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판길에 넘어진 후 곧바로 일어나면 더 큰 부상
빙판길에 넘어진 후 곧바로 일어나면 더 큰 부상
  • 배지영 기자
  • 승인 2016.01.22 10:54
  • 호수 50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낙상사고 예방법과 대처법

최보영(64) 씨는 최근 갑자기 추워진 날씨로 인해 얼어버린 빙판길에서 미끄러져 넘어지는 바람에 손목을 다쳤다. 다행히 큰 부상은 아니었다. 하지만 2년 전 일이 떠올라 가슴이 철렁했다. 당시 그의 남편은 운동을 하다 넘어져 고관절을 다쳤고, 병원에 입원한 뒤 석 달 만에 세상을 떠난 바 있기 때문이다.
찬바람과 함께 일부 지역에는 눈이 내리면서 도로가 얼어붙었다. 이로 인해 낙상으로 인한 골절사고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빙판길 낙상사고는 손목뼈 골절, 척추압박 골절, 고관절 골절 등 척추관절의 건강을 위협하기 때문에 사전예방과 함께 사고 후에는 적절한 치료로 증상이 악화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 젊은 사람에게는 가벼운 부상 정도이지만 노인에게는 사망으로 이어지기도 하는 ‘노인 낙상’의 위험성과 예방법에 대해 알아본다.

▲ 겨울철 낙상사고는 손목과 무릎, 엉덩이 등에 골절을 일으키는 경우가 많다. 특히 노인들이 미끄러져서 심하게 엉덩방아를 찧으면 고관절이 골절되는 경우가 많아 가장 위험하다.

넘어졌을 땐 천천히 몸 일으켜 다친 곳 살펴야… 심히 아프면 골절 의심
욕실 내 미끄럼 방지 패드 깔도록… 규칙적인 운동으로 근력 힘 키우길

◇낙상은 노인 사고 사망 중 2위
낙상은 넘어지거나 떨어져서 다치는 것을 말한다. 모든 연령층에서 발생할 수 있지만 65세 이상 어르신들의 낙상은 심각한 합병증을 일으켜 사망에 이르게 하기도 한다. 우리나라에서 해마다 낙상으로 사망하는 65세 이상 노인은 83만 명이다. 교통사고에 이어 노인 사고 사망 원인 2위를 차지하고 있다. 전체 사망 원인 중에서는 암 등에 이어 5위다.
낙상을 당하더라도 팔, 손목 등만 다칠 경우 큰 문제가 없다. 하지만 다리를 다칠 경우에는 상황이 달라진다. 낙상으로 다리를 다쳐 입원할 경우 근육을 자극할 활동이 없어져 근육량은 더욱 급격하게 줄어들기 때문이다.
근육이 소실되면 혈액과 수분이 몸통으로 집중돼 몸통의 장기에 과부하가 생긴다. 그렇게 되면 혈관, 내장기관, 면역세포 등의 기능이 크게 약화된다. 이로 인해 요로감염, 폐렴, 심부전 등에 이은 패혈증으로 사망할 수도 있다.

◇다리 힘 약해지면 낙상위험 높아
일반적으로 낙상이 일어나는 원인은 바닥이 미끄럽거나 지면이 고르지 못한 곳을 걸을 때 발생되는 환경적 요인과 하체의 근력이나 평형유지 기능 등이 약해져서 생기게 되는 조절 능력 감소 때문이다. 특히 다리의 힘이 약해져 걸음걸이가 불안정하며 다리를 끌고 걷는 경우, 운동신경 감각이 저하되어 있는 경우, 반사 반응 속도가 느린 경우, 근육 약화로 인해 균형 유지 기능이 약화되어 있는 경우에는 낙상의 위험성이 더욱 높아진다.

◇안전한 생활환경 조성 필요
낙상과 관련된 건강 문제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낙상을 사전에 예방하는 것이다. 따라서 낙상을 일으키게 하는 주위 환경요인들을 제거하거나 피하는 것이 좋다. 특히 집안 환경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 낙상이 가장 많이 일어나는 곳이 바로 주거시설 내이기 때문이다.
가장 먼저 문지방을 없애는 것이 좋다. 가구나 카펫 밑에 전깃줄을 감춰두는 것은 매우 위험하기 때문에 가전제품의 전깃줄을 잘 정돈해서 발에 걸리지 않도록 해야 하고 방바닥에 발에 걸릴만한 잡동사니들이 없도록 해야 한다. 카펫 등 바닥에 깐 것들은 양면테이프 등으로 잘 고정해 미끄러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화장실은 낙상사고가 가장 빈번히 일어나는 장소이다. 따라서 반드시 화장실 바닥과 욕조 안에는 미끄럼 방지 패드 등을 깔아야 하며, 물기가 남아있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변기와 욕조 옆에는 앉을 때, 일어설 때, 이동할 때 기댈 수 있는 손잡이를 설치하는 것이 좋다.
장갑은 보온과 낙상 예방을 위한 중요한 소품이다. 손이 시려 주머니에 손을 넣게 되면 미끄러운 길에서 균형 잡기가 쉽지 않아 낙상을 당할 위험이 높아서다. 혹시 넘어지더라도 주머니에 손을 넣지 않았다면 엉덩이뼈나 척추, 얼굴 등에 큰 부상을 입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지팡이, 등산용 스틱, 장우산 등도 낙상사고 예방에 큰 도움이 된다. 지팡이는 미끄러운 빙판길에서 신체 균형을 잡아줘 낙상을 예방하고, 다리 힘을 분산시켜 허리와 무릎 통증을 줄여주는 효과가 있다. 지팡이는 끝에 고무패킹이 부착돼 있는 것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낙상사고 대처
만약 빙판길에서 낙상사고를 당했을 경우 대처도 중요하다.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벌떡 일어나 몸을 움직이면 더 큰 부상으로 이어지기 쉽다. 천천히 몸을 일으킨 다음 다친 곳을 꼼꼼하게 살펴야 한다.
심하게 넘어졌다면 통증 여부와 관계없이 병원 진료를 받는 게 좋다. 손으로 눌렀을 때 참을 수 없이 아프다면 골절을 의심하고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 골절은 아니지만 빨갛게 부어오르면 대개 관절을 둘러싸고 있는 인대와 근육 손상을 의심해야 한다. 얼음주머니를 마른 주머니에 감싸서 붓기를 감소시키고 안정을 취해야 하며, 부어오른 증상이 가라않지 않으면 즉시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아야 한다.

◇규칙적인 운동 필수
겨울철 낙상사고는 추운 날씨에 몸이 뻣뻣해져 상황에 대처하지 못하기 때문에 발생한다. 운동은 척추 주변의 혈액순환을 도와 뭉쳐진 근육 속의 피로물질을 빠르게 제거하고 근육 경직을 완화시키는 효과가 있다. 때문에 운동하는 사람들은 운동을 하지 않는 사람들에 비해 돌발상황에 빠르게 반응할 수 있어 낙상의 위험성이 낮아진다.
낙상사고 예방을 위해서는 근력과 균형감각을 키우는 간단한 운동을 꾸준히 하면 도움이 된다. 대표적인 게 허벅지와 엉덩이 근육을 단련하는 운동이다. 탁자나 의자를 짚고 서서, 한쪽 무릎을 가슴 방향으로 천천히 올린다. 이때 허리를 구부리지 않아야 한다. 이 자세를 30초간 유지한 뒤 천천히 무릎을 내린다. 반대편 무릎과 번갈아가며 매일 10~30회 정도 하는 게 좋다.
또 다른 운동법으로는 바닥에 누워 한쪽 다리를 구부려 발을 바닥에 닿게 한다. 다른 쪽 다리는 곧게 펴 일직선으로 들어 올린다. 척추를 바닥에 편안하게 닿게 하고 손을 복부 위에 올려 움직임을 느끼도록 한다. 10초간 자세를 유지하고 10회 반복하며 양다리를 번갈아 실시하면 허벅지 근육을 강화시킬 수 있다. 의자에 앉았다 일어서기를 반복하거나 뒤꿈치를 들어 올리는 등의 간단한 움직임도 근력을 강화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