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적인 음주, 복통 극심한 췌장염으로 진행
지속적인 음주, 복통 극심한 췌장염으로 진행
  • 배지영 기자
  • 승인 2015.09.04 14:13
  • 호수 48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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췌장염 증상과 예방법
▲ 췌장(이자)은 각종 소화액 등을 십이지장으로 보내는 외분비 기능과 인슐린 등 각종 호르몬을 혈중으로 보내는 내분비 기능을 동시에 수행하는 장기다.

과음과 담석이 주원인… 복통‧구토‧체중감소 등의 증상 나타나
금주와 통증치료만으로 대부분 호전… 심할 경우 췌장 절제해야

주 3일 이상 술을 마시는 김정규 어르신(70)은 요즘 자주 경미한 복부 통증이 있었지만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그러나 최근 과음한 다음날 일하던 중 갑자기 배를 칼로 찌르는 듯한 극심한 통증이 등쪽으로 뻗치면서 구역질과 함께 구토가 일어나 응급실로 실려갔다. 그의 병명은 급성 췌장염이었다.
췌장(이자)은 각종 소화액 등을 십이지장으로 보내는 외분비 기능과 인슐린 등 각종 호르몬을 혈중으로 보내는 내분비 기능을 동시에 수행하는 인체의 중요한 장기다. 췌장염은 이 소화를 돕는 소화효소가 췌장 주변으로 새어나가면서 지방, 단백질과 같은 유기물을 녹여 장기가 손상을 입고 그로 인해 염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췌장염은 크게 급성과 만성으로 나뉜다. 급성 췌장염은 폭음으로 인해 췌장에 일시적으로 문제가 생기는 것이고, 만성 췌장염은 반복적이고 지속적인 췌장 손상으로 췌장의 조직학적 변화를 정상으로 돌이킬 수 없는 상태를 말한다.
급성 췌장염의 가장 흔한 원인 중 하나는 과음이다. 술을 마시는 사람들이 모두 췌장염에 걸리는 것은 아니지만 일정 기간 동안 많은 양의 술을 마신다면 췌장염에 걸릴 위험이 커진다.
또 다른 원인 중 하나는 담석이다. 췌장에서 소장으로 소화 효소를 운반하는 췌관은 소장으로 연결되기 직전에 간에서 나온 총담관과 합쳐지는데, 이 때 작은 담석가루가 담낭에서 총담관으로 흘러 내려와 췌관을 막으면 췌액이 적절하게 흘러 나가지 못하고, 췌장 내로 역류하게 돼 염증이 발생한다.
대부분 급성 췌장염 환자는 뭔가가 찌르는 듯한 통증이 지속적으로 나타나면서 어깨와 가슴, 등 쪽으로 퍼지는 느낌이 든다. 이 복통의 특징은 시작과 동시에 30분 안에 빠르게 최고조로 이르게 되어 참기 어려울 정도로 극심하다. 열과 함께 구역질과 구토 증상을 동반하기도 하며, 심한 경우 복부 주위 피부에 멍이 생기기도 한다.
만성 췌장염의 원인 중 60%는 술이다. 실제로, 만성 췌장염 환자의 60~ 70%가 증상을 보이기 전에 6~12년간 하루 150~160g(소주 1병 90g) 이상의 술을 마신 과거력이 있다는 보고가 있다.
술이 만성 췌장염을 일으키는 이유는 알코올의 독성 대사 물질이 췌장에 손상을 주거나, 급성 췌장염이 반복적으로 재발하면서 췌장 조직의 괴사가 일어난 부위에 섬유화가 진행되기 때문이다.
만성 췌장염의 증상은 간헐적으로 반복되는 복통, 체중 감소, 설사 등이다. 복통은 명치 부위 또는 왼쪽 윗부분의 복부에 주로 나타나며, 등 뒤로의 통증 전이를 느낄 수 있다. 이 밖에도 췌장의 섬유화가 진행되면서 췌장 내부로 지나가는 담도를 막아 황달이 생길 수도 있으며, 췌장의 내분비 기능까지도 손상을 받아 당뇨병이 나타나기도 한다.
급성 췌장염은 별다른 합병증 없이 적절한 통증치료와 금식만으로도 대부분 금방 호전된다. 금식을 하면 음식물 섭취에 맞춰 소화효소를 분비해야 하는 췌장이 쉴 수 있고, 그 덕분에 염증도 가라앉기 때문이다.
물론 금식을 하는 동안에는 탈수 예방을 위해 수액 주사를 맞는 것이 좋다. 통증 완화를 위해서는 진통제 처방이 필요하다. 다만, 담석증에 의한 급성 췌장염일 경우에는 내시경을 이용해 담도와 췌관에 있는 담석을 제거하는 시술을 받아야 한다.
만성췌장염 환자들은 이미 췌장의 소화효소를 분비하는 고유기능이 망가져서 정상회복이 어렵다. 다만, 금주를 하면 복통을 50%정도 줄일 수 있다.
최호순 한양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외과적 치료로는 췌장 절제술이나 배액술 등이 있지만 췌장염 환자들은 대부분 영양 상태가 좋지 못하고 다른 장기에도 병이 있는 경우가 많으므로 최대한 내과적인 치료를 할 수 있을 때까지 하고 수술적 치료는 마지막 방법으로 선택하는 것이 좋다”며 “췌장염 수술 후에는 소화가 잘 될 수 있도록 밥은 진밥으로 짓고 육류를 먹을 때는 지방이 없는 부위를 갈아서 부드럽게 먹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췌장염 예방을 위해서는 과음이나 폭음을 삼가고 소량의 술이라도 자주 마시지 않도록 하는 등 음주습관을 개선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최 교수는 “커피, 홍차, 향신료, 술 등 자극적인 음식을 삼가고 과로와 스트레스도 잘 다스려야 한다”며 “식사량은 소량씩 아주 서서히 증가 시켜야 소화시키는데 좋다”고 조언했다.
배지영 기자 jybae@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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