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모, 유전 탓으로 포기 말고 약물치료 하면 효과
탈모, 유전 탓으로 포기 말고 약물치료 하면 효과
  • 배지영 기자
  • 승인 2016.05.09 10:33
  • 호수 5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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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모의 증상과 치료법
▲ 탈모 치료는 탈모 유형에 대한 정확한 진단에 따라 약물치료나 모발 이식 수술 등을 하게 된다. 사진은 모발 이식 수술을 하고 있는 의료진의 모습.

남성형, 모발 가늘어지며 이마선 후퇴… 여성형 탈모는 정수리 부분서 시작
탈모용 샴푸 등 의학적 효과 입증 안돼… 먹는 약, 임상시험서 90% 이상 효과

주부 유미혜(54) 씨는 몇년 전부터 정수리 부분의 머리카락이 가늘어지더니 최근에는 제법 많은 양의 머리카락이 빠지기 시작했다. 점점 심해지고 있는 탈모에 유씨는 주변 사람들로부터 탈모 예방에 효과가 있다는 샴푸와 각종 건강기능식품을 소개 받았고, 6개월간 사용을 했다. 그러나 빠지는 머리카락 수는 오히려 더 늘어나기만 했다. 뒤늦게 병원을 찾은 유씨는 ‘여성형 탈모’라는 진단을 받고 약물치료를 시작해 호전을 보였다.
많은 이들이 탈모로 인해 고통을 받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 5년간 탈모로 진료 받은 인원은 18만 명(2009년)에서 21만 명(2013년)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잠재 환자 수까지 추산하면 현재 1000만 명에 이를 정도다.
탈모는 정상적으로 모발이 존재해야 할 부위에서 모발이 빠지거나 점점 줄어드는 증상을 일컫는다. 원인과 증상에 따라 남성형 탈모, 여성형 탈모, 원형 탈모 등으로 나뉘는데, 탈모 인구의 70∼80%가 남성형 탈모를 가지고 있다.

◇남성형·여성형 등 종류 다양
남성형 탈모는 정수리나 이마의 M자 부위에서 시작해 모발이 점차 가늘어지며 이마선이 점점 뒤로 후퇴하거나 두피가 훤히 들여다보이는 증상을 나타낸다. 남성형 탈모는 유전 또는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이 ‘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DHT)으로 변환되면서 모낭을 공격해 발생한다.
여성형 탈모는 남성형 탈모와 비교해 이마 위의 모발선은 유지되면서 머리 중심부의 모발이 가늘어지고 머리숱이 적어지는 특징을 가진다. 무리한 다이어트나 출산, 갑상선기능저하 등 외부의 영향을 받아 발생하며 탈모의 정도가 약해 남성형 탈모에서처럼 이마가 벗겨지고 완전한 대머리가 되는 경우는 드물다.
원형 탈모증은 다양한 크기의 원형 또는 타원형의 탈모반(모발이 소실되어 점처럼 보이는 것)이 발생하는 것이 특징이다. 주로 머리에 발생하지만 드물게 수염, 눈썹이나 속눈썹에도 생길 수 있으며 증상 부위가 확대되면서 큰 탈모반이 형성되기도 한다.
탈모는 이처럼 원인과 증상이 제각각이기 때문에 환자가 자신의 상태를 정확히 판단하기란 어렵다. 그러므로 탈모가 의심되면 우선 피부과를 방문해 본인의 탈모 유형과 상태를 정확하게 진단받아야 한다. 그러나 대다수는 탈모를 질환으로 보지 않아 병원을 찾지 않는 경향이 있다. 이 같은 결과는 국민인식 조사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대한모발학회가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1월까지 강동경희대병원과 성바오로병원을 방문한 10세 이상~70세 미만 남녀 1021명을 대상으로 탈모에 대한 인식과 행동 패턴을 조사한 결과, 탈모증 진단 시 10명 중 5명은 가족·친구 등 지인의 의견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탈모증상이 의심되지만 병원을 찾지 않은 가장 큰 이유로는 ‘병원에 갈 정도의 탈모증이 아니라고 스스로 낙관적으로 판단해서’(46%)였다. 이어 △병·의원의 탈모증 치료에 의구심을 갖거나(18%) △병·의원 치료는 효과가 없어서(13%) △치료비용이 비싼 것(10%) 등도 의학적 치료를 방해하는 요인이었다.

◇치료 보다는 민간요법에 의존
이에 탈모 치료보다는 일상생활 속에서 샴푸‧토닉 등 화장품류, 의약외품 사용으로 탈모에 대응하는 경우(46%)가 가장 많았다. 이 밖에도 병·의원 치료(36%), 관리실·미용실 등의 방문 관리(5%), 한의원 방문 관리(4%), 탈모에 좋은 음식 섭취(4%) 등 순으로 조사됐다.
심우영 강동경희대병원 피부과 교수(대한모발학회 회장)는 “탈모증 환자가 증가하고 있지만 정작 환자들은 탈모증이 질환이라는 인식을 하지 못하고 있다”며 “의학적 치료법이 아닌 화장품이나 두피관리실 등에 의지하며 많은 환자들이 경제적·정신적 손실을 입고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탈모를 예방할 방법은 없을까. 유전자 검사를 통해 미리 탈모 가능성을 판단하려는 시도는 있지만 아직까지 정확도가 떨어진다. 검은콩 섭취가 탈모 예방에 효과적이라는 얘기 역시 특별히 입증된 것은 아니라는 게 전문가 의견이다.

◇먹거나 바르는 약으로 치료
탈모 치료의 기본은 약물 치료이다. 현재 탈모 치료제로 인정받은 것은 경구용 복용약인 ‘아보다트’와 ‘프로페시아’, 바르는 약인 ‘미녹시딜’ 등이 있다. ‘아보다트’와 ‘프로페시아’ 등의 피나스테리드 제제는 탈모의 주범인 DHT의 농도를 낮춰준다. 하루 한 알 복용하는 이 약은 임상시험에서 90% 이상이 탈모 진행이 멈추거나 새 모발이 자라나는 효과를 보이기도 했다. ‘미녹시딜’은 두피에 도포 하는 치료제로 ‘프로페시아’와 함께 사용하면 상당한 치료 효과를 볼 수 있다.
탈모가 이미 상당히 진행된 경우에는 머리 뒷부분의 모발을 탈모 부위에 옮겨 심는 모발 이식 수술을 진행한다. 모발 이식을 할 때는 한 번에 약 3000개 정도의 모발을 심는다.
심 교수는 “서양은 우리보다 탈모 유병률이 더 높다. 그 말은 곧 우리 전통식이 탈모 예방에 어느 정도 도움이 된다는 뜻”이라며 “모발 이식 수술 후에도 전통식 위주로 식사를 하는 것이 모발을 건강하게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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