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위안화 사흘 연속 평가절하… ‘환율 불안’에 증권시장 등 충격파
중국 위안화 사흘 연속 평가절하… ‘환율 불안’에 증권시장 등 충격파
  • 배지영 기자
  • 승인 2015.08.14 09:31
  • 호수 48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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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환율전쟁의 방아쇠를 당겼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지난 8월 11일 위안화 가치를 1.86% 내린 데 이어 12일 1.62%를 추가 절하했다. 이로써 위안화 가치는 4년 이래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위안화의 이례적인 평가절하로 한국을 비롯해 많은 나라의 환율과 주식가격 등이 출렁거렸다. 시장 기대 수준에 맞춘 위안화 가치 조정이라는 게 중국 당국의 설명이지만, 경기 둔화를 막기 위한 부양 조치라는 평가가 일반적이다. 예상치 못한 중국 당국의 행보에 주요국들의 외환·주식·상품 시장이 출렁이는 등 시장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위안화 가치 하락은 국제 수출입시장에도 영향을 주게 돼 세계 경제의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다.
세계 2위 경제대국이 자국 통화 가치를 기습 인하하면 세계경제의 불안정성이 커질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중국이 이례적으로 사흘 연속 위안화 평가절하를 단행한 것은 수출기업 가격경쟁력을 끌어올려 경기를 부양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중국은 올해 들어 내수와 수출이 모두 부진해 경기 둔화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중국 수출은 2012~2014년 기간 동안 매년 6~7 % 수준의 증가율을 나타냈지만 올해 3월(전년 동월비 15% 감소) 이후 크게 줄고 있다.
경제성장률도 꾸준히 떨어지고 있다. 2010년까지만 해도 두 자릿수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을 보였으나 올해는 중국 정부가 목표로 삼고 있는 7.0% 달성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중국이 6.8% 성장에 그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위안화 가치 절하 파장은 ‘수출 부문’에만 머물지 않는다. 원-달러 환율은 11일 15원 이상 급등한 데 이어 12일에도 11.7원 올랐다. 태국의 바트, 싱가포르 달러, 필리핀 페소 등 아시아 주요국 통화도 연속 약세를 이어갔고, 주식시장도 빠르게 위축되고 있다.
코스피 지수도 12일 11.18p(0.53%) 하락한 1975.47로 거래를 마쳤으며 코스닥지수는 이날 장중 한때 700선을 하회하는 등 변동 폭이 컸다. 위안화 절하가 시장 불안을 키우는 기폭제 구실을 하고 있는 셈이다.
금융시장이 사흘째 혼란에 빠진 것은 당국이나 시장 관계자들이 위안화 절하를 전혀 예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미국의 금리 인상 시기만 예의주시하고 있었던 한국 경제가 중국의 위안화 절하라는 ‘기습’에 당한 것이다.
위안화 가치 하락이 우리 수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지 부정적 영향을 미칠지 전문가들의 전망은 엇갈리고 있다.
우리나라의 대중국 수출품목 가운데 70%는 중간재이고 20%는 자본재, 나머지 10%는 소비재이다. 대중 수출 품목이 중간재가 대부분인 만큼 위안화 가치 하락으로 중국의 수출이 증가하면 우리 수출도 늘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고 있다.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중국 위안화의 평가절하는 수출경쟁력 강화의 목적도 있다”며 “실제 중국의 수출이 늘게 되면 우리나라의 대중 수출 대부분이 중간재이기 때문에 오히려 우리 수출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해석했다. 반면, 중국이 산업구조 재편에 나서면 우리나라 수출이 적지 않게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반대의견도 만만치 않다. 최근 중국이 가공무역 비중을 줄이고 수출보다는 내수에 치중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 그 근거다. 또 중국 상품의 가격 경쟁력이 높아지면 세계시장에서 한국의 수출이 큰 타격을 입을 수도 있다.
침체에 빠진 경기를 살리기 위해 중국당국이 위안화 평가절하라는 극약처방에 나서면서 불확실성이 높아진 것은 분명하다. 이럴수록 기업들은 수출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한 다각적 대응책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
또 지금처럼 환율이나 금리 등 금융부문이 시장의 핵심변수로 등장할 때는 정부 역할이 그만큼 중요해진다.
정부는 환율변동성 확대에 따른 우리 경제에 미칠 영향을 면밀히 검토하고 피해를 최소화할 방안을 수립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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