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선한 날, 덥고 땀 나면 ‘갑상선 기능항진증’
선선한 날, 덥고 땀 나면 ‘갑상선 기능항진증’
  • 배지영 기자
  • 승인 2015.09.11 14:01
  • 호수 48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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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상선 기능항진증 증상과 치료법
▲ 날씨가 선선한데도 유독 더위를 타고 땀이 많이 난다면 갑상선 기능항진증을 의심해 봐야 한다. 사진은 한 의료진이 환자에게 갑상선 초음파를 시행하고 있는 모습.

갑상선에서 호르몬 과도하게 분비… 필요 이상으로 신체 에너지 발생
남들보다 더 먹는데 체중 감소… 최근엔 수술 대신 방사성요오드 치료

박모 씨(67)는 올해 여름 내내 더위에 쉽게 지치고 피곤했지만 단순히 여름이라 그러려니 생각하고 음식을 잘 챙겨먹으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최근 기온이 조금 내려갔음에도 다른 사람들과 달리 더위를 심하게 느끼고 땀이 쉽게 나는 게 이상했다. 박 씨는 병원을 찾았고 갑상선 기능항진증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갑상선은 목 중앙 밑에 위치한 나비 모양의 기관으로 무게는 10∼20g 정도로 작지만 호르몬을 분비하는 내분비 기관 중 가장 크다.
갑상선 호르몬은 열을 발생시켜 체온을 일정하게 유지하는데 필수적인 역할을 하며, 포도당‧ 콜레스테롤과 같은 몸의 활동에 필요한 에너지원의 대사를 증가시키는 역할을 한다.
갑상선 기능항진증은 갑상선에서 호르몬이 과도하게 분비되는 질환을 말한다. 호르몬의 과도한 분비는 갑상선 부위에 중독증을 일으키게 되는데, 심하게 진행될 경우 발작을 일으키기도 하며 사망까지 이를 수 있어 위험하다.
갑상선 기능항진증은 대부분 ‘그레이브스병’이 원인이다. 이 병은 체내 세균과 바이러스를 공격하는 면역체계에 이상이 생겨 갑상선 일부 구조를 세균으로 생각해 이에 대한 항체가 생기면서 발생하는 질환이다.
항체의 공격을 받은 갑상선은 더 많은 호르몬을 생산하고 이 때문에 신체의 대사 속도가 빨라지며 필요 이상의 에너지가 발생한다. 결국 남는 에너지가 열로 발산되면서 몸이 덥고 땀도 많이 나게 되는 것이다.
또 식욕이 좋아져 잘 먹지만 소모하는 열량이 많아 체중은 크게 줄어든다. 음식물이 위장관을 통과하는 시간이 짧아 대변을 자주 보고 설사도 하며, 머리카락이 잘 빠지고 손발이 떨릴 때도 있다. 쉽게 흥분하고 안절부절 못하기도 한다.
조보연 중앙대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갑상선 기능항진증이 생기면 에너지 소모량이 많아져 쉽게 지치기 때문에 항상 피곤함을 호소하게 된다”며 “만약 이 같은 증상이 장기간 계속되거나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라면 정확한 진단을 위해 병원을 찾아 검사받기를 권한다”고 말했다.
갑상선 기능항진증의 치료는 크게 약물치료, 방사성 요오드 요법, 수술 요법 등으로 나뉜다.
약물치료로는 프로필 티오우라실(안티로이드)과 메티마졸 두 가지 약제가 있으며, 초기에 다량 복용하고 증세 호전도를 지켜보면서 복용량을 조절하게 된다. 약물효과는 2개월 후부터 나타나며, 갑상선 기능이 정상화 되고 일정 용량을 유지하는 데까지 대개 1~2년 이상 소요된다. 치료 후 40~50%의 환자는 완치가 되지만 50% 정도는 1~2년 이상 정상이 된 듯 하다가 재발하게 되는 경우가 많으며, 드물지만 5년 이후에 재발하는 경우도 있다.
방사성 요오드 치료법은 방사선을 내는 요오드가 녹아 있는 물을 마시면 요오드가 갑상선만을 선택적으로 파괴하는 치료법이다. 임산부와 수유모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환자에게 적용 가능하며, 치료 후 나타날 수 있는 갑상선 기능저하증은 갑상선호르몬제로 쉽게 교정이 가능하다.
갑상선이 매우 크며 치료가 급하고, 약물이나 방사성 요오드 치료가 어려운 경우에는 갑상선 조직을 제거하는 갑상선 수술을 시행할 수 있다. 하지만 부작용이나 수술 후 흉터 등의 문제가 있다.
갑상선 기능항진증은 치료 이외에도 생활 속 관리가 중요하다. 충분한 휴식과 수면, 운동, 심리적 안정 등 여러 가지가 필요하지만 무엇보다 개선돼야 할 것은 식단이다.
조 교수는 “브로콜리, 양배추, 콩, 피망 등에는 비타민C와 카로티노이드, 폴라보노이드 등 면역력 증진에 도움이 되는 섬유질, 엽산, 철분, 칼륨, 칼슘 등 미네랄이 풍부하기 때문에 이러한 식품을 위주로 섭취하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배지영 기자 jybae@100ssd.co.kr


갑상선 기능항진증 증상
1. 많이 먹는데도 체중이 감소.
2. 땀을 많이 흘리고 더위를 참지 못함.
3. 심한 피로감과 두근거림.
4. 근육이 약해져 계단 오르기 힘듦.
5. 설사가 지속적으로 나타남.
6. 손톱이 잘 부스러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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