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다리를 위해 아낌없이 투자하라
건강한 다리를 위해 아낌없이 투자하라
  • 한혜경
  • 승인 2015.06.19 11:43
  • 호수 47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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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만난 A선배는 “나이 들면 가장 중요한 게 다리”라면서 자신의 어머니 예까지 들어가며 ‘다리 제일론(?)’을 주장했다. 어머니가 다리를 다치시더니 외출을 못하게 되면서 엄청 우울해 하고, 급기야 최근에는 치매 증세까지 보인다는 것이었다.
나이가 들수록 다리가 중요한 건 사실이다. 다리와 허리는 노년의 건강은 물론 수명에도 엄청난 영향을 미친다. 생각해보라. 젊을 때는 다리나 허리를 다친다 해도 금방 낫기 때문에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노인이 허리와 다리를 다치면 외출을 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다른 신체 기능까지 점점 약화되면서 결국 수명마저 단축되기에 이르는 것이다.
특히 여성들의 다리와 허리 건강은 여성 노인의 삶의 질 문제와도 직결된다. 노인의 삶의 질에 관한 대부분의 연구들에서 ‘여성노인의 삶의 질이 남성노인에 비해 훨씬 낮은 것으로 나타난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처음에는 “뭔가 잘못 된 것 아닐까?”라고 생각했다.
평소에 가족 내에서나 친구들 관계에서나 ‘여성들이 남성보다 더 잘 적응하고 더 행복해 보인다’고 생각해왔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여성이 남성들에 비해 더 오래 사는 것 아닐까 하고 말이다.
하지만 여러 연구 결과들에 의하면, 여성노인들의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가장 중요한 원인은 바로 건강문제에 있었다. 특히 신경통과 관절염, 골다공증처럼 비록 생명을 직접 위협하지는 않지만 삶을 재미없게 하는 질병들이 문제인 것이다. 그래서 우리나라 여성들은 남성에 비해 평균적으로 6~7년이나 오래 살지만, 아픈 다리나 허리를 가지고 오래 사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여자들은 더욱더 다리와 허리에 신경을 써야 한다. 나이가 들수록 점점 더 바깥세상에 관심이 많아지고, ‘관계’를 소중히 하는 여자들이 아닌가. 다리가 아파서 마음대로 나가지도 못하고 만나고 싶은 사람도 만날 수 없다면… 그야말로 ‘살맛’이 줄어들 것 같다.
따라서 여자들은 다리와 허리에 관한 투자를 아끼지 말아야 한다. 매일 걷고 등산도 하고, 가능하면 대중교통을 이용하자. 나이 들수록 명품 핸드백보다는 ‘건강한 다리’에 더 사치를 부려야 한다.
지방자치단체에서도 어르신들을 위한 ‘걷기프로그램’에 좀 더 신경을 써주길 바란다. 몇 년 전에 프랑스 파리의 한 구청을 방문했을 때 ‘어르신을 위한 걷기프로그램’이 있는 걸 발견하곤 ‘아 그래, 바로 저거야!’ 하고 감탄했었다. 구청에 비치된 안내서에는 이렇게 쓰여 있었다.
“시니어 여러분! 걷고 싶은 사람은 모두 하루에 두 번, 오전 10시와 오후 2시에 OO공원 정문으로 나오세요. 우리 함께 즐겁게 걸어보아요.”
아름다운 공원이나 고궁에서 노인들이 삼삼오오 줄을 지어 한가로이 걷는 모습을 상상해 보라. 멋지지 않은가? 혼자 걷는 것도 물론 좋지만, 모르는 사람이라도 서로 친구가 되어 같은 걷는 것도 좋은 일이다. 쓸쓸하지도 않고, 또 새로운 친구도 사귈 수 있으니 말이다.
지방자치단체의 입장에서도 적은 비용으로 노인들의 건강도 돌보고 우울증도 줄이고, 노인들 표도 얻고 얼마나 좋은 일인가.
요즘 메르스 때문에 외출도 자제하고 계시는가? 하지만 이런 때라도 다리와 허리 운동은 게을리 하지 않아야 한다. 건강한 다리와 허리가 행복한 노년의 필수조건이라는 점을 기억하시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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