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어·대하·꽃게가 부른다
전어·대하·꽃게가 부른다
  • 배지영 기자
  • 승인 2016.10.07 13:47
  • 호수 53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서해로 떠나는 가을 미식 여행
▲ 지난달 충남 서천군 홍원항 전어축제를 찾은 관광객들이 전어의 고소한 맛을 즐기고 있다.

서천 홍원항 고소한 맛 절정에 이르는 전어구이
홍성 남당항 산지에서 맛보는 싱싱한 대하소금구이
김포 대명항 살이 꽉 차 단맛 풍부한 꽃게찜

도루묵과 양미리로 대표되는 겨울바다의 맛이 동해안이 중심이라면, 가을바다의 맛은 서해안에서 시작된다. 서해안을 따라가다 보면 찬바람이 불면서 잔뜩 기름이 오른 전어와 살이 꽉 찬 꽃게, 탱탱한 대하가 우리를 반긴다. 여행의 절반은 맛기행이라지만, 가을 서해안에서는 먹는 즐거움이 팔 할쯤이다. 가을 별미와 함께 여행 모두 즐길 수 있는 서해안 포구를 소개한다.

◇충남 서천 홍원항
전어는 9월부터 뼈가 부드러워지고 살이 오르기 시작해 10월경에는 그 고소하고 차진 맛이 가히 절정에 이른다. 11월이 넘어가면 뭍 가까이에 자리하던 전어들의 이동이 시작돼 잡기가 힘들다고 하니 지금이 바로 젓가락을 바삐 놀려야 할 때다.
이처럼 집나간 며느리도 돌아올 만큼 고소한 맛을 자랑하는 가을 전어로 유명한 곳은 바로 서천 홍원항이다. 서천에서는 전어의 내장과 머리를 제거하고 뼈를 발라낸 뒤, 가늘게 썰어 회로 올리거나 온갖 야채에 초고추장을 얹어 회덮밥으로 손님상에 올린다.
여행지로서 홍원항의 매력은 항구를 애워 싸는 방파제와 항구를 오가거나 정박해 있는 배들이 한눈에 들어올 만큼 아담한 데 있다. 막 들어온 고깃배로 다가가서 그물질하는 어민에게 해산물을 구입할 수도 있으며, 썰물 때 바닷가로 내려가 갯바위에 붙어사는 홍합과 굴 등을 직접 채취해 보는 재미도 느낄 수 있다.
•주소:충남 서천군 서면 홍원길 130-3
•가격:전어구이‧전어회무침 3만원

◇충남 홍성 남당항
충남 홍성의 남당항은 봄이면 주꾸미, 겨울이면 새조개로 유명하지만, 그중에서도 가을 대하의 명성이 가장 높다. 가을이 깊어지고 바람이 차가워질수록 대하가 굵어지고 단맛이 더해지기 때문이다. 해마다 대하축제 때면 70만 명의 관광객들이 밀어닥친다. 올해 대하축제는 오는 10월 30일까지 진행된다.
‘맛’을 찾아가는 여행이라면 축제말미에 찾아가는 게 낫다. 10월 중순쯤이면 20㎝가 넘게 자란 자연산 대하가 쏟아져 나와 일부러 축제가 끝난 뒤에 찾아가는 관광객들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대하소금구이를 주문하면 굵은 소금이 깔린 납작한 냄비가 나온다. 일단 가열한 소금 위에 살아있는 대하를 투하시켜 익혀 먹으면 고소한 맛이 일품이다. 산지에 온 만큼 생새우를 맛볼 수도 있다. 보드라운 생새우 살은 달디 달다. 대하를 먹고 난 후 해물칼국수나 해물라면 등으로 마무리 하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빼놓을 수 없는 별미이기 때문이다.
•주소:충남 홍성군 서부면 남당항로 213번길
•가격:대하소금구이 1kg 4만원

◇경기도 김포 대명항
속살 꽉 찬 꽃게는 그저 쪄서 맛보는 것만으로도 달달한 맛과 부드러운 식감 덕분에 가을철 미식가들이 빼지 않고 찾는 별미다. 인원수가 많다면 자잘한 놈을 여럿 맛보는 것도 괜찮지만 무엇보다 꽃게의 맛이 중요하다면 몸체가 큰놈을 추천한다. 가을에는 산란기가 지나 맛이 덜한 암게보다 수게가 더 맛있다.
항구에서 꽃게를 저렴하게 맛보려면 시장에서 생물을 사서 음식점으로 가져가면 된다. 1kg당 찜비는 1만원. 기본 차림비용은 따로 내야 한다. 가을 꽃게를 꼭 먹어야 한다는 미식가들은 11월 중순까지 서해를 찾으면 살이 꽉 찬 꽃게를 맛볼 수 있다.
대명포구 초입부터 이어지는 횟집들은 수족관마다 갓 잡아온 싱싱한 횟감들이 가득 담겨 있고, 곳곳에서 그물을 펴놓고 손질하는 모습들이 포구의 특징을 실감나게 느낄 수 있게 해준다.
아름다운 바다 경치와 재래식 포구의 정취를 만끽할 수 있는 곳으로 소래포구나 연안부두처럼 관광객들로 붐비지 않고, 어촌의 호젓한 정취를 맛볼 수 있는 정겨움도 자랑이다.
•주소:경기도 김포시 대곶면 대명항1로
•가격:꽃게찜 1kg 3만원
배지영 기자 jybae@100ssd.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