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 펼 때 통증 느끼면 ‘척추관 협착증’ 가능성
허리 펼 때 통증 느끼면 ‘척추관 협착증’ 가능성
  • 배지영 기자
  • 승인 2015.11.13 13:37
  • 호수 49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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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성 척추질환 증상과 예방법

구부릴 때 아픈 허리디스크와 달라… ‘협착증’ 방치 땐 허리 꼬부라져
퇴행성 척추측만증은 연골 닳아 발생… 꾸준한 운동, 비타민D 섭취를

평소 허리가 구부정한 박인숙 어르신(72)은 장시간 서 있거나 걷는 등 조금만 무리하면 허리가 아프다. 하지만 좀 쉬고 나면 증상이 없어져 그동안 큰 불편 없이 살았다. 그러던 어느 날 박 어르신은 길을 걷다 허리 통증과 함께 오른쪽 허벅지까지 당기면서 종아리에 쥐가 나는 바람에 혼이 났다. 허벅지가 터질 듯했고 오래 걷기도 힘들어 중간에 자주 쉬어야만 했다. 이상을 느껴 병원을 찾은 박 어르신은 ‘퇴행성 척추측만증’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아침‧저녁으로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며 빠르게 계절이 바뀌고 있다. 추운 날씨에는 근육이 긴장하고 척추 관절의 유연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뼈가 약한 노인층은 척추질환을 조심해야 한다.
대부분 어르신들은 노인성 척추질환을 노화 현상으로 인한 자연스러운 통증으로 여기고 참다가 체력이 떨어진 뒤에야 병원을 찾는다. 그러나 척추질환은 방치할수록 치료가 복잡해지고 회복과정이 길어지기 때문에 증상이 있다면 미루지 말고 전문의를 찾아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척추관 협착증, 척추압박골절, 척추측만증 등 다양한 노인성 척추질환에 대해 알아본다.

◇척추관 협착증
서있거나 걸을 때 엉덩이가 아프고 무릎 쪽으로 통증이 퍼지며 다리가 쑤시고 저리다면 제일 먼저 무릎 관절염을 의심하게 된다. 그러나 60대 이상이며 허리 통증이 동반된 경우라면 무릎 관절염이 아닌 척추관 협착증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척추관 협착증은 나이가 들면서 척추가 변형됨에 따라 척추 안을 지나는 신경이 눌려 다리나 허리가 저리고 아프게 되는 질환이다. 디스크 자체가 신경을 누르기도 하고, 신경 뒤에 있는 인대가 딱딱하게 굳어지거나 두꺼워지면서 신경을 압박하는 경우도 있다. 4~5번 요추에서 흔히 발생한다.
척추관 협착증 환자들은 유독 다리의 통증을 호소한다. 허리디스크의 경우 허리를 굽힐 때 통증이 심하게 느껴지는 반면 척추관 협착증 환자는 허리를 펼 때 오히려 통증을 느끼고 허리를 굽히면 통증이 잦아지는 특징이 있다. 이로 인해 척추관 협착증 환자는 허리를 굽히고 생활해 병이 진행될수록 ‘꼬부랑 노인’이 된다.

▲ 사진은 척추관 협착증 환자의 척추 영상(오른쪽)으로, 정상적인 척추관(왼쪽)에 비해 신경이 지나가는 통로인 척추관이 좁아져 신경이 압박받고 있는 모습.

척추관 협착증은 병이 진행되기 전에 치료를 서두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증상 초기에 치료를 받는다면 굳이 수술을 하지 않아도 약물치료나 신경차단 주사만으로도 호전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다리 감각이 저하될 만큼 심한 허리 통증이 지속된다면 변형된 뼈와 디스크 인대 등을 제거해 신경을 자유롭게 만들어주는 수술이 필요하다. 수술 후에는 95% 이상의 환자가 다시 보행이 가능하다.
한림대성심병원 척추센터 김용찬 교수(정형외과)는 “약물 복용이나 주사치료에도 불구하고 증상이 수개월 지속되거나 점차 통증이 심해질 때, 다리의 감각저하나 운동마비 등의 증상이 동반될 때는 수술을 받아야 한다”며 “최근에는 고령의 환자를 위해 3㎝ 정도의 작은 절개를 통해 현미경을 이용한 최소침습적 수술을 시행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골다공증성 척추압박골절
추운 날씨에는 근육과 관절의 유연성이 떨어지고 균형감각도 저하돼 낙상사고율이 높다. 특히 폐경기 이후의 여성들은 골밀도가 낮아 작은 충격에도 척추뼈가 골절되고 주저앉는 척추압박골절이 자주 일어난다.
골다공증성 척추압박골절은 골다공증으로 인해 약해진 척추뼈가 주저앉거나 찌그러지는 질환으로, 미끄러운 바닥에 엉덩방아를 찧은 후 생기는 경우가 많으며 허리와 등의 통증으로 움직이기가 힘들고 옆구리 통증이 나타난다. 또한 일어서거나 걸을 때 아파서 자세를 바꾸기가 힘들다. 이를 방치하면 척추 골절이 악화되면서 몸이 앞으로 굽거나 신경을 압박할 수도 있다.
치료는 뼈의 손상정도나 신경 손상여부에 따라 이뤄진다. 손상이 심하지 않은 경우에는 안정을 취하면서 주사치료와 약물치료를 병행하면 2~3주 내로 보행이 가능하다.
그러나 통증이 지속되거나 골절이 심한 경우에는 골절된 척추 뼈를 복구하는 ‘척추성형수술’이 필요하다. 이 수술은 무너진 골절에 의료용 골 시멘트를 주입하고 굳혀 뼈를 펴주는 방법으로 국소마취만으로도 충분히 수술이 가능해 체력이 약한 고령의 노인들에게도 무리가 없다.

◇퇴행성 척추측만증
고령으로 인해 허리가 한 쪽으로 기울어지는 척추측만증은 퇴행성 척추측만증이라고 한다. 퇴행성 척추측만증은 척추뼈 사이에 있는 척추연골이나 척추마디의 관절이 닳아 생기는 것이다. 척추 디스크 좌우 연골 중 한쪽이 닳게 되면 그쪽으로 몸이 기울어진다. 이 기울어진 몸을 정상 상태로 되돌리기 위해 반대쪽 연골은 계속 닳게 되고, 그러면서 허리는 옆으로 틀어진다.
이렇게 되면 어르신들은 허리 통증을 호소하게 된다. 엉덩이부터 다리까지 당기며 종아리가 터질듯한 신경 증상도 보일 수 있다. 가만히 있거나 누워 있으면 증상이 사라지지만, 신경이 심하게 눌리면 가만히 있을 때도 저리고 당기게 된다.
퇴행성 척추측만증은 허리가 틀어져도 머리 부분이 몸의 한가운데 위치를 벗어나지 않으면 일상생활을 하는 데 지장을 받지 않아 특별한 치료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그러나 몸통이 심하게 틀어질 경우에는 수술로 교정해야 한다. 수술은 금속 고정물로 휘어진 척추를 바로 잡는 것으로, 신체 균형과 바른 척추 자세를 유지시켜준다.

◇척추질환 예방법
모든 척추질환의 공통적인 예방법은 바른 자세를 유지하는 것과 근력을 강화할 수 있는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이다. 적정체중 유지는 반드시 필요하며 허리를 비틀거나 구부리는 동작은 삼가야 한다. 무거운 물건을 들 때는 다리를 굽혀 신체와 가깝게 한 다음 다리 힘을 이용해 들어야 허리에 무리가 가지 않는다.
평소 복근과 허리근력 강화운동을 꾸준히 할 경우에는 허리디스크 예방에 도움이 되며, 고정식 자전거타기, 가벼운 걷기나 수영 등을 하루에 30분 정도 꾸준히 할 경우에는 요통과 다리저림을 개선할 수 있다. 하지만 높은 산을 오르거나 골프 등은 척추관절에 하중을 증가시키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김 교수는 “무엇보다 평소 미끄럽지 않은 신발, 장갑을 착용하고 손을 주머니에 넣지 않는 습관을 갖는 것이 좋다”며 “유산소 운동과 근력운동으로 적정 체중을 유지하는 한편 달걀노른자, 표고버섯, 등푸른 생선 등을 통해 단백질, 칼슘, 비타민D 등 충분한 영양분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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