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태양의 후예’ 30여 개국에 판권 수출… ‘제2의 겨울연가’ 될까
드라마 ‘태양의 후예’ 30여 개국에 판권 수출… ‘제2의 겨울연가’ 될까
  • 배지영 기자
  • 승인 2016.03.25 13:55
  • 호수 5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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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24일 첫 방송을 시작으로 매 회 자체 시청률 기록을 갱신하고 있는 KBS 드라마 ‘태양의 후예’가 수목드라마의 정상자리를 차지하며 엄청난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이미 3월 23일 방송된 9회의 시청률이 전국 30.4%, 수도권 31%를 기록하며, 지난 2014년 인기리에 방영된 SBS ‘별에서 온 그대’의 최고 시청률(28.1%)도 넘어섰다.
‘태양의 후예’는 가상의 재난 지역인 ‘우르크’에 파병된 젊은 군인과 군의관들의 희생, 절박한 상황에서 조금씩 서로를 배려해가며 가까워지는 주인공들의 사랑을 그린 드라마이다.
‘태양의 후예’는 시청률뿐만 아니라 신드롬에 가까운 열풍을 이끌며 한류의 불을 새롭게 지피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더 주목할 만하다. 특히 한국과 동시에 방송되고 있는 중국의 열기가 가장 뜨겁다. 이는 동시방영이라는 큰 부담감에도 불구하고 태양의 후예만의 탄탄한 구성, 주인공들의 이미지, 그리고 대중무역에 활발한 업체들과의 마케팅 협업이 성공을 이뤄냈다는 평이다.
중국 외에도 전 세계적으로 ‘태양의 후예’에 대한 관심이 뜨거워지면서 미국과 유럽, 사우디, 이란 등 27개국에 판권도 수출됐다. 판권이 팔린 국가는 중국과 일본을 비롯해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독일, 루마니아, 스웨덴, 스페인, 폴란드, 벨기에, 네덜란드, 러시아, 오스트리아, 핀란드, 터키,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이란, 대만, 홍콩, 필리핀, 미얀마, 베트남, 캄보디아, 미국, 싱가포르에 달한다. 미주지역에는 세계 30여개 언어의 자막이 달린 버전으로 서비스되고 있다. 앞으로도 수출계약이 추가로 이어지고 있어 수출 국가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이같은 성과는 ‘태양의 후예’가 아직 방송 중이라는 점에서 매우 고무적으로 평가되고 있다. 대개의 드라마는 방송 이후 오랜 기간을 두고 서서히 판권이 팔리는데 ‘태양의 후예’는 현재 9회까지밖에 방송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미 30개국에 가까운 나라에 판매됐고 계속 수출 상담까지 진행 중에 있기 때문이다. 이는 사전제작을 통해 이미 전체 작품이 완성됐다는 점과 중국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는 점이 수출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게 했다는 분석이다.
게다가 드라마의 영향으로 화장품, 의류, 음원, 관광 등 다양한 분야에서까지 부가가치가 창출되고 있다. 극중 송혜교가 사용하는 BB쿠션, 립스틱 등 뷰티 제품을 사려는 역직구족이 늘어났으며, 송중기가 입고 등장한 니트 역시 불티나게 팔려나가 드라마 콘텐츠뿐만 아니라 한국의 뷰티·패션 상품 또한 주목받고 있다.
인터넷쇼핑몰 11번가에 따르면, 배우 송중기가 극중에서 입고 나온 니트는 80만원에 이르는 고가의 상품인데도 불구하고 단기간에 매진됐으며, 송혜교가 사용한 BB쿠션과 립스틱은 최근 1주일간 매출이 전월 같은 기간 대비 10배 이상 늘었다.
이같은 인기에 힘입어 경기관광공사는 경기도 내 ‘태양의 후예’ 촬영지인 파주 DMZ 캠프그리브스 체험관을 중국의 주요 여행사에 적극 홍보해 관광 상품 개발을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또 다른 촬영지로 알려진 태백시 소재 세트장과 드라마 속 주요배경이 된 한보탄광의 채광터, 폐석 처리장터 등에 대한 문의도 쇄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태백시도 이러한 열기를 이어 받아 문화체육관광부, 한국관광공사 등 중앙부처 및 강원도와 함께 여행 상품 구상을 추진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 또한 하나의 문화 콘텐츠가 경제적, 문화적 가치를 낳을 뿐만 아니라 관광활성화에도 기여했다는 점에서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박 대통령은 지난 3월 21일 수석비서관회의에서 “‘태양의 후예’로 우리나라의 문화를 세계에 알릴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한국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게 해 해외관광객 유치에도 기여했다”며 “젊은이들에게 애국심을 고취하고 국가관을 확립하는 데에도 교육적인 효과가 있다”고 극찬했다.
현재 ‘태양의 후예’는 문화 콘텐츠 수출이라는 성과뿐만 아니라 같이 참여한 한국 제품들의 위상까지 높여주는 역할을 하며 드라마가 어떻게 해외에서 성공할 수 있는 지 좋은 사례를 남겼다.
지난 2002년된 방영된 ‘겨울연가’는 한국 콘텐츠에 관심 없던 일본 대중들을 오로지 작품의 힘만으로 사로잡았다. ‘제2의 겨울연가’에 대한 기대가 지금 ‘태양의 후예’에 쏠려있다. 이번 기회를 발판 삼아 앞으로 한국의 드라마가 다시 몰고 올 한류의 순풍을 기대해도 좋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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