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각증상 없는 ‘폐암’… 금연은 필수, 간접흡연도 주의
자각증상 없는 ‘폐암’… 금연은 필수, 간접흡연도 주의
  • 배지영 기자
  • 승인 2016.07.08 14:14
  • 호수 5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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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암 증상과 치료법

우리나라 암 사망원인 1위 차지… 비흡연자인 여성 폐암환자도 증가 추세
암세포 종류 따라 치료방법 달라… 흡연 경험 없어도 정기검진 꾸준히 해야

하루 한 갑씩 40여년 간 담배를 피웠던 김정하(65)씨는 기침 때문에 병원을 찾았다가 폐암 말기 판정을 받았다. 검사 결과, 암은 뇌로 전이됐고 비소세포폐암 4기 상태였다. 김 씨는 방사선 치료 중 하나인 감마나이프 수술을 받고, 폐에 흉수가 계속 차는 것을 막기 위해 흉막유착술을 받는 등 4개월간 항암치료를 6차까지 진행했지만 결국 6개월 뒤 숨을 거두었다.
우리가 살아가는 데 있어 ‘폐’는 없어선 안 될 소중한 장기다. ‘호흡’을 담당하는 신체기관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시도 때도 없이 찾아오는 미세먼지, 잦은 흡연 등으로 인해 많은 이들의 폐 건강에 적신호가 켜지고 있다.
폐암은 우리나라 암 사망원인 1위를 기록하고 있는 질환으로, 사망자수로 따지면 연간 1만7000여명에 달한다. 발생빈도는 전체 암 중 4~5위 정도지만 사망률이 가장 높은 이유는 진단 당시 수술적 절제로 완치를 기대할 수 있는 1, 2기 환자가 전체 폐암 환자의 20% 밖에 되지 않기 때문이다. 80%의 환자가 3기 이상으로 진행된 상태에서 진단이 되고 있다.
이렇듯 폐암은 뚜렷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설사 증상이 있더라도 기침, 가래, 피로 등 우리가 언제든지 겪을 수 있는 일반적인 증상이 대부분이어서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경향이 있다. 더 놀라운 사실은 한국 여성의 암 사망률 1위 또한 폐암이라는 것이다. 흔히 폐암하면 흡연을 즐기는 남성의 질환이라고만 생각하기 쉽지만 여성도 결코 안심할 수 없다.

▲ 증상이 없어도 흉부 X선 촬영이나 흉부 CT 검사를 하면 폐암을 발견하는 경우도 있다. 사진은 흉부 X선 촬영을 통해 폐에 생긴 혹을 발견한 환자(사진 오른쪽)의 영상기록.

◇폐암의 83%는 비소세포암
폐암이 다른 장기로 전이되면 전이된 장기에 따라 특징적인 증상이 나타난다. 뇌로 전이가 되면 두통, 몸의 일부에서 감각 및 운동저하, 경련 등의 증상이 나타나며 뼈로 전이가 되면 그 부위에 심한 통증이 발생하거나 골절이 될 수도 있다. 그러므로 아무리 사소한 증상이라도 오래 지속된다면 반드시 병원에 가서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변민광 강남세브란스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폐암은 초기 증상이 없는 것이 특징이나, 실제로 병원을 찾는 폐암환자의 경우 증상도 없는 상태에서 흉부 X선 촬영이나 흉부 CT를 통해 우연히 조기 폐암이 발견되는 경우가 있다”면서 “폐암을 조기에 발견해 완치율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지만 아직 폐암의 조기 검진 방법은 확실히 정립되지 않아 주기적으로 검진을 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폐암은 구성된 세포의 형태에 따라 소세포암과 비소세포암으로 나뉜다. 이 중 비소세포암이 폐암의 83% 가량을 차지한다. 비소세포암에는 ‘편평세포암’, ‘선암’ 등이 있다. 가장 흔하게 발생하는 편평세포암은 흡연과 연관성이 많다. 암이 서서히 커지지만 간, 부신, 중추신경계, 췌장 등 다른 장기로 전이되기 쉬워 금연이 필수다. 선암의 경우에는 비흡연자 중 특히 비교적 젊은 여성에게서 빈도가 높다.
흉부에 이상증상이 있을 경우에 할 수 있는 검사법은 흉부 X선 촬영이다. 폐에 혹이 생겼는지 여부를 확인하는 검사로, 5㎜ 이상이 돼야 발견되고 심장 뒤쪽, 뼈와 겹치는 부위 등은 잘 보이지 않는다. 위치와 진행정도를 정확히 판단하려면 흉부 CT 검사를 해야 한다. 흉부 CT 검사는 폐나 림프절, 다른 기관에 대한 해상도가 높아 암의 원발 부위와 림프절 침범 등 병의 진행 정도를 파악하는데 도움이 된다.
흉부 CT 검사를 실시하고 폐암의 가능성이 클 경우에는 확진을 위해 정밀진단을 시행해야 하며, 정밀진단 시에는 조직검사가 필수적이다. 조직검사에는 폐에 고여 있는 가래(객담) 검사, 기관지 내시경을 통해 병소 부위에 접근해 조직을 떼어내는 기관지 내시경 검사, 가느다란 주사침으로 병소 부위를 찔러 암세포를 빼내는 세침흡인 검사법 등이 있다. 이렇게 얻은 폐암 조직을 통해 크게 소세포암과 비소세포암으로 나눌 수 있다.

◇암세포 종류따라 치료방법 달라
폐암은 암세포의 종류에 따라 치료방법도 다르다. 조직검사를 통해 폐암 세포의 종류를 알게 되면 소세포폐암의 경우에는 초기라도 수술을 하지 않고 항암치료를 먼저 시행한다. 이 경우에는 전신에 암세포가 얼마나 퍼졌는지 검사한 다음 바로 항암제로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
반면, 비세포폐암은 1, 2기인 경우에 한해 수술로 먼저 암세포를 절제해야 한다. 폐암 수술은 암 덩어리가 포함돼 있는 부분의 절제를 기본으로 한다. 절제방법으론 가슴을 열고 하는 개흉술, 비디오 흉강경을 이용한 수술, 로봇수술 등을 이용하게 되는데 암의 위치와 병기 등에 따라 각각 적합한 방법을 택하게 된다.
3기의 경우에는 환자의 상태에 따라 수술, 방사선 치료, 항암화학요법 등 다양한 조합의 치료를 받게 되지만 3기 말, 4기의 환자들은 항암화학요법과 방사선치료만 시행한다. 방사선치료는 X-선 등의 고에너지 방사선을 이용해 암을 치료하는 방법이고 항암화학치료는 항암제를 이용한 치료 방법이다. 수술이나 방사선치료는 국소부위 암을 치료하는데 비해 항암화학치료는 전신 여러 곳의 암을 치료한다.
폐암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금연이 최우선이며, 비흡연자의 경우에도 간접흡연을 피해야 한다. 적당한 운동과 함께 채소‧과일을 섭취하는 것도 중요하며, 무엇보다 흡연 경험이 없어도 정기검진을 꾸준히 받으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변 교수는 “약 90%의 폐암은 금연을 함으로써 예방할 수 있다”며 “폐암의 발생은 흡연량과 흡연기간에 비례해서 증가하고, 금연 이후에도 최대 20년까지는 폐암의 위험도가 증가하기 때문에 조기 금연이 폐암 예방을 위한 첫걸음”이라고 강조했다. 배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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