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만 스쳐도 아픈 ‘통풍’, 일단 술부터 끊어야
바람만 스쳐도 아픈 ‘통풍’, 일단 술부터 끊어야
  • 배지영 기자
  • 승인 2015.12.04 14:52
  • 호수 49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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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풍 증상과 치료법
▲ 급성 통풍성 관절염은 엄지발가락, 발등 등이 붉게 변하고 크게 부어오르며 매우 심한 통증이 동반된다. 사진=대한의학회 제공

요산이 관절‧신장 등에 쌓여 발병… 엄지발가락·발목 등에 심한 통증
퓨린이 많이 함유된 육류 섭취도 조심… 통증 줄어도 치료 계속해야

말 그대로 바람만 스쳐도 아픈 것이 통풍이지만 우리나라 통풍 환자의 절반은 제대로 된 병원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통풍의 원인은 요산으로, 요산제거 능력이 있는 콩팥이 노화됨에 따라 관절의 연골, 힘줄, 주위 조직에 요산이 쌓여 염증과 통증이 일어난다. 특히 통풍 발병 시 관절의 이상 외에도 다양한 대사증후군을 동반하기 때문에 환자의 주의가 필요하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통풍 환자 수는 지난 2010년 22만1816명에서 2014년 30만8937명으로 39%나 증가했다. 인구 10만명당 연령대별 진료인원은 70세 이상이 1273명으로 가장 많았고, 60대(1232명), 50대(989명), 40대(743명) 순이었다.
요산은 유기화합물인 퓨린을 인체가 음식을 통해 섭취하고 남은 산물이다. 요산 찌꺼기가 몸속에서 100개가 만들어지면 정상적으로 100개가 신장을 통해 몸에서 빠져 나와야 하는데 신장에서 50~60개 정도 밖에 요산을 배출하지 못하면 남은 요산이 몸속에 쌓이게 된다.
몸속에 남은 요산은 요산결석을 만들어서 피를 타고 돌아다니다가 관절이나 신장, 혈관 등에 쌓이게 되고, 결국 백혈구가 이 요산을 세균이나 바이러스로 착각해 공격하게 되면서 통풍 중상이 일어나게 되는 것이다. 이렇듯 몸속 요산 농도는 퓨린이 많이 함유된 음식을 과다 섭취하거나 신장 기능이 떨어져 요산 배출이 원활하지 않을 때 증가한다.
특히 통풍 환자의 약 90% 정도가 엄지발가락 뿌리 부분에 통풍 증상이 발생되는데, 이유는 이 관절 부위에 요산이 가장 많이 쌓이기 때문이다.
통풍은 요산수치가 상승한다고 곧바로 증상이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시간이 경과하면서 단계적으로 발전한다. 피검사에서 요산수치는 높게 나타나지만 증상이 전혀 없는 상태인 무증상 고(高)요산혈증에서 10년 정도 경과하면 급성 통풍성 관절염으로 발전한다. 이 단계에서는 엄지발가락·발등·발목 등에 갑자기 극심한 고통을 느끼게 된다. 통증을 겪는 부위는 붉게 변하고 크게 부어오르며, 증상은 몇 시간 또는 하루 이틀 안에 사라지지만 심할 경우 몇 주 동안 계속될 수도 있다.
급성 통풍성 관절염 상태에서 치료를 하지 않고 방치하면 한동안 증상이 없는 간헐기 통풍 시기를 겪게 된다. 그러나 적절한 치료를 받지 않으면 만성 결정성 통풍을 앓게 되는데, 이런 경우에는 요산이 관절에만 쌓이는 것이 아니라 온 몸의 혈관과 콩팥에도 쌓여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동맥경화, 중풍, 심장병, 만성 신부전 등의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어 조기 진단과 지속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통풍 환자의 주된 사망 원인은 관절염이 아니라 만성 신부전, 심장병, 중풍 등의 만성 성인병이므로 합병증을 막기 위해 통풍 치료를 제대로 받아야만 하는 이유다.
통풍 치료는 주로 약물을 이용해 치료한다. 우선 극심한 통증을 느끼는 경우에는 비스테로이드 항염제, 스테로이드 등의 약물을 투여해 염증과 통증을 완화한다. 이 치료는 빨리 시작할수록 효과적인 만큼 통증이 느껴지면 즉시 약물 투여를 시작하는 게 좋다.
통증이 사라진 후에는 몸속 요산 농도를 낮추는 데 주력한다. 이때는 알로푸리놀, 프로베네시드 등의 요산 배설 촉진제가 주로 사용된다. 하지만 약을 중단하면 대부분의 환자에게 다시 요산수치가 올라가고 통풍 발작이 생기기 때문에 고혈압·당뇨병처럼 평생 지속적으로 약을 복용해야 한다. 다행히 통풍 약은 장기간 복용해도 심각한 부작용이 거의 발생하지 않으므로 통풍의 장기간 조절이 쉽고 안전하다.
음식조절도 중요하다. 우선 모든 종류의 술을 조심해야 한다. 맥주의 주성분인 호프에는 통풍을 일으키는 퓨린이 아주 많이 함유돼 있어서 맥주를 많이 마시면 체내에 요산이 갑자기 증가되면서 통풍이 잘 생길 수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섭취한 알코올의 양이다. 통풍의 위험도는 마시는 알코올의 양에 비례하므로 어떤 종류의 술이든 많이 마시면 많이 마실수록 통풍의 위험은 증가하게 된다.
술 외에도 퓨린의 함량이 많은 음식을 주의해야 한다. 퓨린이 많이 들어있는 음식은 닭고기, 소고기, 돼지고기를 포함한 육류에 많다. 고등어, 꽁치 등 어류 또한 많이 섭취하면 좋지 않다. 반대로 통풍환자들에게 좋은 음식으로는 쌀, 보리, 밀, 메밀과 같은 곡류와 우유와 치즈 같은 유제품, 달걀과 채소류, 해조류 등이 있다.
저지방 식품을 섭취하거나 가벼운 운동, 스트레스를 관리하는 것도 통풍 예방에 도움을 준다. 특히 지방 함량을 낮춘 저지방 우유는 체내 요산 배출에 도움을 주는데, 아침 식전에 저지방 우유를 마시면 뼈와 관절 건강은 물론 체중 관리에도 좋다.
송정수 중앙대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는 “과당 함량이 높은 식품과 맥주를 많이 섭취하면 발병률이 증가하는 만큼 채소와 요산 배출에 도움이 되는 저지방·무지방 우유를 섭취하는 등 식생활 관리에 신경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생활 속 통풍 예방법
1. 적정체중 유지하기
2. 음주, 육류제품 섭취 금지
3. 반복적인 관절 손상 줄이기
4. 채식 중심의 규칙적인 식사
5. 하루 2리터 이상 수분 섭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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