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백제‧세정제 등은 맨손으로 만지지 말아야
표백제‧세정제 등은 맨손으로 만지지 말아야
  • 배지영 기자
  • 승인 2016.06.24 14:03
  • 호수 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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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철 급증하는 ‘접촉피부염’ 증상과 예방법

자극성 접촉피부염, 직업성 피부질환의 80%… 세정제‧비누 등도 피부 자극
심한 가려움 동반하는 ‘알레르기 접촉피부염’… 원인물질 접촉 후 즉시 씻어내야

▲ 외부물질에 접촉해 생기는 접촉피부염은 발진, 가려움, 색소 침착 등의 증상을 보인다. 사진은 염색약 등 화학약품에 노출돼 자극성 접촉피부염을 앓고 있는 환자의 모습. 사진=대한의학회

접촉피부염은 피부를 자극하거나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는 물질에 노출됐을 때 나타나는 피부 염증으로, 원인에 따라 자극성 접촉피부염과 알레르기성 접촉피부염으로 나뉜다. 접촉피부염이 잘 생기는 부위는 얼굴, 팔, 종아리, 허벅지, 목, 엉덩이 등이다.
접촉피부염은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들만 걸리는 것으로 착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알레르기가 없더라도 자극적인 물질에 닿으면 누구나 발생할 수 있다. 가정에서 흔히 사용하는 비누, 세제, 표백제 등이 대표적인 접촉피부염의 원인이며, 아기들이 착용하는 기저귀도 마찰과 자극을 발생시켜 피부염을 발생시킨다. 특히 여름철에 접촉피부염 환자가 많은데, 그 이유는 피부 노출이 늘면서 자극적인 물질과 접할 기회가 늘어나기 때문이다.

◇자극성 접촉피부염
자극성 접촉피부염은 피부에 자극을 줄 수 있는 화학물질이나 물리적 자극물질에 일정한 농도 이상과 일정한 시간 이상 노출이 되면 모든 사람에게 일어날 수 있는 질환이다. 심한 자극물질은 짧은 노출에 의해서도 반응을 일으킬 수 있으나, 대부분의 자극성 접촉피부염은 하나 또는 여러 자극물질에 반복적으로 장시간 노출돼 발생한다.
손은 가장 자극성 접촉피부염이 잘 생기는 부위로, 자극물질에 노출될 시 피부염 이외에도 화상이나 여드름모양 발진, 저색소 또는 과색소 침착 등의 반응도 보일 수 있다. 자극성 접촉피부염은 알레르기성 접촉피부염에 비해 발생빈도가 높으나, 비교적 증상이 경미하고 일과성이며 환자가 원인을 알아 쉽게 차단할 수 있어 병원에 내원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자극성 접촉피부염은 자극물질에 노출되는 일반인 누구에게나 발생할 수 있지만 직업적으로 발생하는 경우가 많아 직업성 피부질환의 80%를 차지하고 있다. 파마약 등의 화학약품에 자주 노출되는 미용사, 세제 등을 자주 사용하는 청소근로자, 손 소독을 많이 하는 의료종사자 등이 자극성 접촉피부염이 잘 생기는 직업이다. 일반인에게는 세정제, 비누, 채소 등이 흔한 원인물질이며 그 외에 나무나 원예작물, 섬유유리, 인조섬유 등도 자극성 접촉피부염을 일으킨다.
자극성 접촉피부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원인 자극물질을 알아내고 피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온몸으로 퍼져가기 전에 빨리 치료를 해 주는 게 중요한데, 치료 시기가 너무 늦어지면 증상도 다양해지고 치료기간도 오래 걸려 치료가 어렵기 때문이다.
노영석 한양대병원 피부과 교수는 “피부가 민감하게 반응할 때에는 먼저 젖은 찬 수건을 비닐주머니에 싸서 부위에 대고 식힌 다음 피부과의 진찰을 받는 것이 좋다”며 “치료에는 원인물질을 제거하는 것 이외에 외용제로 각종 부신 피질 호르몬제가 쓰이며, 내복제로서는 항히스타민제, 비타민 B2, B6, 부신 피질 호르몬제 등이 쓰인다”고 말했다.
그는 “평소에는 무향, 무색의 저자극 비누를 사용해 비누기가 남지 않도록 깨끗이 손을 씻는 것이 중요하다”며 “채소, 과일즙이나 생고기 등은 직접 손에 닿지 않도록 해야 하며, 표백제나 세정제, 세척제 또한 직접 만지는 것은 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알레르기성 접촉피부염
알레르기성 접촉피부염은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물질인 알레르겐이 피부에 닿으면서 발생하는 질환으로, 접촉된 부위에 붉은 발진, 가려움증 등의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원인에는 식물, 금속, 화장품, 방부제, 약제, 고무, 합성수지 등 수많은 물질이 있다.
특히 봄부터 여름 사이에는 잦은 야외활동으로 인한 꽃가루 등과의 접촉, 높은 자외선 지수, 피지분비 증가 등으로 인해 알레르기성 접촉피부염 환자가 증가한다. 야외활동을 하다 보면 옻나무 등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식물들과 접할 기회도 많고 햇빛에 의해 알레르기가 생길 수도 있기 때문이다.
피부 반응의 부위와 형태는 원인에 따라 다른데, 예를 들어 담쟁이덩굴의 독은 잎이 피부를 긁은 선과 방향을 따라서 나타나고, 금속 보석류는 목이나 손목 부위에 둥근 염증반응 형태로 나타난다.
그러나 이같은 증상은 외부 물질이 피부에 접촉된 후 한참 후에야 나타나기 때문에 어떤 물질에 의해 일어났는지를 알아내기란 쉽지 않다. 특히 야외에 나가서 나무나 풀이 피부에 닿은 후 며칠이 지나서 발생하는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
알레르기성 접촉피부염을 예방하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자신에게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는 물질을 숙지하고 직접적인 접촉을 차단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과거 경험이나 피부접촉검사 등을 통해 터득한 알레르기 반응 물질을 미리 알아두는 것이 필요하다.
꽃가루, 미세먼지 등이 원인이라면 야외활동을 피하는 것이 좋으며 외출이 부득이한 경우에는 마스크나 긴 옷을 착용해 노출을 피하는 것이 좋다.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는 물질에 노출됐다면 즉시 비누 또는 세정제를 사용해 접촉부위를 씻어내야 한다.
노 교수는 “알레르기성 접촉피부염은 발병 유발물질이 워낙 다양한 데다 나이와 취미, 직업 등에 대한 다각적인 검토 없이는 발병 원인을 찾아내기 어렵다”며 “증상이 나타나면 알레르기 검사를 통해 정확한 진단을 받고 전문의 처방에 따라 스테로이드나 항히스타민제 복용 또는 연고 등을 이용해 치료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배지영 기자 jybae@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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