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발 세계 경제 위기’ 오나 긴장… 변화의 계기로 삼고 현명하게 대처해야
‘중국발 세계 경제 위기’ 오나 긴장… 변화의 계기로 삼고 현명하게 대처해야
  • 배지영 기자
  • 승인 2016.01.15 11:38
  • 호수 5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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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벽두부터 중국이 예상치 못한 돌발 악재로 떠오르고 있다. 중국 경제 위기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 지는 한참 됐지만 중국발(發) 충격이 갈수록 더 빈번하고 강도 높게 파급되고 있어서다. 중국 때문에 자칫 전 세계 경제가 동반 저성장 국면으로 접어들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중국 경제의 경착륙 우려는 지난 2010년부터 꾸준히 제기돼 왔다. 지방정부의 과도한 빚과 부동산 시장 거품 문제, 그림자 금융 등이 대표적인 위협요인으로 꼽혔다. 중국 정부도 이를 인지하고 경제구조 개혁의 고삐를 조였다.
하지만 이제는 구조적 문제가 아니라 성장 자체가 위협을 받고 있다. 중국 정부가 목표로 삼고 있는 7% 성장은 이제 실현 불가능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분석이다. 중국 국책연구소인 중국과학원에 따르면, 올해 중국 성장률 전망은 6.7%이다. 중국의 성장률이 수년 안에 5%나 그 아래까지 떨어질 것이라는 해외 투자은행들의 전망도 잇따르고 있다.
최근에는 중국 내 디플레이션(물가하락 현상)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 중국 소비자물가상승률은 1.4%로 6년 만에 최저로 떨어졌고 특히 생산자물가지수는 지난해 12월까지 46개월째 하락세를 이어가면서 디플레이션 전조를 드러냈다. 이처럼 기초체력이 뒷받침되지 않는 가운데 주식이나 외환 등 금융시장이 롤러코스터를 타면 실물경제에 타격을 주는 악순환이 반복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외환 시장도 극히 불안정하다. 현재 중국 위안화 가치는 2011년 3월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안화 가치는 더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대체적인 전망이다. 미국 대형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 또한 올해 위안화 가치가 6% 가량 추가 절하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중국의 수출입액 역시 급속히 줄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까지 중국의 수출액은 2조568억달러, 수입액은 1조4496억달러이다. 전년 동기대비 수출액은 2.8%, 수입액은 18.8%나 감소한 것이다. 중국의 국가별 수출입 현황에서 수입과 수출이 모두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이후 6년만이다. 중국의 경기 둔화가 글로벌 금융위기 상황 때만큼 나빠졌다는 의미다.
중국 경제가 급격히 둔화하면서 글로벌 성장률도 추락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석유 등 원자재 의존도가 높은 기업과 국가는 직격탄을 맞고 다른 분야도 중국의 수요 감소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로써 중국 의존도가 높은 국내 산업들도 수요 부진에 따른 실적 둔화가 예상된다. 문제는 중국 경기둔화에 따른 영향뿐만 아니라 중국 산업의 부가가치 고도화나 가공무역 축소 노력 등으로 국내 기업들의 상대적 경쟁력 약화가 심화돼 전반적으로 수출이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중국 수출 비중이 25%를 넘는 한국으로선 중국발 쓰나미에 고스란히 노출될 수밖에 없다. 여기에 국제유가는 30달러 아래로 무너지는 등 연일 폭락하고 있고 중동지역 종파갈등, 북한 핵실험 등 연 초부터 지구촌 곳곳에서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인이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특히 중국 경제 위기, 미국 금리, 저유가라는 세 변수는 상호 상승작용을 통해 한국 경제에 위기를 가져올지 모른다는 걱정스러운 분석까지 제기되고 있다.
이처럼 중국 경제의 부진이 장기화되는 것은 우리에게도 큰 부담이다. 그렇기 때문에 전략적 대응을 통해 피해를 최소화시킬 필요가 있다. 중국이 어려운 시기를 보내게 되더라도 중국에 대한 투자를 전격적으로 축소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향후 내수 확대에 대비해 투자포지션을 재조정해 나가는 선택과 집중의 전략이 필요하다. 또한 중국을 대신할 생산기지로 떠오르고 있는 베트남, 캄보디아 등의 포스트 차이나 국가들에 대해 진출을 확대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몰아치는 중국발 쓰나미에 맞서 공포심에 휩쓸려 떠내려가기 보다는 생존을 위한 변화의 계기로 삼는 지혜를 발휘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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