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이 타는 듯한 통증 계속되면 ‘역류성 식도염’
가슴이 타는 듯한 통증 계속되면 ‘역류성 식도염’
  • 배지영 기자
  • 승인 2016.05.13 14:06
  • 호수 5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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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류성 식도염 증상과 예방법

육류‧인스턴트식품 과다 섭취 등이 원인… 가슴 쓰림과 위액 역류 증상 호소
식도가 굳어지며 식도암으로 발전 위험… 식후 3시간 이내 눕지 않는 게 좋아

김현호(58) 씨는 최근 퇴직 후 습관처럼 이어지는 과음과 과식 탓에 속이 쓰리는 현상이 반복되면서 술 마시는 것이 겁나기 시작했다. 김씨는 “처음에는 숙취이겠거니 속쓰림 현상을 대수롭지 않게 방치했는데 언제부턴가 이러한 가슴 쓰림과 통증이 더욱 심해지고 심지어는 식사를 한 뒤에 씁쓰름한 신물이 역류하는 경우도 있었다”며 증상을 토로했다. 결국 통증을 참다못한 김씨는 병원을 찾았고, ‘역류성 식도염’ 진단이 나와 약물치료를 받고 있다.
역류성 식도염은 위액을 포함한 위 내용물이 식도로 넘어옴으로 인해 식도 점막이 헐고 염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역류성 식도염 환자들은 속이 불타는 듯 쓰라린 증상을 호소한다. 심해지면 음식을 삼키기 힘들거나 구토, 만성기침, 쉰 목소리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역류성 식도염 등 위식도역류질환은 한국인에게 흔한 편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지난 2008년부터 2013년까지 ‘위식도역류질환’에 대해 분석한 결과, 진료인원은 199만 명(2008년)에서 336만 명(2013년)으로 69%나 증가했다.
이처럼 역류성 식도염이 증가하는 이유는 육류 섭취 증가, 인스턴트식품 섭취 등 식생활의 변화가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고지방 식품과 초콜릿, 사탕, 탄산음료, 가공주스, 커피 등의 인스턴트식품은 고열량인 데다 위산 분비까지 자극하기 때문이다. 심지어 한국인이 즐겨먹는 김치, 고추, 된장, 양파도 역류성 식도염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 식생활이 서구식으로 변화하면서 역류성 식도염 환자가 증가하고 있다. 역류성 식도염이 생기면 가슴쓰림, 흉통, 후두염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그림=대한의학회

◇가슴 쓰리고 신물 역류해
역류성 식도염의 증상은 전형적인 증상과 비전형적인 증상으로 나뉠 수 있다. 전형적인 증상은 가슴 쓰림과 역류증상이다. 가슴 쓰림은 가슴뼈 뒤쪽 부분이 타는 듯한 통증을 말하며 통상 식후 30분에서 2시간 사이에 나타나 10분 정도 지속된다. 주로 가슴이나 명치가 따갑거나 쓰리며, 명치 아래에 고춧가루를 뿌려놓은 것처럼 화끈거린다.
역류증상은 위액이나 위 내용물이 인두(식도와 후두 사이)로 역류하는 현상으로, ‘목구멍이나 입으로 신물이나 쓴물이 올라온다’거나 ‘쓰린 증상이 명치끝에서 시작해 위로 올라간다’는 등의 표현을 하는 경우가 많다.
비전형적인 증상은 음식을 삼킬 때 걸리거나 잘 내려가지 않으며 만성적으로 목이 간질간질하거나 목소리를 맑게 하기 위해 헛기침을 하는 것 등이다. 또한 목이 자주 쉬기도 한다.
역류성 식도염은 재발이 잦고 만성화되기 쉽기 때문에 제대로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식도협착증, 출혈과 같은 합병증을 일으키고 식도궤양 또는 바렛식도를 거쳐 식도암으로 변화될 가능성이 크다.
바렛식도는 쉽게 말해 식도에 굳은살이 박혀 조직의 성질이 변하고 식도가 좁아지는 현상으로, 연간 0.5%씩 암 조직으로 변한다. 이는 정상인에 비해 30~100배 정도 식도암 발생 위험성이 높음을 의미한다.
권계숙 인하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식도 점막에 염증이 반복적으로 생기다보면 점막이 염증에 잘 견디는 조직으로 바뀌게 되는데 이것이 바렛식도”라며 “바렛식도는 아직까지 국내에선 유병률이 그리 높지 않지만 기름진 음식과 인스턴트식품 등을 과다 섭취하는 서구식 식습관이 자리잡으면서 점차 늘어나고 있다”고 경고했다.

◇위산분비억제제 복용해 치료를
역류성 식도염을 치료하는 일차적이고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위산분비억제 약물을 복용하는 것이다. 매일 한 차례, 아침 식전 30분경에 복용해야 한다. 그러나 장기간 고용량으로 위산분비억제제를 복용하면 몸속 세균이 정상 수준보다 많아져 세균성 장염을 일으키거나, 칼슘 흡수가 안돼 골다공증이나 골절을 일으킬 확률이 높아진다.
최근에는 신장병 발병과도 상관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다보니 장기간 약 복용에 대한 부담이 있는 환자에겐 수술을 권하기도 한다. 수술은 식도 쪽으로 늘어나 있는 위의 상부를 꿰매주는 위주름 성형술이 대표적이다.
역류성 식도염의 재발을 막기 위해서는 우선 위산을 많이 나오게 하는 생활 습관을 고치는 게 필수다. 무엇보다 과식은 금물이다. 위가 빵빵하게 부풀면 위 내부 압력이 커져 식도로의 역류가 쉬워져서다. 자극적인 음식을 즐겨먹고 급하게 먹는 것 또한 십중팔구 역류성 식도염을 유발하기 쉽다. 특히 저녁 식사를 마치고 3시간 이전에 잠자리에 드는 것은 매우 좋지 않은 습관이다. 카페인도 위산 분비를 촉진시키기 때문에 되도록이면 적게 먹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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