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못할 고민’ 요실금, 약물 복용만으로 개선 효과
‘말 못할 고민’ 요실금, 약물 복용만으로 개선 효과
  • 배지영 기자
  • 승인 2016.04.29 14:03
  • 호수 5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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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실금 증상과 치료법
▲ 복압성 요실금 배에 힘 들어갈 때 ‘찔끔’… 절박성 요실금 소변이 금세 마려운 증상 배뇨간격 조금씩 연장하며 소변 참는 훈련… 항문 조이고 풀어주는 ‘케겔운동’ 효과적

복압성 요실금 배에 힘 들어갈 때 ‘찔끔’… 절박성 요실금 소변이 금세 마려운 증상
배뇨간격 조금씩 연장하며 소변 참는 훈련… 항문 조이고 풀어주는 ‘케겔운동’ 효과적

주부 박연자(62) 씨는 시도 때도 없이 흐르는 소변 때문에 난처한 경우가 한두 번이 아니다. 외출할 때는 성인용 패드를 착용하고, 소변을 참지 않도록 노력하지만 뜻하지 않은 얼룩이나 냄새 때문에 얼굴을 붉힌 적이 많기 때문이다. 활동적이었던 성격도 많이 어두워졌고, 아예 외출을 하지 않는 날도 점점 많아졌다. 박씨는 “부끄럽고 난처한 경험을 하면서 집안에만 틀어박혀 지내는 일이 많아졌다”면서 “이러다 우울증이 오는 건 아닌지 걱정스럽다”고 푸념했다.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새는 소변 때문에 말 못할 고민에 빠진 이들이 적지 않다. 요실금이란 원하지 않는 시기에 소변이 의도하지 않게 새는 것을 말하는데 이는 외출이나 운동 등 일상생활을 하는데 지장을 준다.
대한배뇨장애요실금학회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성인 여성 1303명 중 41.2%에서 요실금이 관찰됐다. 이처럼 요실금은 흔한 질환이긴 하지만 생명을 위협하는 질환이 아니므로 요실금이 있다고 해서 모두 치료를 받을 필요는 없다. 그러나 요실금으로 인해 사회생활을 하는데 제약을 받고 대인관계를 회피할 정도라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요실금을 속히 치료함으로써 만족스러운 삶을 회복하는 게 중요하다.

원인에 따라 요실금 종류 달라
요실금은 소변이 샌다는 의미에서는 모두 같은 단어를 쓰지만 종류에 따라 원인과 치료가 다르다. 요실금은 크게 복압성 요실금, 절박성 요실금, 그리고 두 가지가 혼재하는 혼합성 요실금 등 3가지로 나뉜다.
복압성 요실금은 배에 힘이 들어갈 때 소변이 새는 경우로 여성 요실금의 대부분을 차지하며, 전체 요실금의 40~60%를 차지할 정도로 흔하다. 분만 후 또는 노화로 골반근육이 약화돼 기침이나 재채기, 줄넘기 등과 같이 복압이 증가할 때 방광과 요도를 충분히 지지해주지 못하거나 소변이 새지 않게 막아주는 요도괄약근이 약해져서 발생한다. 심하면 앉거나 누웠다가 일어설 때 소변이 새는 경우도 있다. 다산을 했거나 무거운 물건을 자주 드는 사람, 비만한 사람에서 잘 발생한다.
절박성 요실금은 방광 안에 소변이 조금만 차도 방광이 제멋대로 수축해 소변이 새는 것으로, 소변이 자주 마려운 증상과 잘 동반된다. 절박성 요실금이 있는 경우 소변이 몹시 급해 빨리 화장실에 가지 않으면 소변이 새서 속옷을 적시거나 화장실에서 속옷을 내리기도 전에 소변이 새어 속옷을 적시는 것을 주로 경험하게 된다. 많은 원인이 있지만 과민성 방광을 앓고 있는 사람에서 흔히 나타나며, 고령층에서는 30~50% 이상에서 발생할 정도로 빈도가 매우 높다.
두 경우가 한꺼번에 나타나는 ‘혼합성 요실금’도 있다. 복압성 요실금 환자의 약 30%는 절박성 요실금을 동시에 가지고 있으며, 자주 새는 소변 때문에 요로감염이나 질 감염, 변비 등의 원인이 된다.

지속적인 약물 치료·방광훈련 필요
요실금의 치료방법은 약물 치료와 방광훈련 치료, 골반 근육 강화 운동과 수술 치료 등이 있다. 약물치료는 대부분의 요실금에서 개선 혹은 완치에 이르는 효과를 보인다. 단, 심한 복압성 요실금인 경우는 약제를 복용하더라도 좋은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우며 복압성 요실금 환자가 약제 복용으로 개선이 됐다 하더라도 약제 복용 중단 후 증상이 다시 나타나는 경향이 있으므로 지속적인 케겔운동요법과 함께 약제치료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절박성 요실금은 방광 근육의 긴장을 풀어주는 약물치료만으로도 만족스럽게 치료가 되며 입이 마르거나 변비가 유발되는 부작용이 있지만 최근에는 개선된 약제가 많고 다양한 약제의 조합으로 이러한 부작용을 극복할 수 있다.
배재현 고대안산병원 비뇨기과 교수는 “간혹 ‘한두 달 정도 약을 먹으면 완치가 되느냐?’고 묻는 환자들이 있다”면서 “과민성 방광, 절박성 요실금 등은 방광의 노화에 의해 발생하는 것으로서 감기처럼 단기간의 약제로 나을 수 있는 병이 아니므로 고혈압, 당뇨병처럼 지속적으로 약물을 복용하면서 조절해야 한다”고 말했다.
방광 훈련도 중요하다. 일정한 간격을 두고 소변을 보게 하는 방광 훈련은 절박성 요실금 치료에 효과적이다. 배뇨간격이 1시간이라면 처음 1시간에서 1주일 단위로 배뇨간격을 30분씩 4시간까지 연장한다. 훈련 중에는 절박감을 느끼더라도 예정된 배뇨시간까지 참아야 한다. 이밖에도 배뇨를 한 후 다시 배뇨를 하여 남아 있는 잔뇨가 다 배출될 수 있게 해 요실금이 생기지 않도록 하는 방법도 있다.
케겔운동(골반 근육 강화운동)도 치료의 한 방법이다. 골반 근육을 강화하면 골반 근육이 튼튼해져 아래로 처진 방광과 요도가 제자리로 회복돼 요실금을 예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외출 시 성인용 패드 착용을
부득이하게 외출을 해야 할 경우에는 성인용 패드를 착용하는 것이 좋다. 특히 요실금 전용으로 나온 패드는 일반 패드 보다 더 얇고 흡수력이 뛰어나다. 또한 속옷을 입은 것 같은 착용감을 주며, 겉으로도 표시가 나지 않아 민망함을 감출 수 있다. 패드를 착용하면 등산이나 자전거타기 등 운동을 해도 소변이 샐까봐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이같은 비수술적 요법으로도 완치가 되지 않을 경우에는 수술적 요법을 시행해야 한다. 요실금 수술은 불과 십여 년 전까지만 해도 개복을 해서 방광 경부를 골반지지 조직에 고정하는 수술법이 일반적이었지만 최근에는 의료용 테이프를 요도 아래에 설치함으로써 요도의 처짐을 막아주는 수술이 각광을 받고 있다. 수술 성공률도 90%에 이르며, 절개를 최소화하기 때문에 환자가 바로 일상생활에 복귀할 수 있다.
배 교수는 “요실금 수술은 20분 이내의 짧은 시간 안에 수술을 마칠 수 있으며, 수술 후 바로 효과를 얻을 수 있다”며 “방광을 자극할 수 있는 알코올, 커피, 차, 초콜릿, 꿀, 설탕 등의 섭취도 제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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