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은미 종북논란… “내가 본 게 북한의 전부 아니다”면서 칭찬만
신은미 종북논란… “내가 본 게 북한의 전부 아니다”면서 칭찬만
  • 유은영 기자
  • 승인 2014.12.12 13:55
  • 호수 4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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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봉길 의사가 일제를 향해 도시락 폭탄을 투척한 사건이 토크 콘서트에서 재현됐다.
종북 발언으로 물의를 빚고 있는 재미동포 신은미씨에게 한 고교생이 도시락 폭탄을 던졌다.
12월 10일 오후 7시 전북 익산시 신동성당에서 신은미씨와 황선 전 민주노동당 부대변인은 ‘평양에 다녀온 그녀들의 통일이야기’라는 제목의 토크 콘서트를 열었다.
행사 시작 한 시간가량 지난 오후 8시 20분경 성당 안에 앉아 콘서트를 지켜보던 익산의 한 고교 3학년 오모 군이 갑자기 일어났다. 오 군은 신씨에게 “북한이 지상낙원이라고 하지 않았느냐”고 물었다가 신씨가 “그런 말 한 적 없다”고 부인하자 곧바로 도시락 폭탄에 불을 붙였다. 불이 붙은 도시락을 양손에 들고 신씨를 향해 던지려는 오 군을 옆 사람이 우산대로 제지했고 도시락이 바닥에 떨어지면서 ‘펑’ 하는 소리와 함께 불꽃이 튀었다. 불똥은 주변 청중으로 튀어 맨 앞자리에 앉아 있던 원광대 이 모 교수 등 두 명이 화상을 입었다.
경찰 조사 결과 화학공학을 전공하는 이 학생은 황산과 질산칼륨 등을 섞어 직접 폭탄을 만든 것으로 드러났다. ‘네오아니메’라는 인터넷 사이트 회원인 오 군은 홈페이지 게시판에 폭탄 투척을 예고하고 폭탄 제조과정을 올린 것으로 파악됐다. 범행 동기와 관련해선 같은 게시판을 통해 윤봉길 의사처럼 종북 세력으로부터 고향을 지키겠다고 주장했다.
한편 경찰은 이날 신씨에게 소환 통보를 했다. 앞서 활빈단 등 보수단체는 지난달 19일 서울 조계사 경내에서 열린 토크 콘서트에서 북한의 3대 세습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북한을 인권 복지국가인 것처럼 찬양했다며 신씨와 황선 전 부대변인을 경찰에 고발한 바 있다. 서울경찰청 보안수사대는 11일 오후 2시 신씨를 불러 조사할 계획이었지만 미국시민권자인 신씨는 12일 출국 일정을 핑계로 소환통보에 응하지 않았다.
신씨는 북한에 대한 관심과 지지로 최근 종북 논란에 휩싸인 인물이다. 재향군인회와 상이군경회 등 보수단체 회원들은 신씨에게 종북 발언을 당장 중지할 것을 요구하며 토크 콘서트 반대집회를 열어왔다. 하지만 신씨는 작년에도 똑같은 콘서트를 열었는데 지금에 와서 문제를 삼는다며 보수단체들의 항의를 마녀사냥으로 일축하고 행사를 강행했다.
신씨는 토크 콘서트를 통해 “북한은 세쌍둥이 낳으면 6kg 될 때까지 키워주는 나라, 의사가 환자를 찾아다니며 예방접종도 놔 주는 나라, 김정일 위원장이 노동자를 위해 맥주, 폭탄주를 개발하는 나라, 북한 주민들이 개성공단에서 60불 80불만 받으면서 우리에게 퍼주고 있다…”등의 발언을 하며 종북논란을 일으켰다. 특히 “진짜 인권을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북한 상황은 참 다행이라고 여길 것… 북한 사람들은 젊은 지도자에 대한 기대감에 차 있고희망이 넘치는 게 보였다”는 북한의 3대 세습을 찬양하는 듯한 발언으로 보수단체들의 큰 반발을 샀다.
그러면서도 탈북여성과 정치범 수용소 탈북자들이 제안한 공개토론은 “소모적인 논쟁이 아닌 한반도의 평화통일을 위한 토론이라면 100번이라도 응하겠다”며 거절했다.
재미동포 신은미씨는 대구 출신으로 미국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성악가 겸 음악 교수로 활동했다. 2011년 이래 여섯번 북한을 다녀온 소감을 쓴 ‘재미동포 아줌마 북한에 가다’를 출간한 이후 관심을 모았다.
보수적인 반공 기독교 집안에서 태어난 그가 친북성향으로 바뀐 것은 2002년 재혼한 남편 정모씨를 따라 북한을 여행한 뒤부터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씨는 국내 유명 사립대에서 경제학을 전공하고 미국으로 가 시민권을 얻었으며 미 대학 입시학원을 10여년 운영했다고 한다. 북한 대남선전 매체 ‘우리민족끼리’ 정회원이며 미국 종북단체 재미동포전국연합회 회원이라는 설도 있다.
신씨는 자신의 발언으로 종북논란이 빚어지자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행위라고 반발하며 적극 부인했다. 탈북자들의 공개토론 제안에는 “내가 본 북한이 북한의 전부라고 말한 적은 단 한번도 없다”며 거절했다. 그러면서 보수언론매체 관계자들을 명예훼손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소하고 북한에 대한 칭찬 일색인 토크 콘서트는 계속 이어갔다.
신씨가 자신의 주장에 동조를 얻으려면 자신을 종북이라고 부르며 저지하는 보수단체들도 수용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그의 주장대로 인권보호가 잘 된 북한에 왜 눌러살지 않는지 의아해하는 국민들이 많다는 것도 알아야 할 것이다. 한편 유엔 총회는 지난달 북한 인권문제를 국제사법재판소에 회부해 처벌하라는 내용의 결의안을 채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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