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화기, 안전핀 뽑고 손잡이 힘껏 움켜쥐면 뿌려져
소화기, 안전핀 뽑고 손잡이 힘껏 움켜쥐면 뿌려져
  • 유은영 기자
  • 승인 2015.02.27 13:17
  • 호수 4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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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재·건물 붕괴시 행동요령
▲ 지난 1월 경기도 의정부시 아파트 화재 현장에서 소방대원들이 주민들을 구조하고 있다.  

소화기 뿌릴 땐 호스를 불쪽으로 향해 빗질하듯
전원 차단되는 엘리베이터는 무조건 피해야
휴대전화 불통지역이라도 켜두는 게 좋아

올해는 정초부터 아파트 곳곳에서 불이 나 사람들의 간담을 서늘케 했다. 특히 130명의 사상자를 낸 의정부 대봉그린 아파트 화재는 지난해 세월호 참사의 악몽을 다시 한번 떠올리게 했다. 이 화재는 불에 잘 타는 소재 드라이비트를 사용해 지은 것이 피해규모를 늘린 원인의 하나로 지목됐다. 하지만 주차장 오토바이 연료탱크에서 시작된 것 치고는 피해가 상당해 초기 대응이 부실했다는 지적을 면할 수 없다. 소화기로도 끌 수 있었던 불이 불과 20분만에 옆 아파트와 단독주택에까지 번졌기 때문이다. 예기치 않은 재난 속에서 우왕좌왕하다가는 목숨을 잃는다. 소방방재청이 배포한 재난별 대처요령을 미리 알아두자.

가장 먼저 불났다고 외쳐야
불이 나면 가장 먼저 “불이야!”하고 큰소리로 외쳐 다른 사람들에게 알려야 한다. 그 다음 화재경보 비상벨을 누르거나 119로 화재신고를 한다. 이때 “우리 집 안방 커텐에서 불이 났어요” 식으로 화재의 종류를 상세하게 말하고 화재발생장소의 주소를 알려준다. 소방서에서 알았다고 할 때까지 전화를 끊지 말아야 한다. 공중전화는 빨간색 긴급통화 버튼을 누르면 돈을 넣지 않아도 통화할 수 있다. 개통 안된 휴대전화도 신고 가능하다.
평소 소화기를 비치해 두고 사용하면 큰 불을 막을 수 있다. 소화기를 불이 난 곳으로 옮긴 다음 소화기 몸체를 잡고 손잡이 부분의 안전핀을 뽑는다. 바람을 등지고 서서 호스를 불쪽으로 향한다. 손잡이를 힘껏 움켜쥐고 빗자루로 쓸 듯이 뿌리면 된다.
소화기에는 진압가능한 화재종류가 표시돼 있다. A는 일반화재용으로 나무나 종이, 솜, 스펀지 등 섬유류를 포함한 화재에 사용할 수 있다는 표시다. B는 유류화재용으로 기름과 같은 가연성 액체에서 비롯된 화재에 사용한다. 누전으로 인한 화재는 C로 표기된 소화기를 사용한다. 일반 가정용은 대부분 모든 화재에 사용할 수 있으므로 A, B, C가 모두 표기된다. 일반적으로 분말 약제가 들어 있는 빨간색의 축압식 소화기가 널리 사용된다. 전기재료상이나 대형마트에서 판매하며, 직사광선이나 습기가 없는 곳에 둔다.

아래쪽 이동 어려우면 옥상으로
불길이 이미 번졌을 땐 얼마나 빨리 대피했느냐에 따라 생사가 갈린다. 전원이 차단돼 멈춰서는 엘리베이터 말고 계단을 통해 아래층으로 내려가되 불가능할 때에는 옥상으로 올라간다. 물에 적신 담요나 수건으로 몸과 얼굴을 감싼 채 낮은 자세로 이동한다. 방문을 열기 전 문을 손등으로 대보아 뜨거우면 절대 열지 말아야 한다. 비상구 를 통해 대피할 때에는 반드시 문을 닫아 불과 연기의 확산을 늦춰야 한다. 연기가 많은 곳에서는 배를 바닥에 대지 말고 팔과 무릎으로 기어 이동한다. 대피했을 때는 바람이 불어오는 쪽에서 구조를 기다린다. 방안에 갇혔다면 연기가 방안에 들어오지 못하도록 문틈을 물에 적신 옷이나 이불로 막고 구조를 기다린다. 화재 시 가스와 연기에 의한 질식사가 60% 이상 차지한다. 산소결핍과 유독가스의 혼합 및 상승작용으로 생명을 잃기 쉽다. 당황하면 평소보다 호흡량이 3배 많아져 다량의 유독가스를 들이마시게 된다.
몸에 불이 붙었을 때는 뛰거나 몸을 흔들지 말고 바닥에 엎드린 후 두 손으로 눈과 입을 가리고 불이 꺼질 때까지 계속 뒹군다. 주변 사람들은 담요나 큰 옷을 덮어 불을 꺼 주도록 한다.

기둥에 거미줄형 균열 일면 붕괴 징조
하늘이 무너지는 일은 없어도 건물이 무너지는 일은 있다. 건물이 무너지면 돌더미에 사람이 갇히므로 화재보다 더 많은 사상자가 발생한다.
무너질 건물은 반드시 징후를 보인다. 기둥과 바닥에 금이 가고 작은 진동이 수차례 반복되다가 급기야 한번에 무너지게 된다. 갑자기 건물 바닥이 갈라지거나 함몰될 때, 창이나 문이 뒤틀릴 때, 기둥 주변에 거미줄형 균열이 나타나고 벽이나 바닥이 얼음이 깨지는 것처럼 소리를 내면서 균열될 때 등이 붕괴 징조다. 개 등 키우는 동물이 갑자기 크게 짖거나 매우 불안해하는 것도 징조에 속한다.
당장 무너질 때는 기둥이 갈라지고 터지며 계단과 복도가 서로 분리되고 지붕이 흔들린다. 바닥이 진동하면서 갈라지거나 기울어지고 벽체와 천장의 마감재, 선반 위의 물건들이 떨어진다. 이유 없이 정전이 되고 폭발음과 철근 끊어지는 소리가 연속해서 들린다. 가스와 연기, 메케한 냄새가 나며 건물 안에서 갑자기 강한 바람이 불어온다.

규칙적으로 파이프 두드려 위치 알려야
건물이 붕괴될 때는 비상구를 통해 대피한다. 대피 통로로 유리창과 선반 등 파손되기 쉬운 곳과 폭발성, 가연성 물건이 있는 곳은 피한다. 방해가 되는 소지품은 버리며, 가방, 방석, 책, 담요 등으로 머리를 보호하고 이동한다. 이동 중에는 가능한 한 장애물을 움직이지 말고 치울 수밖에 없다면 추가 붕괴 위험에 대비한다.
백화점과 같은 대중이용시설일 경우 출입구 근처에 있는 사람부터 질서정연하게 빠져나간다. 탈출이 어려운 경우 엘리베이터 홀, 계단실 등 강한 벽체가 있는 곳으로 임시 대피한다. 건물 밖으로 나오면 추가 폭발 위험이 없는 안전한 지역으로 대피해야 한다.
잔해 속에 갇혔을 땐 침착하게 행동한다. 공기 공급이 잘 되는 창문이나 벽쪽, 튼튼한 테이블 밑에서 자세를 낮추고 구조를 기다린다. 구조대의 호출이 들리면 고함을 지르거나 손전등을 비추고 파이프 등을 규칙적으로 두드린다. 전화가 있다면 119에 신고한다.
휴대전화는 불통구역이라도 전원을 켜 두되 규칙적으로 일정 시간만 켜서 배터리를 절약한다. 휴대전화의 전파로 매몰자를 탐색할 수 있다. 안전지대에 있다면 그곳에 머무르고 부서진 계단이나 엘리베이터는 이용하지 않는다. 입과 코를 옷으로 가려 먼지 흡입을 최소화하고 폭발 위험이 있는 성냥, 라이터 대신 손전등을 사용한다. 평소 완강기, 밧줄, 손전등 등 탈출에 필요한 물품이 있는 곳을 알아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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