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거리에 놀거리까지… 젊은이들 몰리는 전통시장
먹거리에 놀거리까지… 젊은이들 몰리는 전통시장
  • 배지영 기자
  • 승인 2016.04.01 13:56
  • 호수 5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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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 팔고 그리움 사는’ 전국 전통시장 탐방
▲ 최근 청년 장사꾼들이 유입되면서 전통시장이 젊은이들의 새로운 관광지로 부상하고 있다. 사진은 경주 성동시장 생선 골목의 모습. 사진=한국관광공사 제공

할머니골목으로 유명 ‘광주 말바우시장’… 기차역 앞이라 접근 편해 ‘온양 온천시장’
먹음직스러운 뷔페골목 ‘경주 성동시장’… 젊은 상인의 넘치는 활기 ‘전주 청년몰’

상인들의 호객 소리와 가격을 흥정하는 손님들로 활기가 넘치는 전통시장은 서민의 정취와 애환을 눈과 입으로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다.
특히 물건을 사고파는 손님과 상인 사이의 묘한 유대감 형성과 더불어 푸근한 인심 으로 발걸음을 떼기 힘들 정도다.
현재 전통시장은 장기적인 경기 침체와 백화점‧대형마트·기업형 슈퍼마켓의 증가, 유통환경의 변화 등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사라져가는 것들을 아쉬워하며 더 큰 꿈을 택한 청년 장사꾼들이 속속 시장으로 들어오면서 긍정적인 변화가 이어지고 있다. 정과 먹거리, 놀거리가 넘치는 전국의 전통시장 몇 곳을 선정해 소개한다.

◇광주 ‘말바우시장’
광주시 북구 우산동에 자리한 말바우시장은 광주의 대표적인 전통시장이다. 매월 끝자리 2, 4, 7, 9일에 장이 선다. 장날에는 평균 2만 명이 찾을 정도로 인기가 많다.
마트에서 결코 기대할 수 없는 가격과 신선함, 재미를 시장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장날 문을 여는 노점이 800개가 넘어 장날이면 그야말로 북새통이다.
‘말바우’라는 정감 넘치는 이름에는 두 가지 유래가 있다. 아이들이 말타기 하던 바위가 있었기 때문이라는 설과 조선 시대 김덕령 장군의 용맹한 말 발자국이 새겨진 바위가 있었기 때문이라는 설이다. 바우는 바위의 사투리다. 도로를 넓히면서 바위는 사라졌지만, 말바우시장은 광주 시민의 사랑을 받으며 성장해왔다.
말바우시장의 명물은 ‘할머니 골목’이다. 광주 인근의 구례와 순창, 곡성과 담양 등지에서 첫차를 타고 올라와 직접 키운 채소를 파는 할머니들이 시멘트벽 사이 좁은 골목에 옹기종기 앉아 신선한 채소와 나물을 파는 덕에 ‘할머니 골목’이란 이름을 얻었다. 광주시청 관광진흥과(062-613-3633)

◇아산 ‘온양온천시장’
충남 아산 온양온천시장이 매력적인 건 기차를 타고 쉽게 다녀올 수 있어서다. 수도권 전철을 타고 장항선 온양온천역에서 내려 큰길 하나만 건너면 곧바로 북적거리는 시장이 있다. 승용차 없이도 가족끼리 얼굴을 맞대고 두런두런 이야기하며 편하게 다녀올 수 있다.
온양온천시장은 왕이 휴양 차 다녀가는 행궁에 식재료를 공급하던 곳이다. 1950년대부터 5일장이 섰으며, 옛 장터에서 온천동으로 이전해 온양온천시장으로 명맥을 이어 오고 있다. 장날은 매월 끝자리 4, 9일이다.
500여개 점포가 테마에 따라 쭉 늘어서있는데, 시장은 ‘맛내는 거리’, ‘멋내는 거리’, ‘샘솟는 거리’로 나뉜다. 맛내는 거리에는 각종 분식집 외에 주전부리를 파는 가게가 들어서 있으며, 어물전과 채소 가게가 모여 있다. 온양온천시장의 명물인 칼국수도 이곳에서 맛볼 수 있다.
멋내는 거리는 각종 브랜드 매장이 들어서 있기 때문에 젊은이들이 즐겨 찾는 번화가로도 인기가 높다. 샘솟는 거리에는 옷 가게, 포목점 등 다양한 상점이 있다. 온양온천역 관광안내소(041-540-2517)

◇경주 ‘성동시장’
경주를 대표하는 시장은 성동시장이다. 경주역에서 건널목을 건너면 바로 시장이라, 경주 시민은 물론 여행객도 많이 찾는다. 장날은 매월 끝자리 2, 7일이다. 원래 성동시장은 시내 중심가에 자리한 명동의류공판장 자리에 있었다. 의류나 공구, 간단한 먹거리 등 저렴한 물건만 팔아서 염매 시장으로 불렸다.
성동시장이 지금의 자리로 옮긴 때는 1971년이다. 현재 약 1만3200㎡(4000평)에 달하는 경주 최고의 시장으로 꼽히며 먹자골목과 생선골목, 폐백음식 골목, 채소 골목, 의류 골목 등에 600여 개 상점이 입점해 있고, 상인도 800명에 이른다.
시장에 들어서면 제일 먼저 떡집 골목이 보인다. 인절미, 송편, 수수팥떡, 절편 등 갓 만든 떡이 쌓여 있다. 떡집 골목을 지나면 생선 골목이다. 어물전마다 조기, 갈치, 고등어, 문어, 오징어 등 동해안에서 잡히는 각종 어류가 진열돼 있다.
뷔페 골목은 성동시장 먹자골목을 대표하는 명소다. 경주 사람들은 이곳을 ‘합동식당’이라고 부른다. 6㎡(2평)도 안 되는 식당 10여 곳이 다닥다닥 붙어 있다. 기다란 테이블에는 콩나물무침, 두부조림, 버섯볶음, 동그랑땡, 달걀말이, 불고기 등 20가지가 넘는 반찬이 수북하게 쌓여있으며, 단돈 5000원에 무한리필로 맛볼 수 있다. 경주시청 관광컨벤션과(054-779-6078)

◇전주 ‘남부시장’
전주한옥마을은 전주 여행자의 첫 번째 목적지다. 전동성당과 경기전 등 이름만으로도 여행자를 설레게 하는 공간이면서 볼거리와 먹거리, 구석구석 숨어 있는 전시관과 쉼터가 발길을 붙잡기 때문이다. 요즘은 남부시장의 청년몰과 야시장이 관광지로 각광을 받고 있다. 남부시장은 상설시장으로 운영되고 있다.
청년몰은 2011년 문화체육관광부의 ‘문화를 통한 전통시장 활성화 시범사업’으로 시작됐다.
청년몰 32개 상점은 저마다 개성이 가득한데 젊은 작가들이 직접 만들어 판매하는 작가 공방, 직접 수입한 물건을 판매하는 상점, 인생 경험을 나누는 상담소, 세계 각국의 음식을 내는 맛집, 잠시 고단한 몸과 마음을 쉬는 찻집과 카페 등이 있다.
매주 금·토요일 오후 6시에는 야시장도 열린다. 이때 다양한 음식과 수공예품을 파는 작은 이동 판매대 35개가 모여드는데, 불곱창, 갈비모듬 등 소문난 몇몇 판매대에는 구매 고객이 장사진을 치기도 한다. 경기전 관광안내소(063-287-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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