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벨트 끝 부분에 곰팡이 폈으면 ‘침수차’ 의심
안전벨트 끝 부분에 곰팡이 폈으면 ‘침수차’ 의심
  • 배지영 기자
  • 승인 2016.02.05 13:14
  • 호수 5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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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차 구매 똑똑하게 하는 법
▲ 중고차 구입 시에는 예산에 맞는 차량 선택부터 실제 매물 확인, 성능점검기록부 확인, 시운전, 계약 등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사진은 중고차 매매단지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구매 예산의 80% 가격대 차량 선택… 값 터무니없다면 ‘허위 매물’
반드시 시운전 과정 거쳐 구매를… 계약서 작성 시 특약사항 명시

김주남(62)씨는 지난 몇 개월간 고심 끝에 중고차를 구입하기로 했다. 그러나 중고차에 대한 아무런 정보도 없는데다가, 주변에 도움을 받을만한 사람도 마땅치 않아 중고차 사이트를 통해 마음에 드는 매물을 찾았다. 매매업체에 전화를 한 김씨는 찾는 차량 매물이 아직 있다는 말을 들은 후 곧장 중고차 매매업체를 방문했지만 찾는 매물은 없었다. 허위매물에 낚인 것이다. 김씨는 우롱 당했다는 생각에 분함을 감출 수 없었다.
최근 경기 불황에도 불구하고 중고차를 구매하려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그러나 차량을 산다는 기쁨에 차량 상태를 꼼꼼히 확인하지 않으면 실가치보다 비싸게 사 손해를 볼 수 있으며, 사고 유무도 확인하지 않으면 안전의 위험까지 도사릴 수 있다.
중고차를 구입하기 위해서는 검색부터 실제 매물 확인과 시운전, 그리고 계약 단계까지 신경 써야 할 부분이 많다. 중고차를 구입하는 데 도움이 될 만한 주의사항 몇 가지를 소개한다.

◇차종 선택, 구매 예산 맞게 골라야
원하는 차종을 생각했다면 그 차종의 경쟁 차종, 그리고 최대 지출 가능한 가격대에 해당하는 차종까지 생각해 둔 뒤 매물을 찾아 나서는 것이 좋다. 만약 이 기준이 흐려지면 다양한 차종이 모인 중고차 매매단지에서 ‘충동구매’를 할 위험이 매우 높다.
중고차 구매비용은 차량대금 외에도 등록비용과 보험료가 따로 발생한다. 등록비용과 보험료는 연식과 차종, 개인의 보험가입경력 등에 따라 차이가 있으므로 경차를 제외한 차량을 구매하고자 할 때는 전체 예산의 80% 내외 가격에 맞춰 선택하는 것이 좋다.
소비자들은 보통 중고차 매물을 확인하기 위해 중고차 사이트를 검색한다. 하지만 여기에는 허위 매물이 간간히 섞여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허위 매물은 판매자가 판매 중인 다른 매물, 또는 판매했던 매물을 검색해보면 어느 정도 가려낼 수 있다.
우선, 매물 등록 시점과 일치하지 않는 사진(배경의 계절), 실제 매물과 동떨어진 상품설명, 사진이 없는 매물 등이 섞여 있다면 허위 매물을 의심해야 한다.
싸고 좋은 차는 없다. 차량 연식에 비해 가격이 터무니없이 낮다면 허위 매물로 의심해야 한다. 타 중고차 사이트에서 중고차 시세를 파악한 후 시세보다 20% 이상 저렴하다면 의심할 필요가 있다.

◇차량 상태 확인 필수
중고차 확인은 날씨가 맑은 오후에 외부에서 하는 것이 좋다. 실내 전시장이 있는 경우 주차공간이 비좁고 어두워서 차량의 외관이나 스크래치(기스), 기름 누유 등의 확인이 번거롭기 때문이다. 차량의 사고유무에 관련한 사항은 보험개발원 홈페이지에서 보험사고이력조회와 침수차 여부를 조회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차량구매 전 반드시 보험개발원에 들어가서 확인해 보는 것이 좋다. 하지만 전 차량 소유주가 직접 수리한 경미한 사고 같은 경우는 나타나지 않을 경우도 있으니 유의해야 한다.
기계식 계기판은 숫자배열이 균일한지, 계기판에 드라이버를 사용한 흔적이 있는지 등을 살펴봐야 한다. 전자식 계기판의 경우, 중고 계기판으로 교체하는 경우가 있으므로 연식에 비해 주행거리가 지나치게 짧다면 한 번 더 확인하는 것이 좋다.
또한 모든 유리창에는 제조연월이 정확하게 명시돼 있다. 따라서 차량등록증의 제조연월과 자동차 유리창의 제조연월이 다른 중고차는 유리창이 깨져 전체를 교환했을 정도로 큰 사고를 겪었을 가능성이 크다.
중고차는 침수 이력을 속이는 경우도 많다. 침수차는 사고차량 보다 육안으로 구별하기가 더욱 힘들다. 안전벨트 끝에 곰팡이 또는 진흙이 묻어 있거나 안전벨트 클립(안전벨트 길이 조절 장치), 시거잭 등 눈에 잘 띄지 않는 부분이 녹슬었는지 확인해야 한다.

◇성능점검 기록부 확인
성능점검 기록부 확인도 필수다. 매매업체가 매물을 허가받은 전문 업체에서 진단받은 후 구입자에게 고지하는 문서가 성능점검 기록부이다. 이 문서는 사실과 다를 시 법적으로 30일 또는 2000km 주행 이내에 보상받을 수 있는 효력이 있다. 중고차 거래 시 의무적으로 발행해야 하며, 내용 중에 ‘미세누유’, ‘정비요’ 등의 항목이 있다면 계약 전에 수리 문제를 충분히 협의한 다음 진행을 해야 한다.
시운전은 선택을 앞두고 반드시 거쳐야 할 과정이다. 시운전을 하지 않고는 원활한 작동 여부를 파악할 수 없기 때문이다. 시운전을 할 때는 초기 시동 시 엔진음, 배기음, 매연 여부 등의 변화를 눈여겨봐야 한다. 시운전과 전후 상태까지 연결해 지켜본 결과 쿨럭임 없이 매끄럽고 안정적이라면 전반적인 상태는 양호하다 판단해도 좋다.
평소보다 더디게 운전하다 보면 하체와 엔진, 그리고 변속기의 상태를 더 분명하게 느낄 수 있으며, 시운전 직후 차량의 하체(엔진 바로 아래 바닥)를 확인해 보면 각종 기름의 누유도 보다 확실히 파악할 수 있다.

◇계약서 작성 시 특약사항 명시
계약서 작성 시 사고 여부와 주행거리, 판매자가 사전에 밝힌 부분 등을 현장에서 확인하기 어려울 경우 계약서에 특약으로 명시해두면 해당 부분이 문제가 될 때 보상을 받는 데 도움이 된다. 특별히 정해진 형식은 없으며, 육하원칙에 입각해 내용을 ‘특약사항’란에 별도로 표기해야 한다.
계약 후에는 반드시 15일 내에 명의이전을 해야 한다. 15일 내에 명의 이전을 하지 않을 경우 최고 50만 원의 과태료를 내야 한다. 판매자에게 받은 자동차등록증, 매매계약서, 인감증명서와 보험가입증명서를 준비해 관할 구청이나 차량등록 사업소를 방문하는 것이 필요하다. 업체 중에는 명의이전을 대행해 주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이 있는데 이전비용을 과다하게 청구하는 경우가 있으니 이전비에 대한 영수증을 꼭 받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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