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자물쇠 전시… 세계 곳곳 자물쇠도 만나
옛 자물쇠 전시… 세계 곳곳 자물쇠도 만나
  • 조상제 지하철 여행가
  • 승인 2015.09.25 10:54
  • 호수 48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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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여행]<46> 서울 쇳대박물관
▲ ㄷ자형·원통형·물상형·붙박이형 자물쇠들과 열쇠패·빗장 등 350여점의 자물쇠와 열쇠를 만나볼 수 있다.

1990년대만 해도 부의 상징은 ‘열쇠’였다. 집‧자동차‧사무실 등 얼마나 많은 ‘키’(Key)를 가지고 있느냐로 보이지 않는 경쟁을 하던 시대가 있었다. 반면 요즘엔 스마트키, 디지털도어락 등 전자기기의 발달로 오히려 열쇠를 적게 가지고 있는 사람이 잘사는 경우가 많다. 이처럼 열쇠는 당시 사회 분위기를 담고 있는 장치 중의 하나이다.
서울 종로구 동숭동 대학로 뒷골목에는 창문도 없고 지붕도 없는 낡은 ‘쇳덩어리 금고’ 같은 건물이 하나 있다. 이곳은 사라져가는 한국의 옛 자물쇠를 수집·보존·연구하며 전시활동을 통해 자물쇠의 아름다움과 과학적 우수성을 알리기 위해 설립된 쇳대박물관이다. 최가철물점을 운영하는 ‘철물 장인’ 최홍규(58)씨가 수집해온 자물쇠·열쇠들을 모아 2003년 연 곳이다.
‘쇳대’는 열쇠의 사투리로, 다양한 모습 만큼이나 많은 정서와 의미를 가지고 사용한 실용 공예품이다. 문과 자물쇠는 오래 전부터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다. 앞서 말했듯 가진 것이 많을수록 문과 자물쇠를 많이 소유한다.
가진 자가 있다면 가난한 사람도 있다. 부자들이 재산을 지키려 할 때 한쪽에서는 이들의 재산을 훔치기 위한 기술을 키우는 사람도 있었다. 감추는 기술이 발달하면 할수록 도둑질 기술도 정교해지면서 자물쇠의 기술도 덩달아 발달했다. 이런 지키려는 자와 빼앗으려는 자의 역사를 담고 있는 곳이 쇳대박물관이다.
건물은 건축가 승효상이 설계했고, 간판에 쓰인 ‘쇳대’는 법정 스님이 썼다. 4000여점에 이르는 국내외 자물쇠 관련 수집품 중 ㄷ자형·원통형·물상형·붙박이형·함박형 자물쇠들과 열쇠패·빗장 등 350여점을 3층에 상설 전시하고 있다. 철제 자물쇠의 경우 가로·세로 1㎝ 정도 크기에서부터 폭 30여㎝에 이르는 대형 자물쇠까지 다양하다. 큰 것들은 대개 성문 등을 잠글 때 사용했던 것들이다. 철제 또는 은입사 자물쇠는 조선시대 후기 것들이 많다.
제1전시실에서는 각종 자물쇠를 시대별·형태별로 전시하고 있고, 제2전시실에서는 함(函), 궤(櫃), 인장함(印章函), 영정함(影幀函), 빗접 등 조선시대 목가구에 쓰인 각종 자물쇠 15점을 소개한다. 마지막 제3전시실에서는 아프리카·유럽·티베트·중동·인도·중국 등 세계 각국의 자물쇠를 만나볼 수 있다.

◆가는 길:4호선 혜화역 2번 출구 나와 직진하다 한국방송통신대학 앞에서 좌회전하면 100m 전방 붉은 건물에 ‘쇳대’라는 글자가 보인다.
◆입장료:무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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