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역력 약한 노년층, 독감인 줄 알았는데 폐렴
면역력 약한 노년층, 독감인 줄 알았는데 폐렴
  • 배지영 기자
  • 승인 2015.11.20 14:34
  • 호수 49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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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렴증상과 예방법
▲ 노인은 노화로 인한 폐 기능 저하와 약한 면역력 때문에 폐렴에 한번 걸리면 중증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사진은 한 노인이 폐렴 증상으로 의사의 진료를 받고 있는 모습. 사진=한림대의료원

기침‧발열‧객담 증세 오래간다 싶으면 폐렴 유무 진단 받아야
흡연자‧만성질환자 감염 위험 높아… 폐렴구균백신 접종은 필수

고혈압과 당뇨가 있는 차순옥(68)씨는 올해 봄 지독한 감기에 걸려 고생한 기억이 생생하다. 몸살 증세로 시작된 감기는 3주가량 이어지다가 폐렴으로 발전했다. 수십 년간 만성질환을 관리하느라 면역력이 약해진 차 씨는 3개월 동안 폐렴에 시달렸고, 그 증세는 생명에 위협이 될 정도로 위중했다.
폐렴은 세균이나 바이러스, 곰팡이 등의 미생물로 인한 감염으로 발생하는 폐의 염증 질환을 말한다. 폐렴에 걸리면 기침, 염증 물질의 배출에 의한 가래, 숨 쉬는 기능의 장애에 의한 호흡곤란 등 폐의 정상적인 기능에 장애가 생기는 폐 증상과 구역‧구토‧설사 등의 소화기 증상, 두통‧피로감‧근육통‧관절통 등의 신체 전반에 걸친 전신 질환이 발생한다.
폐렴을 일으키는 세균으로는 폐렴구균, 포도알구균, 결핵균 등이 있으며, 바이러스에는 인플루엔자, 아데노바이러스가 있다. 진균으로는 누룩곰팡이, 칸디다곰팡이가 대표적이다.
나이의 많고 적음에 상관없이 세균은 폐 안으로 들어가지만, 폐렴이 걸리고 안 걸리고는 각자의 면역력에 달려있다. 건강한 성인은 항생제 치료와 휴식만으로 치료될 수 있지만, 노인은 노화로 인한 폐 기능 저하와 약한 면역력 때문에 폐렴에 한번 걸리면 중증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폐렴 사망률은 8.1%(2001년)에서 17.2% (2011년)로 늘었으며, 사망자의 90%는 65세 이상 노인이었다.
노년층 외에도 흡연자와 심혈관계·호흡기·간 질환, 당뇨병, 천식 등의 만성질환자 역시 폐렴으로부터 안전할 수 없는 고위험군이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폐렴은 병원에 입원한 사람이 잘 걸린다. 병원에 오래 있으면 입 속에 병원균(다제내성균 포함)이 많아지는데, 이 병원균이 조금씩 폐 안으로 들어가면서 폐렴에 걸리게 되는 것이다. 폐렴이 병원에서의 사망원인 1위를 차지하는 것도 이 이유에서다.
폐질환의 주요 발병원인인 흡연도 폐렴에 치명적이다. 스페인에서 실시된 연구에 따르면, 매일 1갑씩 20년간 흡연한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폐렴 발병가능성이 3배 이상 높았다.
폐렴의 주된 증상은 발열, 기침, 객담 등이며 오한, 흉부통증, 호흡곤란이 동반되기도 한다. 또한 호흡기 증상 외에도 두통, 오심, 구토, 복통, 설사, 근육통 및 관절통 등이 다양하게 나타난다. 하지만 어르신들의 경우 같은 정도의 폐렴이라도 젊은 사람에 비해 증상의 호소가 심하지 않은 경향이 있어 뒤늦은 진료를 통해 폐렴을 진단받기도 한다.
처음에는 감기처럼 앓다가 열이 나는 것과 춥고 떨리는 것이 반복되며 증상이 점점 더 심해지는 것이 특징이다. 폐에 인접한 흉막까지 염증이 파급되면 가슴 부위에 통증을 느끼기도 한다.
폐렴은 감염성 질병이므로 원인균을 박멸하는 항생제를 이용해 치료가 진행된다. 그러나 기침, 객담, 호흡곤란, 가슴통증 등의 동반된 증상을 치료하는 것도 중요하기 때문에 폐렴이 완치되기까지 증상 완화를 위해 진해제, 거담제, 기관지확장제 등을 같이 투여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진통제를 사용해 통증을 완화하기도 한다.
통상적으로 항생제는 7~10일 투여하지만 원인 미생물, 환자 상태, 항생제의 종류, 치료에 대한 반응, 동반 질환 및 폐렴 합병증 유무 등에 따라 기간은 달라질 수 있다. 일반적으로는 적어도 5일 이상 치료하며, 48~72시간 동안 발열이 없어야 완쾌한 것으로 본다. 치료 종료 전 임상 징후 중 1개 이상이 남아 있으면 안 된다.
무엇보다 폐렴은 악화될 경우 다양한 합병증의 위험이 있으므로 조기치료가 가장 중요하다. 기침이나 열이 오래가는 경우에는 반드시 병원에 내원해 정확한 진단을 받아 볼 필요가 있다.
폐렴을 제 때 치료하지 않아 염증이 심해지면 세균이 혈액을 타고 전신으로 퍼지면서 패혈증이 발생하거나 면역세포가 세균을 제거하는 과정에서 분비하는 독성물질로 인해 장기가 손상되는 다발성 장기부전이 발생할 수 있다.
폐렴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먼저 위생적인 생활을 위해 손을 자주 씻고 손으로 얼굴을 만지지 말아야 한다. 공공장소에서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는 휴지, 손수건, 옷소매로 가려야 하며 평소 면역을 강화하기 위해 기초체력을 잘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면역력이 약하거나 당뇨병 등의 만성질환이 있는 어르신들의 경우에는 폐렴구균 백신을 통해 폐렴을 미리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폐렴구균 백신은 65세 이상이라면 주소지에 관계없이 가까운 보건소에서 1회 무료 접종이 가능하다. 한국인의 폐렴 원인 대부분에 해당되는 폐렴구균은 단 1회 예방접종만으로도 감염을 평생 예방할 수 있다.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교수는 “백신은 독성을 약하게 하는 병원체를 체내에 미리 주입해 특정 병원체에 대한 항체를 만들고 기억시킴으로써 동일한 병원체가 침입했을 때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만든다”며 “나이가 들고 약해져도 폐렴은 완치가 가능하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치료하기를 권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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