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할인 앞으로는 15%까지만
도서 할인 앞으로는 15%까지만
  • 김지나 기자
  • 승인 2014.11.21 11:29
  • 호수 4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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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정된 도서정가제가 21일부터 시작됐다. 대형서점들이 경쟁적인 할인을 벌이는 것에 비해 가격경쟁력이 부족한 중‧소형 서점을 살리고 유통질서를 바로잡겠다는 취지로 2003년 도입된 도서정가제는 출간 18개월 이내의 책을 신간으로 분류, 할인 폭을 19%로 제한해왔다. 그러다 올해 2월 문화체육관광부의 중재로 출판사와 유통관계자, 소비자단체 대표 등이 모여 할인 폭을 낮추기로 합의했다.
이번에 개정된 제도에 따르면 도서의 할인 폭이 기존 19%에서 15%로 줄어들고, 신간 뿐 아니라 실용서와 초등생 학습참고서 등 기존 도서정가제의 예외였던 도서와 무제한 할인이 가능했던 구간(舊刊) 도서 모두 15% 할인의 적용 대상이 된다. 다만 출간 후 18개월이 지난 도서는 출판사가 가격을 다시 책정할 수 있는 ‘재정가제’가 신설됐다.
문체부는 이번 개정으로 할인을 전제로 책값을 정해 거품이 끼는 문제를 해결하고 지역 서점의 경쟁력이 커질 것으로 기대한다. 인터넷 서점과 같은 가격으로 판매하면 지역 서점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늘어날 것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시행된 지 며칠 지나지도 않았는데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카드와 통신사 제휴 할인 같은 변칙할인이 생겨날 가능성이 높고 소비자들의 체감 가격이 상승하기 때문이다. 정부가 예상한 도서 가격은 기존보다 200원 남짓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지만 그동안 신간은 10~30% 할인된 가격에, 구간은 더 저렴하게 책을 살 수 있었던 소비자들은 당분간 책값이 비싸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
또 성인 독서량이 많지 않은 우리나라에서 할인혜택까지 막으면 도서 소비량은 더욱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게다가 예산이 정해져 있는 공공도서관에서 책을 구입할 때도 이 제한이 적용돼 구입하는 도서가 줄어들 것이고 결국 피해는 일반 국민에게 돌아갈 수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하지만 프랑스는 한국에 비해 온라인 서점의 비율이 높지 않은데도 온라인 서점의 도서 할인과 무료배송을 금지했다. 프랑스 최대 온라인 서점인 ‘아마존 프랑스’의 ‘덤핑’에 대한 반감도 있지만 온라인 서점이 늘어나면서 어려움을 겪는 독립서점을 보호하기 위해서이기도 하다.
도서정가제가 당장 효과를 보기는 어렵겠지만 부족한 점은 수정‧보완하고 출판시장에 대한 감독이 잘 이루어져 본래 취지가 훼손되지 않도록 잘 운영되길 바란다. 책은 가격을 매겨 판매를 하면서도 다른 상품과는 조금 다르게 취급하곤 한다. 책만이 가지고 있는 가치가 있기 때문이다. 소비자를 위한 맞춤 가격도 좋지만 좋은 책에 제 값을 내고 보는 문화가 정착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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