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이 만져지고 목소리가 쉰다면 ‘갑상선암’ 의심
혹이 만져지고 목소리가 쉰다면 ‘갑상선암’ 의심
  • 배지영 기자
  • 승인 2016.09.23 13:56
  • 호수 5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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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상선암 증상과 치료법
▲ 갑상선암은 초음파 검사를 통해 악성 여부가 의심되면 세포를 흡인해 검사하는 미세침흡인세포검사를 통해 진단이 가능하다. 사진은 갑상선 초음파를 실시하고 있는 의료진의 모습.

유두암이 전체 갑상선암 90% 차지… 음식물 삼키기 힘들거나 결절이 커져
대부분 갑상선 제거하는 절제술로 치료… 정기적인 검진으로 발병 예방해야

주부 최미란(51)씨는 우연한 기회에 받게 된 건강검진을 통해 갑상선암 초기에 해당한다는 진단을 받았다. 갑상선암 가족력이 있어 의사의 권유로 검진을 받아 조기에 발견한 것이 그나마 다행이었다. 최씨는 “가끔 음식물을 삼키기 힘들다거나 목소리가 조금씩 달라진 것 외에는 평소 별다른 증상이 없어 모르고 있었다”고 말했다.
대부분 최씨처럼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가 많아 평소 예방이 중요한 것이 바로 갑상선암이다. 목의 앞부분에 있는 갑상선은 내분비 기관 중 하나로 갑상선 호르몬을 생산, 저장했다가 필요할 때마다 혈액으로 내보내는 일을 하는 중요한 기관이다.
특히 갑상선 호르몬은 사람에게 없어서는 안 되는 것으로, 인체의 대사 과정을 촉진해 모든 기관의 기능을 적절히 유지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 예를 들어, 체온을 일정하게 유지해주거나 태아와 신생아의 뇌와 뼈의 성장 발달에 도움을 주는 역할 등이다.
이같은 갑상선에 혹이 생긴 것을 갑상선 결절이라고 한다. 결절은 크게 양성 결절과 악성 결절로 나뉘는데, 이 중 악성 결절을 총칭해 갑상선암이라 한다. 만약 이 결절을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다른 곳으로 암세포가 퍼져 생명을 잃을 수 있다.

◇유전‧방사선 노출 등이 위험인자
갑상선암의 종류에는 일반적으로 조직학적 유형에 따라 유두암, 여포암, 미분화암, 수질암 등이 있다. 이 중 90% 이상이 유두암이며 치료 예후도 가장 좋은 편이다. 나머지 5∼10%를 차지하는 여포암도 적절한 치료와 수술을 받으면 대부분 완치된다. 그러나 1% 안팎의 낮은 비중을 차지하는 미분화암은 양쪽 갑상선을 침범한 뒤 주위 조직으로 전이되어 생명을 위협하는 무서운 종양이다.
갑상선암이 생기는 이유는 다양하다. 우선 유전적인 요인이 있을 수 있는데 이를 가족성 갑상선암이라 한다. 유영범 건국대병원 외과 교수는 “부모가 갑상선 유두암이나 여포암을 진단받은 경우 자녀에게서 갑상선암이 발생할 위험도는 아들이 7.8배, 딸이 2.8배 증가한다”며 “이처럼 여러 가족성 증후군이 있으면 갑상선암의 발생이 증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방사선 노출 또한 갑상선암의 위험인자 중 하나다. 어릴 적 머리나 목 부위에 여러 가지 이유로 방사선 치료를 받았다면 갑상선암의 발생을 의심해 보는 것이 좋다.
갑상선암은 증상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결절이 크거나 최근에 갑자기 커진 경우, 음식물을 삼키기 힘들 때, 갑상선에 덩어리가 있으면서 목소리 변화가 같이 있을 때, 결절이 매우 딱딱하게 만져질 때 갑상선암을 의심해 볼 수 있다.
갑상선암 진단은 초음파 검사를 통해 가능하다. 초음파 검사로 악성 여부가 의심되면 근육주사나 일반 주사기로 갑상선 결절에서 세포를 흡인해 검사하는 미세침흡인세포검사를 실시한다. 갑상선에 덩어리가 있다 해서 100% 암은 아니기 때문이다.
유 교수는 “초음파 검사를 해 보면 만져지지 않는 작은 크기의 결절이 발견되는 사람이 많다”며 “그러나 결절이 있다 해도 양성 혹일 가능성이 더 크기 때문에 지나치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 다만 방사선 치료를 받은 적이 있거나 결절이 딱딱하고 울퉁불퉁하며 목소리 변화가 동반되면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조직 모두 제거하는 전절제술 많이 시행
갑상선암이 발병되면 수술로 제거하는 게 일반적인 방법이다. 암의 크기가 작으면 일부만 수술로 제거하기도 하지만 대부분 갑상선 전체를 떼어낸다. 또한 림프절로 전이가 쉽기 때문에 주변 림프절을 함께 제거한다. 수술 방법은 전통적인 절개수술, 최소침습 수술, 내시경 수술, 로봇수술 등이 있는데 환자 상태에 따라 방법을 선택할 수 있다.
절개술은 갑상선암 수술 방법 중 가장 많이 시행되고 있는 것으로, 갑상선 조직 모두를 제거하는 전절제술과 갑상선 일부를 남기고 나머지 모두를 제거하는 아전절제술, 암이 침범한 쪽의 엽을 절제하는 엽절제술이 있다. 최근에는 내시경을 이용해 목에 상처를 내지 않고 외부에서 보이지 않는 가슴이나 겨드랑이 등으로 수술하는 기법이 개발돼 많이 시행되고 있기도 하다. 단, 이 경우에는 크기가 작고 주변 조직이나 림프절로의 전이가 없는 경우에만 시행할 수 있다.
갑상선을 제거한 후에는 호르몬 보충과 암세포 성장 억제를 위해 방사성요오드치료를 받는다. 수술을 통해 눈에 보이는 갑상선을 다 절제해도 눈에 보이지 않는 갑상선 암세포들이 바닥에 남아 있다가 천천히 자라 수년 후에 재발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방사성요오드치료는 대개 액체나 캡슐에 든 방사성요오드를 경구로 투여한다. 장에서 방사성요오드가 흡수되고 그것이 혈액으로 들어가면 목 부위에 수술 후 남아있는 갑상선 세포와 갑상선 이외의 부위에 퍼져있는 갑상선 암 세포 안에 모이게 된다. 방사성요오드를 섭취한 세포들은 여기서 나오는 방사능으로 인해 죽게 되는 것이다.
유 교수는 “갑상선암은 증상이 있을 정도가 되면 상당히 진행됐다고 보면 된다. 그렇기 때문에 본인의 건강에 조금 자신이 없거나, 건강상태를 확인하기 위한 방법으로 한 번 정도는 검사를 해보길 권한다”며 “초기 암을 치료하는 비용보다 진행된 암을 치료하는 비용은 적게는 10배에서 많게는 100배까지 많아진다. 조기에 치료해 보다 건강한 삶을 유지하는 것이 옳다”고 강조했다.
배지영 기자 jybae@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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