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얍삽한 개그’는 무대에서만 합시다
‘얍삽한 개그’는 무대에서만 합시다
  • 배성호 기자
  • 승인 2015.01.30 11:07
  • 호수 4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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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KBS 연말 방송연예대상은 희극인 김준호를 위한 후배들의 위로 한마당이었다. 김준호는 ‘1박 2일’, ‘개그콘서트’에 출연하며 시청자들에게 많은 웃음을 선사했음에도 상 대신 위로만 잔뜩 받고 돌아갔다. 시상식 얼마 전 김준호와 함께 ‘코코엔터테인먼트’의 공동대표를 맡던 김모 씨가 회사 공금을 횡령하고 잠적하는 일이 발생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무렇지 않게 코믹 연기를 펼치는 김준호를 향한 시선은 안타까움으로 가득했다.
1월 들어 김 씨의 배임‧횡령이 추가로 발견되면서 코코엔터는 사실상 회생 불가 상태에 놓였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김준호는 자비를 털어 40여명에 달하는 후배 연기자들에게 밀린 임금을 대신 줬다는 훈훈한 기사도 이어졌다.
그런데 1월 23일 김준호의 절친한 동료 희극인 김대희가 코코엔터 소속이었던 40여명의 개그맨들과 JD브로스라는 회사를 설립한다고 밝혔다. 그리고 다음 날인 24일 코코엔터테인먼트는 폐업을 선언했다. 이때부터 김준호에 대한 동정론이 싸늘한 시선으로 바뀌기 시작했다. 코코엔터테인먼트 몇몇 주주가 김준호가 회사 회생을 위해 노력하지 않고 폐업에 적극 나섰다고 주장하면서 대중은 혼란에 빠졌다.
이에 대해 김준호는 해당 주주들이 자신을 만나지 않고 있어 오해가 쌓인 것이라 반박하고 있지만 호의적이던 여론은 적대적으로 돌아서고 있다. 김대희가 설립한 JD브로스가 김준호(J)와 김대희(D)의 이름에서 따온 것이라는 추측까지 난무하고 있다. 코코엔터 소속 후배들 40명과 함께 새로운 거처를 마련해 두고 코코엔터는 폐업 수순을 밟았다는 것이다.
김준호는 과연 피해자인가. 창립 3년 만에 내로라하는 희극인을 영입해 대형 기획사로 성장할 수 있었던 건 김준호의 힘이었다. 코코엔터 주주들은 개그맨 김준호의 이력과 영향력을 믿고 투자를 결심한 것이다.
김준호의 공식 직함은 콘텐츠 대표이다. 경영과는 무관하다 하다 하더라도 대표는 대표이다. 단 한 번도 김준호는 회사가 폐업 지경에 이른 것에 대해 공식적으로 사과를 한 적은 없다. ‘나도 피해자’라는 자세를 취하고 있는 것이다. 김준호의 피해자 행세는 옳지 않다. 현재까지 가해자란 증거도 없지만 회사가 무너지는 걸 눈 뜨고 보기만한 ‘무능한 대표’다.
김준호는 방송에서 편법을 이용해 이기려는 얍삽한 캐릭터를 연기해 인기를 끌고 있다. 이번 사태도 ‘얍삽하게’ 넘어가려 한다면 다시는 대중의 신뢰를 얻을 수 없을 것이다. ‘대표’다운 마무리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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