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광주 하계유니버시아드 종합 1위… ‘저비용 고효율’ 실속 운영 돋보여
한국, 광주 하계유니버시아드 종합 1위… ‘저비용 고효율’ 실속 운영 돋보여
  • 배지영 기자
  • 승인 2015.07.17 11:11
  • 호수 47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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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가 지난 7월 14일 폐막했다. 지난 3일부터 14일까지 열린 유니버시아드대회는 세계 젊은 대학생들이 펼친 지구촌 스포츠축제로 140여 개국에서 1만3000여명의 선수단이 참가해 이념과 갈등을 초월한 화합의 레이스를 열었다. 비록 인종, 언어, 가치, 규범, 종교, 인생관이 달라도 스포츠에선 모두 하나가 됐다.
이번 광주 유니버시아드대회에서 한국선수단은 사상 첫 종합우승이라는 기록을 달성했으며 총 13개의 신기록을 작성하기도 했다. 대회 전체로는 총 31개의 대회신기록이 나왔다.
양궁 기보배는 리커브 여자 개인전에서 686점을 기록해 세계신기록을 작성했으며, 최미선‧강채영과 함께 단체전에서 2038점을 쏜 것도 세계신기록이 됐다. 특히 리커브와 컴파운드, 남‧녀 개인, 단체를 통틀어 양궁에서만 7개의 대회신기록을 새로 썼다.
사격에서는 남자 50m 권총 박대훈(193.2점)을 비롯해 3개의 대회신기록을 달성했으며, 육상 남자 100m의 김국영은 10초16으로 한국신기록을 경신했다.
한국선수단은 이번 유니버시아드대회 사상 최다인 47개의 금메달을 획득했다. 이는 전체 272개 금메달 가운데 17.3%에 달하는 수치다. 가장 많은 금메달을 기록했던 종전 대회는 2011 중국 선전대회로, 총 28개의 금메달을 따냈다.
종목별 격차가 심했다는 점은 아쉽다. 전체 21개 종목 가운데 10개 종목에서만 금메달을 얻었는데 태권도, 양궁, 유도, 배드민턴, 사격 등 5개 종목에서만 따낸 메달이 36개로 한국선수단 전체 금메달의 76.6%를 차지했다.
하지만 이번 유니버시아드대회는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여파에도 불구하고 ‘저비용 고효율’로 성공적인 대회를 개최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 냈다는 점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광주 유니버시아드대회 조직위원회는 이번 대회에 6172억원을 지출했다. 이는 2012년 대회 사업비로 추정된 8171억원보다 1999억원을 줄인 것이다. 절감된 예산 가운데 70%는 시비로 1416억원이나 아꼈다. 가장 먼저 경기장과 훈련장 69곳 중 3곳만 신축했다. 나머지 66곳은 증축(1곳)하거나 개·보수해 사용했다.
이에 따라 부족한 선수 대기실, 샤워장, 화장실 등은 몽골텐트를 사용했다. 개당 70만원에 임차해 온 몽골텐트를 경기장과 훈련장 곳곳에 설치했다. 시상대 153개와 메달 받침대 67개는 인천아시안게임 조직위에서 빌려왔다. 또 꽃다발 대신 누리비 인형을 메달리스트에게 줘 시상식에서만 8억원을 아꼈다.
돈이 가장 많이 투입되는 선수촌은 도심의 낡은 아파트를 재건축해 사용했다. 물론 이 아파트는 현재 100% 분양이 끝난 상태다. 입장권도 기대했던 대로 팔려나갔다. 판매된 입장권은 모두 53억 원어치로, 목표치(59억8600만원)의 88%에 달했다. 총 관람객은 50만 명에 이른다.
대회 전 우려했던 메르스 사태도 이번 유니버시아드대회의 성공을 막을 순 없었다. 조직위는 메르스 방지를 위해 인천·무안공항을 통해 입국하는 선수와 임원 등 1만3000명에 대해 1차 검역을 실시했으며, KTX를 통해 광주송정역에 도착한 선수단을 대상으로 2차 검역을 했다. 이 과정에서 일반인이 선수단 쪽으로 접근하는 것을 원천 차단했고, 선수촌 입촌 시에는 3차 검역을 실시했다.
선수촌과 경기장, 메인미디어센터 등에 발열감지기 117대를 설치했고 이를 관리하는 인력만 매일 1만1549명에 달했다. 조현기 의무부장은 “대회 초기에 일부 외국 선수들이 발열감지기에 대해 사생활 침해라며 반발하기도 했다”면서 “철저한 검역으로 메르스 사태를 극복한 첫 국제행사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특히 각종 악재 속에서도 성공적인 대회 진행을 위해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활동한 9300여 명의 자원봉사자들과 시민·서포터즈들의 경기 응원, 그리고 지난 4월 지진 참사로 삶의 터전을 잃은 네팔 선수단에 대한 잇따른 후원, 전남·북 지자체들의 적극적인 지원 등 시민과 각급 기관 단체들의 참여와 온정이 이번 대회를 더 빛나게 했다.
이번 광주 사례는 방만 지출을 일삼는 다른 지자체와 국제행사에서 롤 모델로 삼기에 충분하다. 오는 2018년 초대형 적자가 우려되는 평창동계올림픽이 특히 그렇다. 평창의 동계올림픽 예산만 13조원이라고 한다. 평창은 이제라도 광주의 성공을 보고 배워서 혈세를 절약할 모든 노력을 쏟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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