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현대사와 함께한 공원… 시니어들의 쉼터로
한국 현대사와 함께한 공원… 시니어들의 쉼터로
  • 이상연, 이영조 기자
  • 승인 2016.04.15 14:44
  • 호수 5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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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에도 탑골공원이 있다 <2> 인천 중구 ‘자유공원’
▲ 인천 숭의동 자유공원은 하루 300명 가까운 고령자들이 다녀가는 지역의 대표적인 시니어 쉼터다. 사진은 공원 중심에 세워진 맥아더 장군 동상 부근의 전경.

공원 이름 세 번 바뀌어… 맥아더 동상 세워지며 현재 명칭으로
시민헌장비 등 기념물 산재, 공원 아래엔 차이나타운 등 관광지도

인천 중구 숭의동 응봉산엔 국내 최초의 서구식 공원 ‘자유공원’이 있다. 1888년 만들어진 이 공원은 인천 개항기를 거쳐 일제강점기, 해방기, 한국전쟁 전후에 이르는 한국 현대사의 흐름이 반영돼 역사적 가치가 높은 곳이다.
하지만 지역 주민들에겐 시니어들의 쉼터로 더욱 유명하다. 울창한 숲이 뿜어내는 맑은 공기와 잘 닦여진 산책로를 애용하는 고령자는 하루 200~300명, 주말엔 600여명에 이른다.
자유공원이 자리한 응봉산은 인천행 지하철 1호선 종착역인 인천역에서 내리면 바로 보인다. 산 능선을 따라 조성된 차이나타운을 거쳐 올라가면 공원이 모습을 드러낸다.
일부 고령자들은 이 공원을 ‘만국공원’으로 부르기도 한다. 이는 공원 명칭이 수차례 변경된 역사 때문이다.
공원 개장 당시엔 외국인 거류민단이 공원을 관리 운영해 ‘각국공원’(各國公園)으로 불렸다. 이후 일제강점기엔 서쪽의 공원이라는 뜻의 ‘서공원’, 해방 후엔 ‘만국공원’으로 개칭됐다. 그러다 인천상륙작전을 성공한 맥아더 장군의 업적을 기리는 동상이 1957년에 세워지며 ‘자유공원’으로 명명됐다.
공원 정상에 세워진 맥아더 장군 동상은 현재 공원의 대표적인 상징물이 됐다. 그 옆엔 1982년 건립된 ‘한미수교 100주년 기념탑’도 놓였다.
두 기념물을 등지고 서면 시가지는 물론 멀리 인천항부터 앞바다까지 훤히 내려다보인다. 이곳에서 바라본 인천항의 야경은 연인들의 데이트코스로도 각광받는다.
매일 공원을 찾는다는 한 어르신은 “공원 정상에선 외항을 둘러싼 월미도, 작약도, 영종도, 팔미도 등 섬들과 문학산, 청량산도 한눈에 들어온다”고 설명했다. 공원 내부엔 1965년 제1회 인천시민의 날 당시 공포된 ‘시민의 다짐’이 새겨진 ‘시민헌장비’, 신석기시대의 지석(고인돌 중 덮개를 받치고 있는 돌), 시립박물관 등도 자리했다. 인천항 개항 당시 각국 사람들의 사교장이던 ‘제물포구락부’ 등 근대 건축물도 보인다.
공원 바로 밑엔 지역을 대표하는 관광지 차이나타운이 들어섰다. 일제강점기 이후 중국 화교들이 정착하면서 생긴 ‘중국인 촌’이다. 중국 전통의상 ‘치파오’를 입은 화교 상인을 비롯해 최근 복원된 중국식 근대건축물, 중국을 상징하는 붉은색의 간판과 홍등 등을 만날 수 있다.
현재 20여개의 중식당과 한약재상 등이 거리를 가득 매웠다. 대표 음식은 짜장면‧공갈빵‧월병 등이다. 어르신들이 선호하는 짜장면 가격은 2000~8000원 선으로 가게마다 차이가 큰 편이다.
차이나타운에서 차로 5분 떨어진 신포동엔 인천에서 가장 오래된 재래시장 ‘신포국제시장’이 위치했다. 인천 개항 후 형성된 전통시장으로 싼 값은 물론 반찬거리, 수산물, 의류 등을 판매하는 골목 들이 구획별로 잘 정리돼 있어 중노년층 손님이 자주 찾는 곳이다. 특히 전국 3대 닭강정으로 불리는 ‘신포닭강정’은 어르신들은 물론 외국인 관광객에도 인기인 먹거리다.
자유공원을 중심으로 차이나타운 반대쪽 능선을 따라선 ‘송월동 동화마을’이 조성돼 있다. 오래된 집들의 벽이 알록달록한 벽화들로 가득 채워진 이곳은 최근 인천 여행의 핫플레이스로 떠올랐다. 나날이 발전한 차이나타운과 달리 외국인과 젊은 세대가 빠져나가버린 송월동은 ‘달동네’화 됐는데, 이후 구도심 정비와 마을활성화 작업에 의해 2013년 현재의 모습으로 재탄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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