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바람 솔솔… 전국 등대 명소로 떠나보자
가을바람 솔솔… 전국 등대 명소로 떠나보자
  • 배지영 기자
  • 승인 2015.09.04 11:39
  • 호수 48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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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볼만한 등대 여행지

칠흑같이 어두운 밤을 밝히며 돌아오는 배들의 길을 안내해주는 ‘등대’. 등대는 폭풍우와 파도가 치는 바다에서 어디로 갈지 방향을 잡지 못하는 배들에게 ‘이곳이 길’이라는 것을 알려주는 생명탑과도 같다.

▲ 깎아지른 절벽 위에 세워진 어청도 등대는 푸른 바다와 함께 어우러져 하나의 풍경화를 보는 느낌이다. 사진=한국관광공사

팔미도 등대 1903년 세워진 국내 최초 등대… 가덕도 등대 부산‧거제도와 연결
어청도 등대 100년간 제자리 지키며 운영… 하조도 등대 기암괴석 수려한 풍광

한국의 등대가 불을 밝힌 지도 어느새 100년을 훌쩍 넘겼다. 최근에는 풍차, 목마, 젖병 등 다양한 형태의 등대가 등장하면서 남녀노소 모두로부터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등대 아래에서 들려오는 파도 소리와 확 트인 바다에서 불어오는 해풍은 가슴 켜켜이 쌓인 먼지를 모두 털어줄 것만 같은 기분이 든다.
어느새 무더운 여름이 지나가고 아침‧저녁 선선한 바람이 부는 가을이 돌아왔다. 가을 분위기를 맘껏 즐기고 싶은 여행지를 고민한다면 바닷가에 외로이 서 있는 등대는 어떨까. 바다만 비추기엔 너무 아름다운 우리나라의 아름다운 등대 여행지 몇 곳을 소개한다.

◇인천 팔미도 등대
인천항에서 남쪽으로 15.7㎞ 떨어진 섬 팔미도에는 우리나라 최초로 불을 밝힌 등대가 있다.
1903년 6월 1일 첫 불을 켠 팔미도 등대는 인천항 연안여객터미널에서 배로 약 45분 거리에 있다. 팔미도를 오가는 시간을 포함해 등대 여행에 2시간30분 정도 잡으면 된다.
선착장에 도착한 뒤 등대가 있는 정상까지는 10여분이 걸린다. 섬 정상에 있는 등대 두 개 중 왼편에 보이는 것이 ‘원조’ 팔미도 등대다.
100년 동안 바다를 비추던 원조 등대는 지난 2003년 은퇴했다. 그 옆에 새로 세워진 등대 건물 1층에는 인천상륙작전시 팔미도 등대 탈환 상황을 재현한 디오라마 영상관이 있다. 4층 하늘정원 전망대에 오르면 광활한 서해를 굽어볼 수 있다.
•여행 코스: 인천항 연안여객터미널→팔미도→팔미도 등대→인천종합어시장
•여객선 운행시간: 평일 1회(12:30), 주말·공휴일 3회(10:00,12:30,15:00) 운항
•문의: 현대마린개발(032-885-0001)

◇부산 가덕도 등대
부산 최남단에 자리한 가덕도에는 100여년 전부터 불을 밝혀온 등대가 있다. 1909년 처음 점등한 가덕도 등대는 2002년 새 등대가 세워질 때까지 희망의 빛을 밝혔다.
가덕도 등대는 100년이 넘는 역사가 믿기지 않을 정도로 보존 상태가 좋다. 우아한 외관은 물론 내부 구조 모두 고스란히 남은 데다 한국과 일본, 서구식 건축양식이 혼합돼 건축학적인 가치도 높다.
가덕도는 육지와 다리로 연결돼 교통이 편리하다. 게다가 부산과 거제도 양쪽 지역에서 접근이 가능하다. 부산에서 출발하면 가덕대교와 눌차대교를 지나며, 거제도에서는 거가대교를 건넌 뒤 해저터널을 거쳐 들어온다. 외양포마을에서 남쪽 끝으로 이어진 외길을 따라 10여 분 가면 길 끝 해안 절벽에 가덕도 등대가 있다. 좁고 가파른 길이니 운전에 주의해야 하며 출입 시 방문자마다 신분증을 확인하므로 반드시 미리 챙겨야 한다.
가덕도 등대가 더욱 특별한 것은 등대 입구에 장식된 오얏꽃 문양 때문이다. 이것은 대한제국 황실을 상징한다. 가덕도 등대는 지난 2002년 새 등대에게 역할을 물려줬으며, 이듬해 부산시 유형문화재 제50호로 지정돼 보호받고 있다. 가덕도 등대는 군사지역이므로 5~7일 전에 미리 예약해야 한다.
•여행 코스: 가덕도 등대→외양포마을→송도해수욕장 구름 산책로
•문의: 가덕도 등대(051-971-9710)

◇군산 어청도 등대
1912년부터 빛을 밝힌 어청도 등대는 일제강점 시절 일본이 중국에 진출하기 위해 세웠다. 어청도 등대를 만나는 여정은 쉽지 않다. 군산연안여객터미널에서 어청도선착장까지 배를 타고 2시간 30분, 선착장에서 산길을 걸어 30분을 더 가야 한다.
어청도 등대는 100여년 전에 세워졌다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본래 모습을 잘 간직하고 있다. 높은 절벽 위에 세워진 하얀 등대는 등탑 윗부분에는 전통 한옥의 서까래를 장식해 조형미가 돋보인다.
해가 지고 나면 등대는 바다 위를 운항하는 선박을 위해 12초에 한 번씩 밝은 빛을 바다로 쏘아낸다. 불빛은 약 42km 해상까지 신호를 보낸다. 태풍이 불고 비바람이 몰아쳐도 어청도 등대는 하루도 거르지 않고 100년이 넘게 제자리를 지키고 있다.
•여행 코스: 어청도 선착장→어청도 등대→둘레길→봉수대
•여객선 운행시간: 평일 1회(09:00), 주말·공휴일 2회(07:30,13:30) 운항
•문의: 군산시청 관광진흥과(063-454-3352)

◇진도 하조도 등대
하조도 등대는 1909년 처음 점등해 100년 넘게 뱃길을 밝혀왔다. 진도와 조도 일대 장죽수도는 서남 해안에서 조류가 빠른 곳 중 하나로, 등대는 서해와 남해를 잇는 항로의 분기점인 하조도 끝자락을 지키고 서 있다.
다도해해상국립공원에 위치한 하조도 등대는 수려한 풍광으로 자태를 뽐낸다. 주변은 온통 기암괴석이다. 절벽 위에 세워진 등대의 높이는 해수면 기점으로 48m에 이른다. 앞마당에는 종, 사이렌, 점멸기 등 옛 등대의 시설들이 전시 중이며, 등대 뒤편으로 정자 전망대를 갖춰 주변의 수려한 섬들을 조망할 수 있다.
진도항에서 하조도 창유항까지는 하루 8회 여객선이 운항하며, 소요시간은 약 40분이다. 하조도 창유항에서 등대까지는 차량으로 접근이 가능하다. 관광버스는 배 시간에 맞춰 창유항에서 등대로 향하는 샛길 앞까지 운행하는데, 10~15분 정도 걸린다. 하지만 해변을 따라 늘어선 4km 가량의 길을 걷는 것도 등대풍광을 즐기는 좋은 방법이다.
•여행 코스: 하조도 등대→신전마을→모래개 해변→도리산 전망대
•여객선 운행시간: 하루 5회(08:20, 10:30,12:10,15:20,18:00) 운항
•문의: 진도군청 관광문화과(061-540-3408)
배지영 기자 jybae@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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