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광장 충무공 동상은 누가 만들었을까?
광화문 광장 충무공 동상은 누가 만들었을까?
  • 배성호 기자
  • 승인 2015.10.12 10:01
  • 호수 48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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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미술품, 알고 보면 더 재미있다

조각가 김세중의 1968년 작품… 맥아더장군상은 김경승이 제작
해외 유명작가 제작 동상도 등장… 공공미술 소개 앱도 있어

▲ 서울 광화문광장의 ‘충무공 동상’. 사진=조준우 기자

서울 광화문 광장에 세워져 있는 동상은?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어렵지 않게 ‘세종대왕 동상’과 ‘충무공 동상’이라고 답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 두 동상을 만든 사람은 누구인가?’ 라는 질문을 다시 받는다면, 선뜻 답할 수 있는 사람은 드물다.
광화문 광장을 상징하는 두 동상처럼 도시의 건물이나 공원 앞 등 대중에게 공개된 장소에 설치·전시되는 작품을 공공미술이라 부른다. 미국 뉴욕 ‘자유의 여신상’과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브라질 예수상’처럼 설치된 장소를 관광지로 만드는 공공미술품도 점차 늘고 있다. 하지만 공공미술품의 명성과는 달리 상대적으로 제작자는 덜 알려져 있다.
국내에서는 지난 1995년 1만㎡ 이상의 건축물은 건축비용의 1%(2000년 0.7%로 개정)를 공공미술에 의무적으로 사용하도록 문화예술진흥법을 개정했다. 이를 통해 한해 평균 650여점의 공공미술품이 새롭게 대중에게 공개되고 있다. 최근에는 조나단 보로프스키, 제프 쿤스(이상 미국) 등 세계적인 작가들의 작품도 도시 곳곳에 등장하는 추세다.
이에 서울 등 주요 도시에서 볼 수 있는 공공미술품과 작가들을 살펴보려 한다.

◇2000년대 이전 제작
서울 세종로 광화문 광장에 세워진 ‘충무공 이순신 장군 동상’. 현재 국내 공공미술품 중 가장 유명한 이 작품은 1968년 서울대 미대 학장을 지낸 김세중(1928~1986)의 손에서 탄생했다. 13개월의 제작기간이 걸린 이 동상은 좌대 높이 12m, 동상 높이가 9m에 달한다. 김남조 시인의 남편이기도 했던 김세중은 충무공 동상 외에도 국회의사당 앞을 지키고 있는 ‘애국과 평화상’ 등을 남기며 국내 대표 조각가로 인정받고 있다.
서울이 충무공 동상으로 대표된다면 인천엔 그 유명한 인천상륙작전을 이끈 맥아더장군이 있다. 1957년 인천항이 내려다보이는 응봉산 정상에 들어선 ‘맥아더장군동상’의 제작자는 김경승(1915~1992)이다. 당시 홍익대 미대 교수로 재직하고 있던 그는 제자 6명과 함께 뒷주머니에 왼손을 꽂고 오른손으로 쌍안경을 들고 서서 서해바다를 내려다보는 전쟁영웅을 완성했다.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의 상징이기도한 11m 높이의 기념조형물 ‘형제의 상’. 조각가 윤성진(63)이 건축가 최영집(65), 화가 장혜용(67)과 협업을 통해 1994년에 완성한 이 청동조각상은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의 모티브가 되기도 한 작품이다. 국군 8사단 16연대 소위 박규철과 인민군 8사단 83연대 박용철 하전사 형제의 만남을 재현한 동상은 ‘화해‧사랑‧용서’라는 주제를 선명하게 전달하면서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고 있다.

◇2000년대 이후 제작
2009년 충무공 동상을 잇는 또 다른 공공미술품이 광화문에 모습을 드러낸다. 홍익대 김영원(68) 교수가 빚어낸 ‘세종대왕 동상’으로 등장과 동시에 광화문의 또 다른 터줏대감으로 자리 잡았다. 높이 6.2m, 폭 4.3m에 달하는 동상은 충무공 동상 뒤에 위치해 광화문 광장을 찾는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김 교수는 2010년 청남대에 들어선 역대 대통령 10명의 동상과 2011년 경북 구미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 앞에 세워진 동상도 제작하면서 역대 국내 지도자들 전문 조각가로 명성을 날리고 있다.
가슴 아픈 사연만큼이나 유명해진 서울 일본대사관 앞 ‘평화의 소녀상’. 김운경‧김서경 부부가 지난 2011년 선보인 이 동상은 다른 동상과 달리 좌대 위가 아닌 바닥에 세워졌다. 주먹을 쥐고 의자에 앉아 굳은 표정을 짓고 있는 엣된 소녀의 모습을 표현한 동상 뒤에는 소녀의 그림자가 아닌 할머니의 그림자를 검은 돌로 표현해 아직도 보상을 받지 못한 위안부의 아픔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다.
전남 완도군 완도읍 청해진 옛터에 2009년 모습을 드러낸 ‘장보고 동상’은 청동 재질로 동상 높이만 15.5m이고 좌대까지 포함하면 31.7m로 동양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전남 완도의 명물로 자리 잡은 이 동상의 제작자는 2010년 충무공 동상 보수에 참여했던 공간미술 박상규(50) 대표이다.

◇외국작가의 작품들
서울 광화문 흥국생명 사옥 앞에서 하루도 쉬지 않고 망치질을 하는 ‘해머링맨’. 광화문의 새로운 명소로 떠오른 해머링맨은 1분마다 망치질을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 작품은 세계적인 조각가 조나단 보로프스키의 작품으로 일본, 독일, 스위스 등에도 설치돼 있다.
또 조나단 브로프스키는 서울 강서구 귀뚜라미보일러 본사 앞에 설치된 ‘하늘을 향해 걷는 사람들’로도 유명하다. 하늘 쪽으로 비스듬히 설치된 막대기 위를 걷는 사람들을 통해 더 나은 미래로 나아가는 사람들을 표현했고 지역 명물로 인기를 끌고 있다.
2011년에는 서울 중구 신세계백화점 본점 옥상에 현대 미술가 가운데 작품 값이 가장 비싸다고 알려진 제프 쿤스의 ‘세이크리드 하트’가 설치됐다. 보라색 포장지에 금색 리본을 묶어 안에 담긴 물건을 상상케 하는 이 작품은 높이 3.7m, 무게 1.7톤에 달한다. 구입가만 300억원에 달해 설치 당시부터 큰 화제를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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