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이라고 방심하면 식중독… 구토·설사 증상
겨울철이라고 방심하면 식중독… 구토·설사 증상
  • 배지영 기자
  • 승인 2016.01.15 14:20
  • 호수 5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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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철 장염 증상과 예방법
▲ 노로바이러스에 감염된 환자의 분변이나 침, 구토물을 통해 전염되는 겨울철 장염은 구토, 오한, 설사, 근육통 등의 증상이 일어난다. 그림=식품의약품안전처

노로바이러스가 겨울철 장염 원인… 전염성 강해 공기로도 전파
어르신‧영유아 탈수 심해질 우려… 금식하고 심하면 수액 치료

우범수(62)씨는 최근 친구들과 회를 먹은 후 복통과 설사, 구토 등의 증상을 호소했다. 음식을 조금만 먹어도 속이 부글거리고 설사가 계속됐고 탈수 증상도 심해졌다. 급기야 병원 응급실 신세까지 지게 된 우씨는 식중독으로 인한 겨울철 장염 진단을 받았다. 그러나 우씨가 한바탕 홍역을 치른 뒤 그의 부인도 비슷한 증상을 호소했다. 우씨가 감염된 노로바이러스가 부인에게까지 전파된 것이다.
식중독에 대한 민감도가 높아지는 여름철과 달리 겨울은 상대적으로 식중독 바이러스의 안전지대로 여겨진다. 하지만 식중독을 유발하는 노로바이러스는 기온이 떨어지는 겨울에 왕성한 활동을 하기 때문에 자칫 겨울철 식품 위생관리에 소홀하면 이로 인한 ‘겨울철 장염’에 감염되기 쉽다.
노로바이러스는 낮은 온도에서도 활동을 멈추지 않는다. 영하 20도의 조건에서도 오랫동안 살 수 있다. 이 때문에 겨울철 장염 환자의 50% 정도가 노로바이러스 감염 환자다.
노로바이러스는 전염성이 매우 강하다. 바이러스 감염자의 침, 토사물이나 대변 등에 직간접적으로 접촉하면 감염되며, 바이러스에 오염된 채소나 해산물을 섭취해도 옮을 수 있다. 환자의 오염된 손, 문손잡이 등을 통해서도 전파되며, 공기를 통한 감염도 가능하다.
전염성은 증상이 발현되는 시기에 가장 강하고 회복 후 3일에서 길게는 2주까지 전염성이 유지된다.

◇구토‧설사‧탈수 증상 나타나
노로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초기에는 감기와 비슷한 증상을 보인다. 하루 이틀 정도 잠복기를 지나면 구토, 오한, 복통, 설사, 근육통 증상 등이 갑자기 나타난다. 빠르면 1~2일 이내 자연적으로 회복되기도 하지만 영유아나 노인은 탈수 증상이 심해져 쇼크에 이를 수도 있다.
특히 노로바이러스에 감염된 절반의 환자에서 발열이 발생되며 물처럼 묽은 설사를 하루에 4~8회 정도 배설하기도 한다. 노로바이러스 장염은 소장에 염증을 일으키지 않는 형태의 감염이기 때문에 피가 섞이거나 점액성의 설사는 아니다. 노로바이러스 장염은 특별한 치료 없이도 저절로 회복된다. 현재 노로바이러스를 대상으로 하는 치료약은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수액치료와 탈수예방을 위한 치료가 병행된다.
대부분 수분을 공급해 탈수를 교정해주는 보존적 치료가 이뤄지는데, 스포츠 음료나 이온 음료로 부족해진 수분을 채울 수 있으며, 설탕이 많이 함유된 탄산음료와 과일 주스는 피해야 한다. 경도에서 중증도의 탈수는 경구 수액 공급으로 탈수와 전해질 교정이 가능하나, 심한 탈수는 정맥주사를 통한 수액 공급이 필요하다.
구토나 설사가 심한 경우에는 추가적인 약물을 사용하기도 한다. 과도한 구토로 경구 수액공급이 어려울 때에는 항구토제를 사용한 후 경구 수액공급을 다시 시도한다. 노인의 경우 설사를 심하게 하면 심한 탈수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치료약을 1~2일간 투여한다.
심찬섭 건국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현재 노로바이러스를 대상으로 하는 항바이러스제는 없는 상황이다. 금식을 하고 수액 치료를 받는 것이 전부”라며 “다만 호전되지 않고 증상이 계속될 경우, 세균성 장염이거나 노로바이러스에 동반된 또 다른 바이러스의 이차 감염이 있을 수 있으므로 항생제 치료를 고려한다”고 말했다.

◇치료약 없어 청결한 생활습관 중요
장염을 예방하는 데에는 ‘손 씻기’, ‘익혀 먹기’, ‘끓여 먹기’가 중요하다. 손은 비누를 사용해 손가락 사이사이, 손등까지 골고루 문지르고 흐르는 물에 20초 이상 씻어야 한다. 비누나 항균 손세정제를 활용한 올바른 손 씻기는 다양한 감염질환을 50~70%나 예방하는 셀프 백신과도 같다.
음식은 70도 이상의 온도에서 5분 이상 조리해 속까지 충분히 익혀 먹어야 하며 수돗물은 반드시 끓여 마시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또한 식재료나 조리한 음식은 겨울에도 냉장 보관해야 한다. 가열한 음식이라도 조리사의 피부에 있는 세균으로 오염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바이러스 감염 환자의 구토물과 분변을 취급할 때 주의해야 한다. 이들이 만진 변기, 문손잡이 등은 락스 등 가정용 염소소독제를 40배 희석해 소독해야 하며 배탈, 설사, 구토 등의 증상이 있는 사람은 식품 조리에 참여해서는 안 된다.
증상이 회복된 후 2주 동안은 주방에 들어가는 것 자체를 자제해야 하며, 조리 기구는 열탕 또는 염소소독으로 세척·소독하고 조리대와 개수대는 중성세제나 200배 희석한 염소소독제로 소독해야 한다.
심 교수는 “기온이 낮다고 방심하는 것이 겨울철 장염의 일차적인 배경”이라며 “장염 증상이 있는 환자의 경우 증상이 지속되는 시기는 물론, 회복 후 3일에서 2주까지는 전염 가능성이 있으므로 회복한 후에도 3일간 음식 조리를 삼가는 것이 좋다”고 전했다. 


노로바이러스 감염예방 수칙
① 야채와 과일 등 날로 먹는 채소류는 깨끗이 씻어서 섭취
② 음식물 특히 어패류는 반드시 익혀서 섭취
③ 설사 등 장염 증상이 있을 경우 음식을 조리 안하기
④ 물은 70℃에서 5분간 가 열 또는 100℃에서 1분간 가열해 섭취
⑤ 한 번 걸린 후 면역증상은 14주간 지속되므로 재감염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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