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 숙이거나 젖힐 때 어지럼증, 귀 질환 가능성
고개 숙이거나 젖힐 때 어지럼증, 귀 질환 가능성
  • 배지영 기자
  • 승인 2015.08.07 13:44
  • 호수 48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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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지럼증 종류와 예방법
▲ 어지럼증 환자가 안구의 회전성 운동을 검사할 수 있는 안진검사를 시행하고 있다. 사진=제주대병원

평형기관에 이상이 생긴 말초성 어지럼증, 치료 어렵지 않아
뇌에 문제가 있는 중추성 어지럼증은 신경마비도 함께 나타나

유 모(62)씨는 최근 일상생활이 힘들 정도로 극심한 어지럼증 때문에 대학병원의 신경외과를 찾았지만 ‘이상이 없다’는 대답만 들어야 했다. 그러던 중 유씨는 어지럼증이 이비인후과와 관련이 깊다는 이야기를 듣게 됐고, 우연히 찾은 이비인후과에서 ‘이석증’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어지럼증은 자신이나 주위 사물이 정지해 있음에도 불구하고 움직이는 듯한 느낌을 받는 모든 증상을 통칭하는 용어로, 20~30%의 사람이 한 번쯤 경험하는 흔한 증상이다. 어지럼증이 나타나면 눈앞이 캄캄해지면서 기절할 것 같기도 하고, 주변이나 자신이 빙빙 돌기도 하며, 걸음걸이가 비틀거리는 현상이 나타난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어지러움을 느낀다고 하면 체력이 많이 떨어져 있거나 피로해서 나타나는 일시적인 현상으로 지나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어지럼증 원인의 대부분은 우리 몸의 전정 기능을 담당하는 귀에 이상이 생겨서 나타난다.
어지럼증의 종류는 크게 말초성과 중추성으로 구분할 수 있다. 평형기능을 담당하는 내이(內耳)에서 발생하는 어지럼을 말초성 어지럼증이라고 하는데 이석증과 전정신경염, 메니에르병 등 종류도 다양하다. 그 중에서도 귓속에 돌(반고리관에 있는 결석)이 떨어져 생기는 이석증이 가장 많은 원인을 차지한다.
말초성 어지럼증은 주로 눕거나, 누웠다 일어날 때, 돌아누울 때, 고개를 숙이거나 젖힐 때 빙빙 도는 어지럼증이 발작적으로 발생하다가 1분 이내로 사라진다. 심한 어지럼증이 수일에서 수개월간 반복적으로 나타나고 이명이 동반되면 메니에르병을 의심해볼 수 있다.
말초성 어지럼증의 원인으로는 내이 출혈 등의 혈관성 질환과 세균감염, 관자뼈 골절, 전정신경염 등이 있으며, 특정 항생제나 진통제, 이뇨제 등이 전정기관에 작용해 유발되기도 한다.
중추성 어지럼증은 뇌에 문제가 있어 생기는 것으로, 평형을 담당하는 중추인 뇌줄기(뇌간)와 소뇌의 문제로 발생한다. 물체가 두개로 보이거나 얼굴이 저린 느낌, 신체 마비 등 신경계 증상이 함께 나타난다.
중추성 어지럼증의 원인으로는 고혈압, 저혈압, 부정맥, 빈혈과 같은 순환장애, 당뇨나 고지혈증과 같은 대사내분비장애, 갱년기 장애 등의 부인과 질환이 있다.
어지럼증이 발생하면 이처럼 종류와 병소가 다양하기 때문에 정확한 원인을 찾는 것이 쉽지 않다. 정확한 원인을 찾기 위해서는 자신의 증상을 가능한 상세하게 파악하고 설명할 수 있어야 하며, 원인이 될 만한 사건이나 인자에 대해 의료진에게 충분한 정보를 제공해야 진단이 수월해진다. 일부 환자의 경우 자신의 증상을 정확히 파악하지 않고 무작정 귀로 인한 어지럼증을 의심, 이비인후과에서 치료를 받다 뇌졸중 진단을 놓치는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
이승철 소리이비인후과 원장은 “귀로 인한 어지럼증의 경우 발병초기와 아침에 일어날 때 어지럼증이 심하며,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완화된다”며 “반면 증상은 비슷하나 심한 두통, 보행 장애, 시각이상, 어눌한 말소리, 감각이상 등 마비증상이 동반되는 경우에는 뇌로 인한 어지럼증을 의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어지럼증 진단은 양발 또는 한쪽 발을 특정 위치나 모양으로 지면을 딛고 서있게 한 후 30초 정도 관찰하는 전정기능검사와 신체의 치우침을 측정하는 편의검사, 안구운동을 확인하는 안진검사 등을 통해 이뤄지며, 중추성 어지럼증이 의심되면 뇌조직 및 뇌혈관의 이상 유무를 살펴보는 MRI(자기공명영상)와 MRA(자기공명혈관조영술) 검사, 경동맥초음파 검사, 혈액검사 및 소변검사를 하기도 한다.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어지럼증은 증상이 나타나는 원인을 찾아 그에 맞는 치료법을 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석증으로 인한 어지럼증의 경우에는 이석정복술(이석을 원위치로 돌리는 시술)을 시행하면 1주일 안에 호전되며, 메니에르병이 원인이라면 스테로이드 주사 요법을 통해 좋은 치료 효과를 볼 수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건강할 때 어지럼증을 예방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중추성 어지럼증의 경우 우리 생명의 중추인 뇌에 이상이 생겼음을 뜻하기 때문에 매우 위험한 만큼 금연과 금주, 꾸준한 운동, 지속적인 검진 등이 필요하다.
이 원장은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환자 등은 짠 음식과 카페인을 줄이고 꾸준히 잘 치료만 받는다면 어지럼증은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배지영 기자 jybae@100ssd.co.kr

귀로 인한 어지럼증 증상
1. 가만히 있어도 눈을 뜨면 주위가 빙글 빙글 돈다.
2. 고개를 움직이면 어지럽다.
3. 어지러우면서 속이 미식거리고 토할 것 같다.
4. 몸의 중심이 잘 안 잡히고 비틀거린다.
5. 움직이면 어지럼증이 더 심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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