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동 동서의료원 이사장
박상동 동서의료원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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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6.08.25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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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직함뒤엔 잔잔한 박애의술‘감동’

“돈 벌기위해 병원운영하는 시대 지났다”
침·뜸 기본진료 무료시술 노인 60만명 넘어

 

의료법인 제민의료재단 이사장 겸 동서의료원 원장, 대한한방병원협회 명예회장, 경희대 한의과대학·카톨릭대 및 포천중문의과대학 외래교수, 중국 요녕중의학원 객원교수, 경희대 총동문회장, 경희대 총동문장학회 이사장, 서부지검 범죄예방협의회 상임고문, 서부신문사 회장,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서대문구협의회장 그리고 서울시의회 의원 겸 재무경제위원장·한국라이온스 장학회 설립 초대이사장·국제라이온스협회 309 A지구 총재·한국지체장애인협회 서대문지회 후원회장 역임….

 


제민의료재단 박상동(67) 이사장의 화려한 직함들이다. ‘질풍노도’의 인생역정, 그러나 박상동 이사장이 품고 있는 잔잔한 박애정신은 뭇 사람들을 감동시키는 또 다른 이력이 새겨져 있다.

 

박 이사장이 한방병원을 시작한 때는 경희대 한의학과 졸업 직후인 1971년 11월. 당시 서울 광화문에서 ‘박상동한의원’이라는 간판을 처음 내걸었다. 이후 1984년 3월 서대문구 연희동으로 자리를 옮겨 지금의 동서한방병원으로 개원, 올해로 22주년을 맞는다.

 

박 이사장은 박상동한의원이 문 연 1971년부터 지금까지 70세 이상 노인들에게는 침과 뜸 등 기본적인 진료를 무료로 시술하고 있다. 현재까지 무료시술을 받은 노인만 60만명이 넘는다. 이밖에 1종 및 2종 의료보호대상자도 진료비를 받지 않는다.

 

박 이사장은 “이미 고령화 사회에 접어들었기 때문에 노인들에게 많은 혜택을 줄 수 있는 병원을 운영하는 것이 최대 현안과제”라면서 “노인을 위해 어떤 환경을 만들고 어떤 경영을 펼칠 것인지 진지하게 고민할 때”라고 밝혔다.

 

그는 “오는 4월 임기가 끝나는 경희대 총동창회장을 마지막으로 모든 감투를 벗고 병원 운영에만 최선을 다해 중풍전문병원으로서 노인들에게 더 많은 혜택을 줄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이사장은 또 “이제는 돈을 벌기 위해 병원을 운영하는 시대는 막을 내렸다”고 단언한 뒤 “지역사회와 환자들에게 어떻게 봉사할 수 있는지, 어떻게 하면 환자들이 큰돈 들이지 않고 치료 받을 수 있는지 고민하고 연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박 이사장은 매달 의료진을 이끌고 동방아동복지회가 운영하는 노인복지관, 목동 제7복지관, 홍은동사회복지관을 방문해 노인들을 상대로 무료진료와 함께 약까지 지어주는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지난해에만 1만명의 노인들이 무료진료를 받았다.

 

동서한방병원이 다른 병원의 귀감이 되는 부분은 또 있다. 형편이 어려운 환자들에게 무료로 진료해 주고 있는 것.

 

박상동 이사장은 “치료비 부담 없이 편안하게 진료 받는 병원 운영이 동서한방병원의 경영목표”라며 “돈이 없다는 이유로 치료를 거부하는 사례는 말도 안 된다”고 힘주어 말했다.
입원비를 낼 수 없는 환자를 흔쾌히 받아들여 1주일 정도 무료입원·사례는 동서한방병원에서는 흔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목할 점은 또 있다. 이 병원 6층에는 중풍 또는 치매에 걸린 부모님을 맡길 수 있는 ‘위탁병실’을 비롯해 긴 시간 진료 대기할 때 잠시 입원할 수 있는 ‘낮 병실’ 그리고 지방에서 올라온 환자들이 하루 동안만 입원할 수 있는 ‘1일 병실’을 따로 마련하고 있다. 이밖에 2층에는 보호자 없이 간병인들이 지극정성으로 중풍·치매노인들을 돌보도록 하고 있다.

 

놀랄 일은 병동에서 노인들을 보살피는 간병인들이 모두 무료라는 점.

 

박상동 이사장은 “동서한방병원은 중풍전문병원인 만큼 보호자 없는 병원을 지향하고 있다”며 “모든 병원이 돈 걱정 없이 편안하게 치료 받을 수 있는 병원으로 거듭나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상동 이사장은 “보통 한달 평균 간병료가 150만~180만원에 이르고 진료비까지 더하면 400만원 정도에 이른다”며 “월급쟁이 자식들이 이런 부담을 떠안고 병든 부모를 부양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므로 간병료만이라도 덜어주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자녀들이 중풍·치매에 걸린 부모님을 마음 편히 병원에 맡기고 열심히 일할 수 있다면 가정불화를 막는 한편 오랫동안 부양할 수 있다는 것이 박 이사장의 믿음이다.

 

비싼 간병료를 병원이 부담하면 경영상 어려움이 있지 않겠냐는 질문에 대해 박 이사장은 “돈 벌기 위해 병원 운영하는 시대는 끝났다고 얘기하지 않았느냐”며 “이제는 봉사하는 병원으로 거듭나야 할 때”라고 재차 강조했다.

 

박 이사장은 그러나 “간병료를 대신 내주며 어른들을 모셔도 보호자에 따라서는 조금만 이상한 증상이 나타나면 불만을 터뜨리는 경우가 종종 있다”며 속상했던 심정을 털어놓기도 했다.

 

동서한방병원은 2008년부터 시행될 노인수발보험법을 이미 시행하고 있는 셈이다. 노인수발보험법에 대해 박상동 이사장은 어떤 견해를 갖고 있을까.

 

그는 “수발비용의 20%를 자부담하는 것에 대해 반대하는 단체가 많은 것이 현실”이라며 “원칙은 찬성하지만 국민부담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신중하게 고려하는 한편 정부의 예비비 등을 동원해 예산을 확보하는 것이 성공의 열쇠”라고 강조했다.

 

박 이사장은 또 “현장경험을 돌이켜보면 노인들에게 부담을 주지 않는 무료병원과 독거노인을 편히 모실 수 있는 시설이 가장 필요하다”며 “현재는 수발시설이 턱없이 부족해 결과적으로 보험료가 오르는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충고했다.

 

국내 최고 의술과 편안한 서비스를 자랑하는 동서한방병원. 오늘의 동서한방병원이 있기까지는 박 이사장의 쉼 없는 노력이 뒷받침됐다.

 

그는 “어려서부터 중풍으로 고생하는 노인들을 많이 보면서 자랐고, 대학시절부터 중풍 잘 고치는 한의원이라면 전국 어디라도 찾아가 며칠씩 머물면서 처방법을 구해오곤 했다”며 “임상경험 38년 동안 오직 중풍만을 고민하는 외길 인생을 걸었다”고 지난날을 회고했다.

 

한의학을 사랑해 한방으로 중풍을 정복하고 싶었던 박상동 이사장. 그러나 불치병이나 다름없는 중풍으로부터 환자들의 고통을 보다 효율적으로 덜어주는 방법을 고민하다 양방을 접목하기로 결심했다.

 

이에 따라 1984년 연희동으로 자리를 옮겨 동서한방병원을 문 열면서 한방과 양방을 겸한 종합병원으로 거듭났다.

 

박 이사장은 “당시 종합병원인 경희대 의료원을 제외하곤 전국 160여개 개인한방병원 가운데 최초의 시도”였다며 “한방과 양방의 협진을 통해 지금까지 뛰어난 치료효과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11월에는 파주 금촌리에 중풍치매 전문병원 파주동서한방병원을 열었다.

 

박 이사장은 “마지막 사업으로 노인전문 의료기관 설립을 계획하고 있다”며 “파주동서한방병원을 바탕으로 600병상 규모의 중풍·치매전문병원이 설립될 것”이라고 말했다.

 

동서한방병원은 중풍전문병원답게 의술에서도 다른 병원들을 압도한다.

 

박상동 이사장은 지난 2004년 종아리에 자리한 ‘양릉천혈’에 침을 놓아 뇌의 운동피질이 활성화되는 현상을 MRI를 통해 입증, 미국의 저명한 학술지에 발표하기도 했다. 왼쪽 종아리의 양릉천혈에 침을 놓으면 오른쪽 뇌가 좋아져 중풍치료에 탁월한 효과를 보인다는 것이 박 이사장 연구의 요지다.

 

이밖에 복지부 산하 재단법인 동서재단에 ‘동서뇌의학연구원’을 두어 중풍에 대한 집중적인 연구를 벌이고 있다.

 

동서뇌의학연구원은 지금까지 쓰인 중풍 치료약을 재검증하고 새로운 약을 개발하는 한편 모든 임상치료 행위를 과학적으로 입증하게 된다.

 

박 이사장은 동서뇌의학연구원을 통해 ‘어느 병에 어느 침을 놓는다’는 식의 구태의연한 치료법이 아니라 대조군과 비교하는 과학적 연구를 통해 체계적인 처지법을 개발한다는 방침이다.

 

박상동 이사장은 노인들의 중풍 예방법에 대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그는 “화를 끓이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므로 긍정적인 사고방식으로 생활해야 한다”며 “쌀밥, 밀가루 음식 등 너무 지나치게 많은 탄수화물 섭취도 곤란해 잡곡계통의 음식을 많이 먹어야 한다”고 말했다.

 

장한형 기자  janga@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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