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사 심하다고 지사제 복용하면 회복 늦어질 수도
설사 심하다고 지사제 복용하면 회복 늦어질 수도
  • 배지영 기자
  • 승인 2016.07.01 13:37
  • 호수 5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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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중독 증상과 예방법
▲ 식중독은 세균이 들어 있는 음식을 먹은 후 복통, 설사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 것으로, 예방하기 위해서는 평소 손을 자주 씻고 칼·도마 등을 자주 소독하는 등의 습관이 필요하다. 사진=연합뉴스

세균 번식하기 쉬운 여름철 발병 높아… 설사‧구토‧복통 등의 증상 나타나
화농‧찰과상 있는 사람 조리 피해야… 손 자주 씻고 음식 익혀먹는 습관 중요

지난 6월 21일 제주도 서귀포의 한 음식점에서 결혼식 피로연 음식을 먹은 주민 등 82명이 구토와 설사 등 집단 식중독 증상을 보였다. 이들이 공통적으로 먹은 음식은 고둥무침의 재료인 삶은 피뿔고둥살로, 식품의약품안전처 조사 결과 이 재료에서 식중독을 유발하는 ‘장염 비브리오균’이 검출된 것으로 밝혀졌다.
식중독은 세균이 들어 있는 음식을 먹은 후 복통, 설사, 구토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 질병으로, 기온이 높아지면 식품내로 들어간 세균이 식중독을 일으킬 수 있을 만큼 빨리 증식하기 때문에 여름철에 빈번하게 발생한다.
더운 여름에 식중독 환자가 늘어나는 이유는 음식물을 25도 이상의 온도에 방치했다가 섭취하는 경우가 많아서다. 실제로 식품의약품안전처의 2010~2014년 식중독 월별 통계자료에 따르면, 5년 동안 식중독 발생 건수는 8월에 가장 많이 나타났다. 장마가 끝나고 본격적인 찜통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8월에 사고 확률이 가장 높아지는 것이다.
식중독은 오염된 상한 음식을 먹은 후, 그 세균이나 독소의 특성에 따라 수 시간 안에 발생하지만 일반적으로 발병 2~3일 후에 저절로 낫는 것이 특징이다. 그러나 노인과 영유아는 탈수에 취약해 급성신부전, 전해질 및 산염기 이상 등의 심각한 합병증이 동반될 수 있으므로 식중독 증상을 보이면 되도록 빨리 병원을 방문하는 것이 중요하다.

◇구토‧설사 동반되는 식중독
식중독은 원인에 따라 크게 미생물에 의한 식중독(세균성 식중독, 바이러스성 식중독)과 화학물질에 의한 식중독(자연독 식중독, 화학적 식중독)으로 나뉜다. 이 중 식중독 환자의 전체 80% 이상이 세균성 식중독이라고 보면 된다.
세균성 식중독은 세균에 따라 잠복기와 증상이 다양하지만, 크게 독소형과 감염형으로 구분할 수 있다. 세균의 독소에 오염된 음식물을 섭취한 경우는 잠복기가 1~6시간이며, 감염성 식중독은 잠복기가 16시간 이상이다.
독소형 식중독의 원인균은 포도상구균, 바실루스 세레우스균, 웰치균(클로스트리디움균) 등이고, 감염형 식중독 원인균에는 병원성 대장균, 장염 비브리오균, 살모넬라균, 시겔라균 등이 있다.
포도상구균은 우리나라에서 흔히 발생하는 식중독의 원인균으로, 잠복기가 상대적으로 짧아서 보통 음식 섭취 후 1시간에서 6시간 이내에 갑작스런 배 윗부분 통증이 시작되고 구역질, 구토, 두통이 동반된다. 발열과 설사는 일부에서만 나타난다.
포도상구균은 열을 가해 균이 사멸하더라도 식중독 증상을 일으키는 독소는 파괴되지 않기 때문에 포도상구균이 잘 자라는 고기, 유제품, 마요네즈 등의 단백질 식품은 실온에 방치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주로 식품을 제조, 조리하는 사람으로 인해 오염되므로, 화농(피부 고름)‧찰과상이 있는 사람은 식품을 제조하거나 조리하는 것을 피해야 한다.
장염 비브리오균은 해수온도가 15도 이상 되면 급격히 증식하는 세균으로, 식중독은 주로 생선회나 굴, 낙지, 조개 등을 날 것으로 먹은 후에 발생된다. 장염 비브리오균은 높은 염분농도에서도 살 수 있기 때문에 짭짤한 젓갈을 먹고도 식중독에 걸릴 수 있다. 건강한 사람은 대부분 5~6일 정도 경과하면 회복되지만 간질환이나 당뇨병이 있는 환자, 알코올 중독자 환자에서는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 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살모넬라균은 동물에서 감염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주로 닭과 같은 가금류가 가장 흔한 감염원이다. 가열에는 약하지만 저온, 냉동 및 건조 상태에서는 균이 사멸되지 않으므로 닭고기, 계란, 메추리알 등은 익혀 먹어야 한다. 최근에는 애완용 개, 고양이가 살모넬라균의 오염원이 될 가능성이 있어 애완용 동물을 기르는 가정에서는 동물을 만진 후 반드시 손을 씻도록 하는 주의가 필요하다.

◇음식 익혀먹고 손 자주 씻어야
식중독의 일차적인 치료는 구토나 설사로 인한 체내 수분 손실을 보충하고 전해질 불균형을 교정하기 위한 수액 공급이다. 식중독 환자는 장 점막이 손상되고 소화 흡수 기능이 감소되기 때문에 음식을 먹으면 소화 흡수 장애로 인해 설사가 악화될 수 있다.
이럴 때에는 포도당이나 전해질이 포함된 물이 순수한 물에 비해 흡수가 더 빠르기 때문에 끊인 물에 설탕이나 소금을 타서 마시거나 시중의 이온음료를 마시는 것이 도움이 된다.
이항락 한양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식중독은 치료만 하면 대부분 저절로 호전되지만, 기저질환이 있거나 영유아, 고령자는 심한 탈수나 전해질 불균형으로 인해 사망에 이르는 경우가 있다”며 “확실치 않은 자가요법에 의존하면 오히려 증세가 악화되거나 치료가 지연될 수 있으므로, 증상이 심할 경우 반드시 병원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식중독 예방을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손 씻기 △음식 익혀먹기 △물 끓여먹기 등을 반드시 실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조리장소, 조리시설, 조리기구는 항상 청결하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며 장시간 외출을 위해 준비한 음식은 상온에 방치하지 말고 아이스박스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 조금이라도 변질이 의심스러운 음식은 과감히 버려야 한다.
설사가 있다고 해서 무조건 금식하는 것 또한 오히려 해롭다. 수액을 공급하는 경우에도 4시간 뒤부터는 영양분을 공급해 주는 것이 좋다. 소량씩 하루 6회 정도로 자주 섭취하고, 쌀로 만든 미음, 수프 같은 탄수화물 위주의 식사로 시작하면 된다. 죽이나 바나나를 먹어도 괜찮다. 적응이 되면 차차 양을 늘리고 단백질, 지방을 섭취하면 된다.
이 교수는 “식중독 예방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손을 자주 씻는 게 가장 중요하다”며 “설사 증상이 심하다고 지사제(설사를 멈추게 하는 약제)를 함부로 복용하면, 장 속에 있는 독소나 세균의 배출이 늦어 회복이 지연돼 경과가 나빠질 수 있으므로 의사의 처방을 받아 약을 복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배지영 기자 jybae@100ssd.co.kr


여름철 식중독 예방법
1. 조리한 식품 실온에 두지 말기.
2. 음식물 익혀 먹고 물은 끓여 먹기.
3. 교차오염 발생하지 않도록 칼‧도마 구분해 사용.
4. 날음식과 조리된 식품 섞이지 않도록 보관.
5. 손에 상처 났을 때는 육류, 어패류 만지지 말기.
6. 한번 조리된 식품은 재가열 후 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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