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스피스 병동은 죽으러 가는 곳 아니라 하루하루를 의미 있게 사는 곳입니다”
“호스피스 병동은 죽으러 가는 곳 아니라 하루하루를 의미 있게 사는 곳입니다”
  • 배지영 기자
  • 승인 2015.04.10 10:42
  • 호수 46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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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신 서울동부병원 가정의학과 과장

-호스피스 대상자는 누군가.
“적극적인 치료에도 불구하고 암이 완치될 가능성이 없고 점차 증상이 악화돼 예상 기대 여명이 6개월 미만으로 예견된 말기 암환자이다. 항암치료, 방사선 치료 등을 계속 했는데도 암이 줄어들지 않고 악화되거나 암 치료의 부작용이 심해서 치료를 지속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암 치료를 지속하는 것이 오히려 환자에게 해가 될 수 있기 때문에 호스피스병동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호스피스병동에서는 아무것도 해주지 않는다는데.
“그렇지 않다. 항암치료는 하지 않더라도 환자를 힘들게 하는 구토, 통증, 호흡곤란, 복수, 흉수 등의 증상을 적극적으로 치료하고 있다. 많은 환자들이 암이나 암 치료로 인한 통증을 호소하기 때문에 통증치료는 호스피스병동에서 필수다.”

-호스피스병동에서 이뤄지는 프로그램은.
“보통 일반병동은 의사들이 환자 아픈 것들에 대해 처치를 하거나 수행하는 중심인데 호스피스병동은 의사의 역할이 크지 않다. 증상들을 잘 이해해 처치하는 것은 중요하지만 신체적인 증상들이 꼭 아파서 생기는 것이 아니라 심리적으로 불안하거나 경제적으로 힘들어서 생기는 것도 있기 때문에 이 부분을 잘 보듬어 주고 있다. 호스피스병동은 각 진료과 간의 협력을 통해 여러 분야에 있는 전문가들이 힘을 합쳐 신체 증상을 조절하는데 힘쓰고 심리적으로 힘든 부분들은 미술이나 음악, 원예, 아로마 치료 등을 통해 요법치료를 행하고 있다. 무엇보다 하루하루를 의미 있게 보내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통증조절 외에도 가족과 함께 하고 싶은 일, 꼭 해야 하는 일을 하면서 시간을 보낸다.”

-환자와 보호자들은 만족하는가.
“환자들은 대부분 호스피스 하면 ‘죽으러 가는 곳’ ‘치료를 하지 않고 버려두는 곳’이라는 인식을 많이 갖고 있다. 하지만 통증관리, 임종에 대한 준비, 전문봉사자들의 헌신 등으로 인해 환자와 보호자들의 만족도는 점점 더 지지를 받으며 높아지고 있다.”

-오는 7월부터 호스피스에 건강보험이 적용된다. 이 후 환자들이 얻을 수 있는 혜택은?
“이번 조치로 말기 암환자가 병원급 호스피스병동에서 5인실을 이용할 경우, 환자는 하루 평균 총 진료비 22만1000원 중 1만5000원(간병서비스 이용의 경우 30만1000원 중 1만9000원)만 내면돼 경제적인 부담이 줄어들 전망이다. 이 밖에도 보호자들이 오해할 수 있는 환자들의 통증과 임종에 대한 상담이 이뤄지는 사별가족 관리 프로그램도 받게 된다.”

-‘웰다잉’의 진정한 의미는?
“어느 날 갑자기 사망한다는 것에 대해 환자들이 불안감을 느끼는 것도 사실이다. 가족들 역시 사별 후 겪게 될 슬픔도 엄청나다. 하지만 이 시간을 단순한 삶의 연장이 아닌 가족들과 함께 소중한 추억을 더 많이 쌓을 수 있는 시간으로 활용해 마지막을 보낸다면 이것이야 말로 진정한 의미의 웰다잉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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