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규섭 전북연합회장 “70세까지 도의원… 노인회 국회 쪽 창구역할 도맡아 했지요”
김규섭 전북연합회장 “70세까지 도의원… 노인회 국회 쪽 창구역할 도맡아 했지요”
  • 오현주 기자
  • 승인 2015.10.16 11:20
  • 호수 49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국민훈장 동백장 받은 김규섭 부회장 겸 전북연합회장

임기 4개월 남긴 최고령 연합회장… “건강 허락되면 한 번 더하고 싶어”
전·현직 도지사 협조로 노인회관 증축, 직원처우개선 해결 등 보람

대한노인회 16개 연합회 회장 중 최고령인 김규섭(86) 부회장 겸 전북연합회장은 임기 종료 4개월을 남겨두고 있다. 언론인 출신으로 전북도의회 의장과 도의원 등을 지냈으며, 도의원을 그만두었을 때가 70세였다. 노령에도 불구하고 노인복지향상을 위해 열정적으로 일한 공로를 인정받아 19회 ‘노인의 날’ 기념식에서 국민훈장 동백장을 받았다. 최근 낙상으로 안면찰상과 손 골절상을 당해 장거리 이동이 여의치 않았지만 시상식에 참석하는 열성을 보이기도 했다. 지난 10월 초, 전주시 완산구 감나무길에 위치한 전북연합회 회장실에서 만나 수상 소감과 함께 연합회장직 갈무리 소회를 들었다.

-인생의 값진 훈장이다. 수상 이유라면.
“제가 타 시·도에 없었던 일을 했지요. 4년 전, 김완주 당시 전북지사에게 시·군 지회 사무국장 봉급 인상을 부탁해 처우 개선을 해주었어요. 원래 도비 지원은 어려운 일이었지요. 제가 2012년 4대 전북연합회장 선거에 나서면서 그 부분을 공약으로 내걸었고 당선되자마자 관철시킨 겁니다. 그때 이 심 대한노인회 회장이 다른 도에도 전북연합회처럼 해보라는 말을 하기도 했지요.”

-노인회관 건물도 오래 된 것 같다.
“3층짜리 건물이 낡고 주차장이 없어요. 여기서 200여명의 노인들에게 매일 점심식사를 제공하니까 한낮에는 시장터가 돼요. 새 건물을 지으려 해도 땅이 없고 있다 해도 아주 비싸요. 임기 전에 한층 더 높이려고 송하진 전북지사에게 증축할 예산 9억원과 전체적으로 보수가 낮은 시·군 지회 직원들 월급 인상분 4억원을 합해 13억원을 새해 예산에 꼭 넣어달라고 부탁했어요. 송 지사로부터 확실히 준다는 확답을 들었어요.”

-도지사와의 협조가 잘 이루어지나보다.
“제가 도의회 의장과 도의원 할 때 두 지사가 도청 기획관리실장을 했어요. 그이들과 친하게 지냈지요. 김완주 전 지사는 도지사 선거에 2차례 출마해 모두 당선됐는데 제가 두 번 다 선거관리위원장을 했어요. 송 지사와도 그에 못지않은 인연이 있고요.”

-70세의 도의원이라니.
“전국에서 제가 가장 오래 했어요. 건강이 허락하니까 그렇게 한 거지요. 한 번 더할까 망설이다가 후배들에게 욕 먹을까봐 그만 두었어요.”

-도의원 시절 업적이라면.
“도의회는 정책을 입안·집행하는 기구가 아니고 도 행정을 감시하는 기구라 독립해서 뭘 해낸다든가 그런 게 거의 없어요. 제가 김제 출신이에요. 김제에서 이리(익산)에 있는 학교를 다녔는데 길이 좋지 않았어요. 그 구간의 도로를 확·포장한 게 기억에 남네요.”

6·25 때 전주로 온 김규섭 연합회장은 잠시 개인사업을 한 것을 제외하곤 언론과 정치 쪽에 오래 몸담았다. 연합신문 전북분실장으로 언론과 인연을 맺은 후 서울신문 전북분실장, 한국일보 전북지사장 등을 지냈다. 신민당·평민당·새천년민주당 전라북도지부 부위원장, 열린우리당 전라북도당 부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민주당 비례대표로 제4대 전북도의회 의원으로 입성하며 본격적인 정치 활동을 펼쳐 1995년 제5대 전북도의회 의장을 역임했다. 현재 새정치민주연합 전라북도당 상임고문이다.

-정치에 관심을 두게 된 건.
“민주화되기 이전, 대통령 직선제하기 전까지 유신헌법 하에서 군사정권이 이루 말할 수 없는 가혹한 정치를 했지요. 성실한 국민으로서 그런 정치를 용납할 수 없어 반항을 한 거지요.”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했을 법한데.
“여기는 공천을 못 받으면 안 되는 곳이에요. 한번쯤 올까 생각했지만 오지 않더라고요. 그릇이 거기까지는 미치지 못한 거겠지요.”

-요즘도 새정치연합 상임고문으로 당 행사에 참석하는지.
“참석하지요. 도내에서 야당생활을 한 이들 가운데 제가 최고참이라 새정치연합에서도 대우를 해줍니다. 국회의원 출신들이 하는 도 상임고문을 국회의원을 지내지 않은 저에게 맡긴 것도 같은 이유에서지요.”

-정치인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인물이라면.
“이철승 전 신민당 총재고문이에요. 그분이 YS(김영삼)·DJ(김대중)와 사이가 나빠져 정계은퇴를 했지만 두 정치인보다 양심적으로 사신 분이에요. 옆에서 ‘연설문에 거짓말이라도 넣으라고 하면 그걸 어떻게 하느냐’고 난처해하는 분이세요. 어제 저녁에 같이 식사를 했는데 연로(93세)하고 디스크 등 건강이 좀 안 좋아요.”

-정치 경력이 노인회에 도움이 많이 됐을 것 같다.
“노인관련 예산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통과됩니다. 복지위원장(김춘진·부안)과 야당 간사(김성주·전주)가 후배 정치인들이에요. 노인회가 국회에 요청할 일 있으면 저에게 전화를 걸어와요. 제가 국회 쪽 창구역할을 하지요.”

-기념식장에서 보니 국회의원들이 수상자 자리까지 찾아와 기념촬영을 하더라.
“제가 김춘진 보건복지위원장과 김성주 간사에게 만일의 경우에라도 노인 예산 깎이는 일이 없도록 잘 부탁한다, 당신들만 믿는다고 얘기했어요.”

-노인복지청 설립에 국회의 도움이 필요하다.
“그 문제에 대해 이 심 회장이 기회만 있으면 주장하고 공개적으로 확답을 받곤 해요. ‘노인의 날’ 기념식장에서도 새누리당·새정치연합·정의당 등 3당 대표들로부터 적극 협조하겠다는 확답을 받더구먼요.”

-그런데도 늦춰지고 있다.
“야당은 당론으로까지 정해 돕겠다고 하지만 안 되고 있어요. 제가 보기엔 대통령의 의지가 중요해요. 박근혜 대통령이 ‘오케이’ 해야 돼요. 그날 복지부장관은 거기에 대해 언급하지 않는 거 보세요.”

-대한노인회 발전 방향이라면.
“노인복지는 상당히 나아졌지만 아직 멀었다고 봐요. 부양받는 노인에서 사회를 책임지는 노인으로 거듭나자는 슬로건을 내놓고 좀 가진 노인이 그렇지 못한 노인을 도와 자립하게 만드는 것까지는 좋은데 그게 예산이 뒷받침 돼야 해요. 정부가 지금보다도 더 노인복지향상을 위한 정책을 펴야 해요. 그러기 위해선 예산이 있어야 하겠지요. 예산 없이는 노인문제 해결이 안됩니다. 지금도 보면 노인 관련 예산이 깎이는 부분이 있어요. 대통령이 나서서 노인복지 쪽에 더 많이 배정해주어야 합니다.”

-임기 동안 지역 노인들의 복지는 많이 향상됐는지.
“노인 문제가 전북만 따로 뚝 떼어서 나아졌다고는 자신 있게 말할 수 없어요. 앞에서 말한 대로 정부가 예산을 많이 주어야지요. 현재 제일 많이 배려하는 게 경로당 냉난방비예요. 그런 식으로 다른 분야도 개발해 정부가 지원을 해주지 않는다면 노인회 자체적으로 노인 자립은 불가능해요.”

-건강은 어떠신가.
“선천적으로 건강하게 태어나 지금까지 병원 신세 한 번 안지고 잘 왔어요. 당뇨·혈압 같은 병 없고 보약 같은 거 챙기지 않고 아무거나 잘 먹어요. 우리 어머니가 98세까지 사셨고 아버님도 79세에 돌아가셨으니까 당시로선 장수하신 거지요.”

-그간의 소회를 들려달라.
“직원 처우 개선과 노인회관 증축 등 나름 열심히 봉사했다고 하지만 부족한 점도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요. 건강만 허락된다면 한번 더 하고 싶어요. 최근에 낙상 하고나서 체력이 급격히 떨어져 몸무게가 18kg나 빠졌지만 회복 중이에요.”
글·사진=오현주 기자
fatboyoh@100ssd.co.kr


▲전북연합회는…
전주시지회 등 14개 지회, 242개 분회, 6530개 경로당에 회원 약 21만여명을 두고 있다. 도 노인 수는 32만여명으로 전체 인구의 17.2%이다. 경로당광역지원센터, 일자리취업센터, 노인자원봉사센터, 복지관 등에서 직원 26명이 일한다.
노인행복위원회 조직을 비롯 지역자원을 연계한 협력체계 구축 등 경로당활성화 사업을 적극적으로 펼쳐 2014년, 2015년 경로당활성화 우수연합회 상을 수상했다.
올해 노인 취업 1236명, 노인일자리 420명을 목표로 구인구직 박람회 개최, 이동상담실 운영, 고령자친화기업 확대 발굴, 공모사업 추진 등을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1800여명, 105개 노인자원봉사클럽을 운영해 지역발전을 꾀하고, 자원봉사자로서의 성취감을 고취시키고 있다. 그밖에 한글교실, 건강보건(물리치료) 등 평생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경로식당 등을 운영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