아니지만 가족력이 있으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폐암에 걸릴 확률이 2~4배 높아진다. 만성 기침은 폐암을 가름할 수 있는 중요한 기준이다. 호흡곤란과 객혈, 흉통 등 폐렴과 비슷한 증상이 나타나면 폐암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안전하다.

저선량 CT보다 일반 CT가 확실
폐암이 의심되는 환자는 엑스레이와 시티(CT) 촬영을 한다. CT상으로 폐암이 의심되면 조직검사를 하는데, 20년 전만 해도 수술을 해야만 했다. 최근에는 의심병변을 침으로 찔러 암세포 조직을 얻는 간단한 방법을 쓴다. 이런 세침 흡입술을 이부스(EBUS)라고 한다.
CT를 통해 방사선을 쐬어 오히려 병이 유발되는 것을 걱정하는 환자들이 많다. 강 교수는 “방사선을 우려하는 분들에게 저선량 CT를 처방하지만 모든 사람들에게 가능한 건 아니다”라고 말한다. 방사선 조사를 낮춘 저선량 CT는 폐의 실질만 나타나 주변의 심장 등과 종양을 대비해 보려면 일반 CT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여성은 연기노출 줄여야
매일 한 갑의 담배를 40년간 피워 온 사람이 전혀 흡연하지 않은 사람보다 폐암에 걸릴 확률이 20배에 달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온 바 있다. 그러나 금연을 하면 폐암에 걸릴 위험도가 계속 줄어들어 15년 후에는 비흡연자의 약 2배로까지 떨어진다.
남성보다 폐가 약한 여성은 간접흡연을 조심하고 요리 등 연기에 노출되는 일을 줄이는 게 좋다. 부엌에도 연기를 빨아들이는 배기후드를 반드시 설치하며 환기를 자주 시켜줘야 한다. 이와 함께 일주일 3회 30분 이상의 규칙적인 운동을 하면 암 발생률이 크게 감소한다는 사실이 입증됐다.
강 교수는 “성모병원에서 각 분야의 전문의들이 모여 치료방법과 효과를 토의하는 협진제를 9년전에 실시한 이후로 폐암 5년 생존률이 평균 두 배로 증가했다”고 말했다.

폐암 예방법
1. 금연
2. 하루 30분씩 규칙적인 운동
3. 부엌에 배기후드 설치·환기 자주하기
4. 기침 나고 가래 끓는 흡연자는 CT 촬영
5. 간접흡연 조심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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