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루즈여행 특화해 상조시장 신흥 강자로
크루즈여행 특화해 상조시장 신흥 강자로
  • 배성호 기자
  • 승인 2017.01.13 14:12
  • 호수 55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시니어시장서 주목받는 대한노인회 복지사업단
▲ 상조업계에 새 바람을 불어넣은 공로를 인정받아 '2016 한국의 최고 경영인상'을 수상한 박남희 대한노인회 복지사업단장.

2007년 후발주자로 시작해 경기침체 속 차별화 상품으로 연20% 성장
크루즈·상조·웨딩 접목 ‘유어라이프’ 돌풍… 업계 최초 선사와 직접 계약
박남희 단장 “자녀들이 부모에 효도하는 상품을 계속 만들어 나갈 것”

경기 남양주시에 거주하는 진현주(42)씨는 아버지의 생신 선물로 지인이 추천한 상조상품을 찾던 중 깊은 고민에 빠졌다. 아직 60대로 정정한 아버지가 상조 이야기를 꺼내니 탐탁치 않은 기색을 보인 것이다. 하지만 그의 고민은 오래가지 않았다. 언짢아했던 아버지가 그가 최종 선택한 상품에 반색했던 것이다. 최신 대형TV와 함께 크루즈여행까지 선택 가능한 대한노인회 복지사업단의 ‘유어라이프495’ 상품 덕분에 진 씨는 모처럼 효자노릇을 했다.
최근 시니어시장이 성장하고 가운데 차별화된 상품으로 상조업계에 새바람을 넣고 있는 대한노인회 복지사업단(단장 박남희, 이하 대노복지사업단)의 행보가 주목받고 있다.
특히 대한노인회 복지사업단은 업체수가 감소하는 등 상조시장이 정체된 상황에서 이뤄낸 성과라 더 주목된다. 2012년 이후 상조업계 업체수는 경기 악화로 경영이 어려워진 업체의 폐업이 늘면서 감소세로 돌아섰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2016년 9월 현재 상조업체수는 197개로 전년보다 17개가 줄어들었다.
2007년 문을 연 대노복지사업단은 후발주자임에도 불구하고 현재 5만여명의 고객을 확보했고 특화된 상품을 발판으로 매년 20% 이상의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2012년 페루헬기 참사자와 2013년 프로골퍼 구옥희의 영결식을 진행하며 업계로부터 큰 관심을 받기도 했다.
일반적으로 상조서비스는 미리 계약한 상품의 계약금을 조금씩 나눠 내다 장례‧여행 등 서비스를 받은 뒤 일시불로 정산한다. 1990년대 상조서비스가 등장했을 때만 해도 중요성을 몰랐다. 시간이 지나면서 장례에 필요한 물품을 제공하고, 장례를 치르는 기간 동안 인력을 파견해 예법의 주관부터 각종 행정절차를 지원함으로써 갑자기 일어난 장례에 큰 도움을 준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현재 400만명이 넘게 가입하며 대중적으로 자리잡았다.
대한노인회 자문위원이기도 한 박남희 단장은 “부모 입장에서는 ‘자식이 장례를 치러줄까’ 하는 걱정을 덜었고, 자식 쪽에서는 유족의 슬픔을 악용해서 고가의 수의와 관 등 장례용품을 강매하다시피 하는 악덕업체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어 가입률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수년간 부실했던 중대형 상조업체들의 잇단 도산과 함께 대량의 해약 등으로 인한 이미지 악화로 신뢰를 잃기도 했지만, 정부가 상조업 자격요건 등을 강화하면서 현재 살아남은 업체들은 역설적으로 튼튼한 업체라는 신망을 얻게 됐다.
이러한 와중에 대노복지사업단은 차별화된 상품을 통해 경쟁업체보다 한걸음 앞서 나가고 있다. 상조 서비스는 미래에 다가올 장례식에 미리 대비하기 위해 가입하는 상품이다 보니 당장 고객이 받는 혜택이 거의 없었다. 또한, 단순히 물가 상승이나 원가 변동에 맞춘 신상품 판매로는 지속적으로 엄격해지고 강화된 규정에 맞추는 것도 어렵고 소비자의 관심을 받기도 힘들다.
대노복지사업단은 시니어들의 로망인 ‘크루즈 여행’을 특화한 상조 서비스 상품인 ‘유어라이프 450’(YOURLIFE 450)을 필두로 가전제품을 추가한 ‘YOURLIFE 495’, 안마의자를 결합한 방송상품인 ‘YOURLIFE 498’을 출시하며 눈길을 끌고 있다.
유어라이프 상품의 공통점은 업계에서 상조서비스만 제공하는 것과 달리 크루즈여행, 상조, 웨딩 등 서비스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50회를 납입한 시점에서 부모님이 크루즈여행을 원했을 때 나머지 금액을 완납하면 승선이 가능하다. 상조나 웨딩도 마찬가지다. 박 단장은 “일주일에 담배 한 값만 줄이면 낼 수 있는 돈으로 효도를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부모를 둔 20~50대들에게 큰 관심을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크루즈 여행의 경우 비슷한 상품을 운영 중인 10여개 업체가 여행사와의 협약을 통해 운영하는 것과 달리 직접 선사와 계약해 가격 경쟁력을 갖췄다. 즉, 중간 수수료를 없애고 그만큼 크루즈 서비스의 질을 높인 것이다.

▲ ‘유어라이프’ 가입자들이 크루즈여행 때 이용할 수 있는 로얄 캐리비안 퀀텀호.

박 단장은 “운행하는 배도 7만5000톤급에서 12만톤급까지 한 번에 수천명이 탑승한 최고급 크루즈로 내부에 5성급 호텔에 버금가는 수영장, 연회장, 숙박시설을 갖춰 상조보다 크루즈를 위해 가입하는 사람이 많아지는 추세”라고 말했다.
이용자들의 만족도도 높다. 지난해 매분기 50~60명이 크루즈여행을 다녀왔는데 대부분 높은 만족도를 표한 것이다. 유어라이프 상품을 통해 지중해를 다녀온 김윤환(64) 씨는 “최고의 서비스를 받으며 보낸 일주일은 생애 최고의 순간이었다”고 말했다.
주목할 점은 대노복지사업단이 단순히 이익만을 추구하기보다 ‘사람’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회사 성장에 맞춰 사회공헌 사업을 전개했다는 점이다. 대한노인회 노인지원재단 지원사업부터 성범죄 예방운동, 그리고 자연장 홍보운동 등을 진행했고 SK텔레콤과 고령층 보이스피싱 예방 공동사업을 실시하는 등 적극적으로 사회공헌 활동을 펼쳤다. 이러한 성과를 인정받아 2015년에는 한국상조대상 중소기업청장상을 받았고 지난해에는 박남희 단장이 동아일보가 주최하고 미래창조과학부와 산업통상자원부가 후원하는 ‘2016 한국의 최고 경영인상’ 고객중심경영 부문을 수상하기도 했다.
박남희 단장은 “앞으로도 고객의 변하는 요구에 발맞춰 차별화된 상품을 지속적으로 개발해 상조서비스의 필요성을 적극적으로 알리겠다”고 밝혔다.
배성호 기자, 사진=최은진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