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발, 작은 상처에도 궤양 발전… 즉시 치료를
당뇨발, 작은 상처에도 궤양 발전… 즉시 치료를
  • 배지영 기자
  • 승인 2015.09.25 11:19
  • 호수 48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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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발 증상과 예방법
▲ 당뇨발 예방을 위해서는 철저한 혈당조절은 물론, 항상 발 상태를 스스로 확인하고 규칙적으로 검진을 받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당뇨로 염증‧괴사 등 발생… 통증 못 느껴 방치되는 경우 많아
맨발 피하고 넉넉한 신발 착용… 매일 주의 깊게 발 관찰해야

당뇨병으로 10년 이상 고생하던 이 모씨(65)는 어느 날 깨진 화분 조각이 신발에 들어 있는 줄 모르고 하루 종일 신고 다니다 발에 염증이 심해지고 냄새가 나 응급실을 찾았다. 결국 이 씨는 이 사건으로 인해 발가락 2개를 절단했고 2년 뒤 합병증이 더 심해져 사망했다.
어지간히 높은 혈당이 아니고서야 혈당이 높다고 당장 나의 몸을 괴롭히지는 않는다. 어떤 의미에서는 병에 걸려도 표가 나지 않는 질환이 바로 당뇨병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뇨병을 조기에 진단하고 혈당을 엄격히 조절하는 궁극적인 목적은 만성 합병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다.
당뇨병 환자들이 합병증을 무서워하는 이유는 환자의 삶의 질이 급격히 떨어질 뿐만 아니라, 합병증의 대다수는 되돌리거나 회복하기 어려운데다가 죽음에 이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당뇨병에 의한 합병증의 대표적인 예로 ‘당뇨발’을 들 수 있다.
당뇨발은 당뇨병 또는 그에 따른 합병증(신경병증과 말초혈관질환)으로 인해 나타나는 족부의 손상, 즉 ‘당뇨병성 족부병변’을 통칭해 이르는 말이다. 좁은 의미로는 족부에 난 창상이나 궤양 등을 지칭할 수 있지만, 넓은 의미로는 궤양이 없더라도 궤양이 생길 위험이 높은 상태부터 궤양이 발 전체에 퍼진 궤저까지 족부의 다양한 병변을 모두 ‘당뇨발’이라고 부른다.
당뇨발의 원인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당뇨병으로 인한 신경계 변화이고, 다른 하나는 당뇨병으로 발 관절이 유연성을 잃거나 발 모양이 변해 걷거나 움직일 때 발에 가해지는 압력이 달라져서다.
당뇨병으로 인한 신경계 변화는 체신경 변화와 자율신경 변화 등이다. 체신경 변화는 운동신경과 감각신경의 변화로 나뉘는데, 약 80%는 두 가지가 동시에 나타나는 혼합형이다.
감각신경 변화는 발바닥과 발등 등 특정 위치에 압력을 가해 감각이 정상인지 아닌지를 평가하는데, 10군데 중 4군데 이상에서 감각을 느끼지 못하면 압력에 대한 감각이 감소해 발에 궤양이 생길 위험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운동신경에 이상이 생기면 걸음걸이에 변화가 나타나는데, 이렇게 되면 관절의 유연성이 떨어지고 아킬레스건도 짧게 줄어들어 족부 궤양의 원인이 된다. 발바닥 굳은살에 의해서도 족부 궤양이 발생하는데, 당뇨병 환자는 정상인에 비해 굳은살이 많다.
당뇨발에 생기는 아주 작은 상처는 감염을 일으켜 발궤양으로 진행될 수 있다. 감염이 계속 진행돼 뼈까지 침범하면 골수염이 되고, 세균이 혈관 내로 침범하면 패혈증이 생겨 생명을 위협한다. 심하면 발을 절단하는 상황에 이르기도 한다. 따라서 작은 상처라도 소홀히 하지 말고 소독과 치료를 병행하며 경과를 주의 깊게 관찰하는 것이 필요하다.
하지만 당뇨병 환자는 신경 문제로 발에 통증을 못 느끼기 때문에 병이 상당히 진행된 상태에서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다. 상처의 깊이와 크기에 따라 다르지만 피부 궤양이 심하지 않은 경우에는 간단한 창상 소독만으로도 치유될 수 있다. 그러나 궤양이 깊어 피하지방층 이하 뼈 또는 인대가 노출된 경우에는 반드시 입원치료가 필요하다.
말초 혈액순환 장애로 인해 괴저가 발생했거나, 보존적 치료가 불가능한 궤양, 약물치료나 수술로 회복이 불가능한 심한 감염, 혈관폐쇄로 인한 참을 수 없는 통증이 있는 경우 등에는 당뇨발을 절단할 수밖에 없다. 이 때 절단 부위는 감염 정도와 말초 혈액순환 상태, 기능적인 측면 등을 고려해 결정된다.
당뇨발은 일단 발병하면 치료가 쉽지 않기 때문에 예방이 가장 중요하다. 항상 혈당과 혈압, 콜레스테롤을 정상 범위로 유지하고 매일 주의 깊게 발을 관찰해 상처나 굳은살, 티눈 등이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또 청결을 유지하되 발이 건조하거나 갈라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평상시에는 맨발은 피하고 통풍이 잘되면서 발에 잘 맞는 신발을 신어야 한다. 적당한 두께에 땀을 잘 흡수하는 양말도 중요하다. 신경과 혈관 손상에 절대적인 영향을 주는 술과 담배는 반드시 끊어야 하며 너무 차갑거나 뜨거운 곳은 피하는 것이 좋다.
김동익 삼성서울병원 혈관외과 교수는 “당뇨발이 생기면 5년 내 사망률이 50%에 육박한다. 대장암, 유방암보다 사망률이 훨씬 높은데도 국민들로부터 관심이 없던 것이 현실”이라며 “당뇨발이 발병되면 사망하지 않더라도 대부분 발을 쓰지 못하는 큰 후유증을 겪기 때문에 최소한 당뇨가 있는 환자나 보호자만이라도 당뇨발의 위험성을 인지하고 이를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배지영 기자 jybae@100ssd.co.kr


당뇨발 환자 발 관리요령
1. 발톱을 일자로 깎기
2. 신발 신기 전 이물질 확인하기
3. 굳은살이나 티눈 혼자 제거 안하기
4. 다리꼬기, 오래 서 있기, 책상다리 피하기
5. 발을 씻은 후 잘 건조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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