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변 자주 마려운 과민성방광, 방치는 안돼요”
“소변 자주 마려운 과민성방광, 방치는 안돼요”
  • 배지영 기자
  • 승인 2015.07.03 14:13
  • 호수 47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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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민성 방광 증상과 예방법

나이 들면 방광 근육 약해져 발병… 빈뇨‧야간뇨 등 증상 나타나
비뇨기과‧부인과서 진료 받아야… 소변 참는 방광훈련도 필요

이 모 어르신(71)은 3년 전부터 소변을 보는 횟수가 하루 10회 이상으로 늘었다. 특히 밤에 자다가도 한두 번은 꼭 화장실에 갔다. 석 달 전부터는 소변이 마려움을 느끼고 화장실에 가는 도중 소변이 나와 옷을 적시는 일이 잦아졌다. 밤에는 증상이 심해 방에는 요강을 놔뒀다. 오줌을 지리다보니 냄새 때문에 사람들 옆에 다가서기 어려워 친구들 모임에 나간지도 한참 됐다.
방광은 소변을 저장하고 배출하는 주머니다. 건강한 성인은 방광에 최대 400~500㏄의 소변을 저장한다. 보통 150㏄의 소변이 차면 요의(소변이 마려운 느낌)를 느끼게 되고, 200~300㏄가 되면 반드시 화장실을 가야 하는데, 과민성 방광인 사람은 그 절반(50~100㏄)만 돼도 참지 못한다.
과민성 방광은 용어 그대로 방광이 너무 예민해 방광근육이 과도하게 활동적인 상태를 말한다. 방광근육이 정상 보다 자주, 혹은 필요치 않을 때 수축하기 때문에 방광이 다 차지 않았는데도 갑작스러운 요의를 느끼며 배뇨를 늦출 수 없게 되는 것이다.
과민성 방광은 신경계 질환(파킨슨병·뇌졸중 등)에 의해 배뇨를 담당하는 신경에 이상이 생긴 경우를 제외하고는 ‘노화’가 가장 큰 원인이다. 또한 요로 감염, 호르몬 결핍, 약물 부작용, 과도한 수분 섭취 및 배뇨량, 변비, 비만, 당뇨 등과 관계가 있다.
김준철 대한배뇨장애요실금학회 회장은 “나이가 들면 소변 배출신호를 전달하는 배뇨신경과 방광 근육의 기능이 약해진다”며 “65세 이상이 되면 과민성 방광을 앓고 있는 사람의 비율이 20% 이상으로 높아진다”고 말했다.

▲ 과민성 방광은 정상 방광과 달리 소변이 채 차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압박감을 느낀다.

◇과민성 방광 증상
과민성 방광의 증상으로는 하루 8회 이상 소변을 보는 증상(빈뇨), 강하고 갑작스런 요의를 느끼면서 소변을 참을 수 없는 증상(요절박), 소변이 마려우면 참지 못하고 싸는 증상(절박성 요실금), 야간 수면 시간에 배뇨를 자주 하는 것(야간뇨) 등이 있다.
과민성 방광은 그 자체가 생명을 위협하지는 않지만 환자의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려 사회생활을 어렵게 한다. 소변을 참을 수 없어 소변 횟수가 잦아지면서 수면 부족과 업무 능력 저하가 초래될 수 있고, 정신적으로는 우울증과 수치심을 유발해 대인관계 기피 등 다양한 형태로 일상생활에 많은 지장을 줄 수 있다.
과민성 방광이 의심되는 환자는 비뇨기과 또는 부인과에서 1차로 병력을 청취하고 신체검사, 요검사를 하게 된다. 추가로 하루 중 배뇨 시간, 배뇨량, 배뇨 횟수, 수분 섭취량을 알 수 있는 배뇨일지 작성과 전립선 영상검사, 상부요로 영상검사, 방광내시경 검사 등이 필요하다.
과민성 방광은 약물치료와 행동치료 등의 관리를 통해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 많은 환자가 수치심 때문에 병원을 찾기 전에 민간요법, 식이요법 등으로 병을 다스리려 하는데 이는 잘못된 태도다. 검증되지 않은 치료를 하면 과민성 방광이 오히려 악화될 수 있으므로 증상이 나타나면 비뇨기과나 부인과 전문의와 상담해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과민성 방광 치료

우선 행동치료로 카페인과 알코올을 제한하는 것이 필요하다. 카페인과 알코올은 방광을 자극해서 소변량이 많지 않은데도 배출 신호를 보낸다. 탄산음료나 매운 음식 섭취를 줄이는 것도 도움이 된다.
물을 많이 마셔 소변을 자주 보러 가면 이후에는 물을 조금만 마셔도 소변을 보는 배뇨 습관이 생긴다. 반대로 물을 너무 적게 마시면 소변이 방광 내에서 심하게 농축돼 방광을 자극할 수 있다. 물 섭취량은 하루 1000㎖ 이상 2400㎖ 이하가 적절하다.
소변을 참는 방광훈련도 필요하다. 소변이 마려우면 30분 정도 의도적으로 참았다가 화장실에 가고 2주 간격으로 참는 시간을 늘려 나간다. 소변을 참으면 병이 된다는 속설은 과민성 방광에 해당되지 않는다. 소변을 참기가 힘든 경우에는 항문 괄약근을 강하게 조이면 방광의 수축이 억제되기 때문에 소변참기가 수월해진다. 소변 횟수를 하루 7회 이내로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하면 필요 없이 자주 소변을 보는 배뇨습관을 고칠 수 있다.
약물과 보톡스로도 치료할 수 있다. 약은 주로 방광을 수축시키는 신경전달물질(아세틸콜린)의 작용을 막는 ‘항무스카린제’를 쓴다. 이 약은 3~6개월 정도 꾸준히 복용해야 하는데, 20~50%의 환자는 큰 효과를 보지 못한다.
이럴 경우 보톡스 치료를 고려해 볼 수 있다. 최근에는 보톡스 주사를 통해 과민성 방광을 효과적으로 치료하는 시술이 보건당국의 허가를 받아 시행되고 있다. 보톡스 치료는 방광 근육을 마비시켜 요의에 민감하게 반응하지 못하게 하는 것으로, 요도(소변이 나오는 통로)로 주사기를 넣어, 방광 내벽 20~30군데에 보톡스를 주입하는 치료법이다. 치료 효과는 평균 6개월 간 지속된다.
김준철 회장은 “나이가 들면 소변이 자주 마려운 것을 자연적 노화로만 여기기 쉬운데 그렇지 않다”며 “특히 신경질환이 있는 경우 과민성방광 증상은 밖으로 나타나는 현상일 뿐이고 내부에서 일어나는 일은 매우 심각하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방치하면 신장기능이 악화돼 신부전에 이를 수 있으므로 철저한 검사와 지속적인 치료가 반드시 필요하다”며 “과민성방광 환자는 정상인에 비해 우울증의 빈도가 3배 정도 높다고 한다. 보다 적극적으로 치료하여 더 이상 화장실의 위치를 확인하는 번거로움에서 해방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과민성 방광 자가진단법

1. 하루에 소변을 8회 이상 본다.
2. 소변이 일단 마려우면 참지 못한다.
3. 화장실이 없을 것 같은 장소에는 잘 가지 않는다.
4. 옷을 내리기 전에 소변이 나온 경우가 있다.
5. 화장실을 너무 자주 다녀 일하는 데 방해가 된다.
6. 수면 중에 2회 이상 화장실에 간다.
⇒이 중 한 개라도 해당되면 과민성 방광을 의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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