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소·과일 말려 먹으면 영양이 더 풍부해져요”
“채소·과일 말려 먹으면 영양이 더 풍부해져요”
  • 배지영 기자
  • 승인 2015.11.13 11:07
  • 호수 49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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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린 과일·채소 즐기기

최근 몇 년 사이 말린 과일·채소 열풍이 불고 있다. 지난 2004년 한 가전업체가 국내 최초로 선보인 가정용 식품건조기는 현재 500억 원대의 시장을 형성했으며, 판매업체도 이제는 20여 곳에 이른다. 대형마트의 말린 과일·채소 상품 매출액도 증가하고 있다. 한 마트의 올 상반기 건과일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0%, 건채소 매출액은 15% 늘었다고 한다.

▲ 말린 과일은 생과일보다 영양 성분이 5~10배 풍부하며, 말린 채소는 비타민D 성분이 9배나 증가한다. 최근에는 자연건조 외에도 식품건조기를 사용해 손쉽게 식재료를 말릴 수 있다. 사진=연합뉴스

각종 영양분 농축되고 맛도 좋아… 식재료 따라 말리는 방법 다르게
공기가 밀폐되는 지퍼백 이용해 보관… 당뇨환자는 말린 과일 피해

이 같은 열풍의 배경으로는 ‘안전한 먹거리에 대한 욕구’를 꼽을 수 있다. 그동안 잊을 만하면 수입 농산물에선 중금속 성분이, 인기 가공식품에선 유해 첨가물이나 세균이 검출됐다. 먹거리에 대한 불신이 점점 커질 수밖에 없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신선한 과일·채소를 직접 말려 먹거나, 별도의 첨가물이 들어 있지 않은 말린 과일·채소 상품을 소비하는 사람들이 늘었다.
제대로 잘 말린 채소와 과일은 매력적인 식감과 함께 건강도 선물한다. 식재료에 따른 말리기 방법과 함께 보관법 등에 대해 알아본다.

◇말린 채소와 과일의 영양
각종 비타민과 무기질이 풍부한 채소는 말리면 수분 함량이 확 줄어들지만 생채소의 같은 양 대비 무기질이나 식이섬유 함량은 훨씬 더 높아진다. 특히 무청 시래기는 항산화 효과도 뛰어나지만 35% 이상이 식이섬유라 식사할 때마다 속이 더부룩한 어르신들의 소화를 도와주는 데 한 몫을 한다. 표고버섯을 말리면 없던 비타민D가 풍부하게 생성되고 칼슘, 구리, 철, 인 등이 많아 성인병 예방에도 도움을 준다.
과일을 말리면 수분이 빠지면서 단맛이 더욱 강해지기 때문에 맛이 덜한 과일은 말리면 더욱 더 맛있게 즐길 수 있다.
또 마르면서 각종 영양분이 그대로 농축되는데, 말린 과일은 비타민과 미네랄, 칼륨 등 각종 영양 성분이 생과일 보다 5~10배 가까이 풍부할 뿐만 아니라 섬유소의 훌륭한 원천이 되기도 한다. 말린 과일의 대표 격인 곶감은 단감으로 먹을 때보다 단맛이 4배 정도 증가하며, 비타민A가 풍부해지고 변비 걱정도 덜 수 있다.

◇말리는 방법
식재료를 말리는 방법은 크게 2가지로 나눌 수 있다. 식재료를 적당한 크기로 잘라 햇볕에서 말리는 자연 건조 방법과 식품 건조기를 이용해서 말리는 방법이다. 최근에는 보다 위생적으로 원하는 정도의 건조 상태로 말릴 수 있는 식품 건조기를 많이 사용하고 있다.
•자연 건조: 식재료를 햇볕에 말리면 비타민D가 생성되기 때문에 보다 건강하게 섭취할 수 있다. 자연 건조 시에는 먼지가 내려앉지 않도록 면포나 거즈를 올려주고 곰팡이가 피지 않도록 통풍이 잘 되는 곳에 두는 것이 중요하다. 햇볕을 지나치게 강하게 받으면 겉만 마르고 속에 있는 수분은 마르지 않아 자칫 벌레가 꼬일 수 있기 때문이다. 식재료에 따라 말리는 시간이 다르기 때문에 중간 중간 상태를 확인하고 위치도 바꿔줘야 골고루 잘 말릴 수 있다.
•식품 건조기: 타이머 스위치를 조절해 건조 시간이나 온도를 조절할 수 있어 다양한 식재료를 간편하게 말릴 수 있기 때문에 활용도가 높다. 식재료의 두께, 수분 함유량에 따라 같은 식재료라도 건조 시간이 다를 수 있으니 균일하게 썰어 말리는 것이 중요하다.
•식재료에 따른 말리기: 취나물, 고구마순, 고사리, 무청 등과 같이 잎과 줄기를 먹는 나물은 끓는 소금물에 살짝 데친 뒤 물기를 꼭 짜서 말려야 영양소 파괴를 막을 수 있다. 사과는 슬라이스 해 설탕물을 묻혀 말리면 갈변을 막을 수 있으며, 키위는 말릴수록 신맛이 강해지기 때문에 설탕을 살짝 묻혀 말리면 맛있게 먹을 수 있다.

◇말린 음식 보관법
•보관법: 말린 음식은 청결하고 공기가 통하지 않으며 습기가 없는 곳에서 보관해야 하는데, 가장 손쉬운 방법으로는 지퍼백(지퍼가 달린 비닐백)이 적당하다. 지퍼백에 말린 음식을 가능한 꽉 채워서 넣고 벌레를 방지하기 위해 뚜껑이 있는 금속 캔이나 유리 항아리에 넣으면 더욱 위생적으로 보관할 수 있다.
•보관 장소: 시원하고 어두우며 건조한 곳이 말린 음식을 보관하기 좋은 장소이다. 벽장 속은 종종 습할 수 있으므로 보관을 피하는 것이 좋고 페인트, 가솔린과 같은 강한 냄새가 나는 곳에 보관하면 쉽게 냄새가 배어들 수 있어 밀봉한 상태라도 피하는 것이 좋다. 가을·겨울에는 밀폐용기에 담아 실온에 둬도 무방하고 냉동실에 넣어 보관해도 된다.
•보관 기간: 말린 채소, 과일 등은 되도록 1~2개월 이내에 사용하는 것이 좋다. 식재료를 말린 뒤 날짜를 표시해 사용하고 포장 전보다 축축해졌다면 용기 속에 습기가 스며든 것이기 때문에 한 번 더 건조시켜 밀폐 용기에 보관해야 한다. 또한 말린 음식에 곰팡이가 피었다면 과감하게 버려야 한다.

◇말린 음식 먹을 때 주의할 점
말린 음식은 말리면서 영양소가 더욱 풍부해지기 때문에 적은 양으로 많은 영양분을 섭취할 수 있다는 점에서는 훌륭하지만 과일 같은 경우에는 너무 많이 섭취하면 칼로리가 높아져 비만을 초래할 수 있다.
특히 당뇨가 있는 사람은 말린 과일은 피하는 것이 좋다. 대신 채소 말린 것을 많이 먹으면 포만감을 느낄 수 있고 장운동을 증진시켜 혈당 조절에 효과적이다. 또 채소나 과일을 말리면 칼륨 성분이 농축되기 때문에 만성 신부전증과 같은 신장 질환 환자, 심장병 환자 등 칼륨 농도에 지장을 받는 약을 복용하는 사람은 말린 채소와 과일을 제한적으로 섭취하는 것이 좋다.
무엇보다 말린 채소와 과일을 섭취할 때는 한꺼번에 많이 먹는 것 보다 조금씩 여러 번 나눠 먹는 것이 좋다. 건조법이 그리 어렵지 않기 때문에 집에서 만들어 먹는 경우가 많은데, 몇 가지만 주의하면 저렴하면서 건강하게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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