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대학로 예그린씨어터. 흰머리가 듬성듬성 나고 주름살이 깊게 패인 50~60대가 절반 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객석에서는 웃음소리가 끊임없이 이어진다. “보는 내내 근심걱정 없이 웃을 수 있었다”는 정선희(여‧56)씨의 말처럼 40대 이혼녀와 20대 남성의 연애를 다룬 연극 ‘40캐럿-연상의 여자’는 중장년층 관객을 사로잡고 있었다.
2월 8일까지 계속되는 ‘40캐럿’은 프랑스 극작가 피에르 발리레와 장 피에르 그레디의 원작을 바탕으로 한다. 1968년 토니상 최우수작품상을 수상했고 주연을 맡은 줄리 해리스는 여우주연상을 받기도 했다. 1973년에는 영화로도 만들어져 여배우 리브 울만에게 골든 글로브 여우주연상을 안겨주기도 했다.
연극은 앤 스텐리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매력적인 40세의 이혼녀 앤은 그리스 에게해 해변으로 휴양을 떠났을 때 만난 25세의 피터 레썸과 서로 첫눈에 반하게 된다. 하룻밤의 로맨스를 뒤로하고 아무런 말없이 뉴욕의 일상생활로 돌아온 어느 날 딸 트리나의 친구로 집에 방문하게 된 피터와 다시 만나게 된다.
어느 날 세 사람과 앤의 전남편 빌리, 노모(老母) 모드, 부유한 고객 에디는 우연히 함께 만나 파티를 한다. 그날 트리나는 아버지와 같은 편안함을 가진 에디에게 끌리고 에디 역시 트리나를 평생의 반려자로 느끼게 된다. 결국 두 사람은 결혼을 선포하고 앤의 마음은 뒤숭숭해진다.
앤 역시 끊임없는 피터의 애정공세에 마음을 열게 된다. 멕시코에서 결혼을 하기로 결심하지만, 떠나기 하루 전 뜻하지 않은 오해로 인해 또다시 이별의 위기에 처한다.
연극은 젊은 관객부터 중장년층까지 전 세대를 아우르는 소재인 사랑에 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조카뻘과 결혼하는 엄마와 아버지뻘과 결혼하는 딸이라는 소재는 ‘막장’의 기운이 느껴지지만 자극적이지 않고 가볍게 다루면서 유쾌한 코미디로 완성한다.
피터와의 만남을 주저하는 앤에게 전 남편 빌리가 건네는 대사는 두고두고 되새겨 볼만한 명대사이다.
“여자의 나이는 ‘다이아몬드’다. 한 살을 먹을수록 1캐럿씩 가치가 올라간다. 당신은 40캐럿의 다이아몬드와 같은 어마어마한 보석이다.”
배우 장설하가 앤 역을 맡아 매력적인 40대 ‘돌싱녀’를 그려낼 예정이다. 그를 사랑하는 피터 래썸 역은 배우 김승현이 맡았다. 이외에도 배우 장두이, 조현건, 박인서, 김용선, 조문경, 김가연, 성용원, 이민영이 출연해 극을 채운다. 관람료 3만원.
연극 ‘40캐럿-연상의 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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