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의 장애극복상 수상 김 문 택 씨
올해의 장애극복상 수상 김 문 택 씨
  • 관리자
  • 승인 2007.04.27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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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째 재활용품 수집…불우이웃 도와

“재활용품을 일주일 모으면 중증장애인 한 달 식비를 모을 수 있어요.”


제주시 노형동 김문택(56·사진·뇌병변장애 2급)씨. 4월 20일 ‘장애인의 날’을 맞아 보건복지부가 선정한 올해의 장애극복상 수상자로 선정된 김문택씨는 본인의 장애를 극복하고, 10년째 재활용품을 수집해 주변의 불우이웃을 도운 공로를 인정받아 장애극복상을 수상하게 됐다.


한국통신에서 근무했던 김씨는 39살이던 1990년 4월, 해저 광케이블 공사 도중 쓰러져 뇌병변 2급 장애 판정을 받고 휠체어 신세를 지게 됐다.


사고가 난 뒤 “장애인 남편과 살 수 없다”며 아내는 집을 떠났고, 2년 뒤에는 교통사고로 아들마저 잃어 그의 가정생활도 파탄이 났다.


“아들을 잃었을 때는 정말 더 이상 살기가 싫었다”는 김씨는 “남아 있는 딸을 보고 기운을 냈다”고 털어놨다.


“내 자신이 불행해지니까 주위의 불쌍한 사람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는 김씨는 마음을 가다듬고 새벽시간을 이용해 재활용품을 수집, 인근의 소년소녀가장, 중증장애인, 무의탁 할머니 등을 돕기 시작했다.


새벽 4시에 불편한 몸으로 손수레를 끌고 집을 나서는 김씨는 “재활용품 수거 차량이 오기 전에 일을 마쳐야 하기 때문에 집에서 일찍 나선다”고 설명했다.


김씨는 “1주일 동안 빈병과 폐지 등을 모아 팔면 중증장애인의 1달 식비인 3∼4만원을 벌 수 있다”며 “1주일 일해서 1명의 이웃이 1달 동안 먹을 것 걱정 없이 사는 모습을 보는 게 내 행복”이라고 말했다.


10년 동안 재활용품을 수집하면서 딸도 시집보내고 건강도 되찾을 수 있었다는 김씨는 “요즘에는 재활용품을 모아 직접 가져오는 주민들이 많아 큰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김씨는 “새벽 수레를 끌면서 휠체어에 의존하다 목발로 걷게 됐고, 지금은 아무 보조기 없이도 걸을 수 있게 됐다”며 “건강도 되찾고 이웃도 돕고, 이런 게 ‘1석2조’ 아니겠냐”며 환하게 웃었다.


현재 ‘남양정보통신’에서 근무하고 있는 김씨는 2001년 제주작가 신인상, 2002년 대한민국장애인문학상 등을 수상하기도 한 시인. 2003년에는 첫 시집 ‘세상으로 보내는 공중전화’를 발간하기도 했다.


제주도는 김씨의 이웃 사랑을 널리 알리기 위해 2007년 장애극복상 수상자로 선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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