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용하기 편한 의약품 앞다퉈 출시
복용하기 편한 의약품 앞다퉈 출시
  • 배지영 기자
  • 승인 2016.03.04 10:45
  • 호수 5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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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시는 골다공증 치료제, 필름형 발기부전 치료제 등

노인 환자의 대부분이 만성질환에 시달리지만 단순히 질환으로 인한 고통에만 시달리는 것이 아니다. 복용해야 할 약이 두세 알 이상이라 약 삼키는 것 또한 여간 고통이 아니다. 그러다보니 약을 일부러 복용하지 않아 질환 악화로 이어져 복용약이 더 많아지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최근 이 같은 노인 환자들의 애로사항을 해결하기 위해 제약사들이 복용 편의성을 높인 다양한 제형의 의약품을 개발하며 차별화 전략에 나서고 있다.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정제 알약에서 벗어나 물 없이 녹여 먹는 ‘필름형’, ‘과립형’ 등의 다양한 의약품들이 출시되고 있는 것이다.

▲ 제약사들이 환자들의 의약품 복용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필름형, 과립형 등 다양한 제형의 의약품을 출시하고 있다. 사진은 지갑 등에 가볍게 휴대할 수 있는 필름형 발기부전치료제.사진=SK케미칼 제공

알약 삼키기 힘든 노인들 배려… 짜먹는 감기약도 인기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지난해 발표한 ‘2014년 제네릭 의약품 개발을 위한 생물학적동등성 시험계획’ 승인 현황 자료에 따르면, 새로운 제형 개발과 함량변경 등을 위한 생동성시험 승인 건수는 6건(2013년)에서 28건(2014년)으로 4배 이상 늘었다. 이는 제약사가 기존의 단순 의약품에서 벗어나 제형 개선 등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시도로 볼 수 있다.
이렇듯 최근 ‘약은 알약’이라는 통념이 깨지고 있다. 기존 알약 제형의 의약품들이 다양한 제형으로 변경되면서 질환의 치료와 관리에도 중요한 요인이 돼 시장 선점으로 이어지고 있어서다.

◇마시는 골다공증치료제
골다공증 치료제 시장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비스포스포네이트’ 계열의 약제는 음식물과 복용 시 약물흡수가 크게 떨어져 반드시 식사 30분 전에 복용해야 하고, 복용 후에도 약 30분간 기립자세를 유지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다. 이 때문에 복약 순응도가 떨어져 많은 환자들이 복용 시기를 놓치는 일이 많았다.
환자들의 복용법 개선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자 동국제약은 지난해 10월 국내 최초로 마시는 골다공증치료제인 ‘마시본액’을 출시했다. 마시본액은 액체로 만들었기 때문에 복용할 때 헹궈낼 정도의 물 30㎖만 마시면 된다. 특히 일정한 농도를 유지하는 균질 용액 형태로 만들어 침전물이 남을 우려도 없다. 또한 상부 위장관을 빠른 속도로 통과하므로 기존 약제의 제형 특성에 따른 자세에 대한 불편함도 감소시켰다.
안국약품은 지난 1월 골다공증치료제를 발포제 형태인 ‘비노스토 발포정’을 출시했다. 이로써 알약 형태의 골다공증치료제를 소량의 물에 녹여서 액상 형태로 마실 수 있게 됐다.
동국제약 관계자는 “골다공증 환자들은 대부분 고령층이 많아서 정제를 복용하는 데 어려움이 많다”며 “제형 변경을 통해 복용 편의성을 개선한 골다공증치료제는 골다공증 환자의 건강관리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필름형‧과립형 발기부전치료제
필름 형태로 진화한 발기부전치료제는 복약 편리성과 함께 사생활 보호를 노림수로 소비자를 저격하고 있다. 발기부전치료제는 대다수 한국 남성들이 드러내놓고 먹기 힘든 약이다. 발기부전을 고혈압처럼 당연히 치료하고 관리해야 할 만성질환으로 여기지 않고, 남성성의 상실로 받아들이는 사회 분위기 때문이다.
이에 SK케미칼은 지난 2011년 12월 세계 최초로 필름 형태의 발기부전치료제인 ‘엠빅스S’를 내놓았다. 필름형의 의약품은 물과 함께 먹는 정제형이나 분말형과 달리 얇은 필름처럼 생긴 종이를 혀에 대고 녹여서 흡수시키는 형태다. 지갑이나 주머니 등 가볍게 휴대할 수 있고 물 없이 복용할 수 있기 때문에 복용이 간편하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러한 인기에 힘입어 한미약품과 대웅제약, 한국메나리니 등도 ‘팔팔’과 ‘타오르’, ‘고든’ 등을 출시해 발기부전치료제 시장에서 필름형 의약품은 앞으로도 점차 확대될 전망이다.
안국약품은 지난해 9월 과립형 발기부전치료제인 ‘그래서’를 출시했다. 그래서는 과립형이기 때문에 입안에서 빨리 녹고 물 없이 복용 가능하며 복용 후 잔류감이 남지 않는다는 점에서 남성 환자들로부터 큰 인기를 얻고 있다. 또 물 없이 복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삼킴장애를 앓고 있는 노인환자에게 처방하기 적합하며, 스틱형으로 포장이 돼 있어 지갑 내에 보관이 가능하고 휴대가 용이하다는 장점도 있다.

◇다양한 제형의 일반감기약
감기약 시장도 진화하고 있다. 물과 함께 삼키는 경구용 제품에서 벗어나 차(茶)처럼 타마시거나 코에 직접 뿌리는 스프레이형 등 다양하게 변형된 제품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감기약은 약국에서 쉽게 접하고 자주 찾는 일반의약품이라 소비자들은 한 번 복용한 제품을 다시 구입하는 경향이 있다. 즉, 한 번 구매하면 재구매로 이어지기 때문에 알약 복용이 어려운 소비자의 복용 편의성을 개선한 제품에 대해 수요가 많아지고 있다.
여기에는 지난 2008년 한국노바티스가 내놓은 ‘차’처럼 타 마시는 가루형 감기약인 ‘테라플루’가 대표적이다. 동화약품을 통해 출시했던 테라플루의 주성분은 해열진통성분인 ‘아세트아미노펜’과 비충혈제거성분인 ‘페닐에프린’으로, 감기 증상을 완화하는데 흔히 쓰이는 성분이지만 천연레몬향 성분을 첨가해 실제 레몬차를 마시는 것과 같은 느낌을 줘 소비자들에게 환영받았다.
레킷벤키저코리아가 출시한 ‘스트렙실’은 사탕처럼 빨아먹는 트로키제제로, 독특한 제형 때문에 감기약 시장에서 출시부터 주목을 받았다. 스트렙실은 소염진통 효과를 내는 ‘플루비프로펜’이 주성분으로 초기 목감기, 인후염에 효과를 보이는 제품이다. 사탕처럼 빨아먹는 트로키제제 특성 상 복용의 거부감을 줄이기 위해 오렌지맛과 허니레몬맛 두 가지를 출시했는데 참신한 광고와 복용의 편리성이 더해져 인기를 끌고 있다.
최근 주목받는 감기약은 짜 먹는 형태의 제품이다. 대원제약이 지난해 출시한 ‘콜대원’은 바쁜 현대인들의 생활습관을 고려해 한 포씩 들고 다닐 수 있도록 스틱형 파우치 형태의 포장을 선택했다. 파우치 안에는 물 없이도 복용할 수 있는 시럽제가 들어 있어 언제 어디서든 손쉽게 복용할 수 있어 복용편의성이 높다. 액상 타입으로 효과가 빠른 것도 장점이다.
분무제 형태의 감기약도 요즘 한참 유행이다. 대표적인 품목이 한국다케다제약의 ‘화이투벤 나잘스프레이’와 먼디파마의 ‘베타딘 인후스프레이’이다. 화이투벤 나잘스프레이는 2분 이내에 빠르게 코 막힘 증상을 개선하고 10~12시간의 긴 지속효과를, 베타딘 인후스프레이는 인후염 원인까지 치료하고 사용 시 청량감을 준다.
대원제약 관계자는 “약이라는 것은 순응도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적절한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며 “환자 개인의 특성에 따라 적절한 제형을 선택해 처방받아 복용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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