찌릿찌릿한 ‘손 저림’ 계속 땐 ‘목 디스크’ 의심해야
찌릿찌릿한 ‘손 저림’ 계속 땐 ‘목 디스크’ 의심해야
  • 배지영 기자
  • 승인 2017.01.20 14:08
  • 호수 5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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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디스크 증상과 치료법
▲ 뒷목이나 어깨, 팔 등에 통증이 있거나 한쪽 팔의 특정 부위에만 저린 증상이 있는 경우에는 목 디스크를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사진은 목디스크 환자를 진단하고 있는 의료진의 모습.

노화‧잘못된 생활습관 등이 원인… 스마트폰 장시간 사용할 경우 위험
초기엔 물리치료‧약물치료로 호전… 마비증상 나타나면 수술 필요

뒷목과 어깨가 뻐근하다. 팔과 손은 찌릿찌릿 저리다. 직장인 유성근씨(52)가 요즘 들어 느끼는 증상이다. 유씨는 스마트폰을 확인하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해 지하철 출근길에도 내내 고개를 숙여 스마트폰을 본다. 업무 시간에는 컴퓨터 모니터와 씨름한다. 그러다 보면 목은 앞으로 쭉 나오고 어깨는 위로 치솟는다. 결국 손저림 증상까지 생긴 유씨는 병원을 찾았고 의료진으로부터 ‘목 디스크’ 진단을 받았다.
‘경추디스크’, ‘경추간판장애’, ‘경추추간판 탈출증’ 등으로 불리는 목 디스크는 주로 노화로 인한 퇴행성 변화 때문에 시작된다. 추간판은 척추뼈 사이 원반 모양 물질을 가리키며, 안쪽의 부드러운 수핵과 외벽의 질긴 섬유륜으로 이뤄져 있다.
나이가 들어가면 추간판 내 수분이 줄어들어 탄력이 감소하게 되는데, 이런 상태에서 오랜 시간 좋지 않은 자세를 취하거나 목에 가벼운 외상을 입게 되면 추간판이 뒤쪽으로 돌출되어 신경이 압박을 받게 된다. 바로 이런 과정에 의해 목 디스크가 발생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통계자료에 따르면, 2013년 171만7363명이었던 ‘목 디스크’ 진료 인원이 2015년에는 183만6371명으로 11만9008명 증가했다. 또한 연령별 통계를 보면 50대 진료 인원이 26.3%로 가장 많았으며 40대(21.8%), 60대(15.8%), 30대(13.8%)가 그 뒤를 이었다.
잘못된 생활습관도 목 디스크를 유발하는 원인 중 하나다. 건강한 목뼈는 C자형의 곡선을 유지하며 머리의 무게를 분산시킨다. 그러나 고개를 숙이는 자세, 목을 앞으로 쭉 빼고 있는 자세, 높은 베개를 사용하는 자세 등은 목의 곡선을 점점 펴지게 해 일자 목으로 변형시킬 수 있다. 이렇게 목뼈가 직선이 되면 머리 무게를 분산시키지 못해 목뼈와 목뼈 주변의 근육에 부담을 주게 된다.

◇손 저림 등 증상 나타나
목 디스크가 발병되면 뒷목 통증과 함께 팔이 쿡쿡 쑤시면서 찌릿찌릿하게 전기가 오는 듯한 통증이 느껴진다. 증상에 따라 점차 손 저림, 팔 부위 신경 마비가 올 수 있다. 목 부위 통증 없이 어깨와 팔에서만 통증이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주로 기침을 하거나 복압이 높아질 때(숨을 참고 힘을 쓸 때), 웃을 때, 목을 젖히거나 굽힐 때, 목을 한 쪽으로 돌릴 때 통증이 심해진다.
김진범 중앙대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추간판이 찢어진다고 해서 곧바로 목에서 통증을 느끼게 되지는 않는다”면서 “때문에 목이 아파 목 디스크를 의심해 병원을 찾아오는 환자 중 디스크가 아니라 단순히 근육 또는 인대가 늘어나거나 뭉친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목 디스크를 진단하기 위해서는 근력검사, 감각검사, 반사검사(신경 손상 여부) 등을 진행한다. 추가적으로 스펄링(Spurling) 검사나 어깨 외전 징후 검사를 실시한다. 스펄링 검사는 환자가 통증이 있는 쪽으로 고개를 돌린 상태에서 의사가 환자의 머리를 위에서 천천히 눌렀을 때 팔에 통증이 발생하는지를 확인해 척추신경의 자극을 진단하는 검사법이다.
어깨 외전 징후 검사는 아픈 쪽 팔을 어깨 위로 들어 올려 뒷머리에 손을 대는 자세를 취하면 통증이 줄어드는 현상을 검사하는 것이다. 또한 의사의 판단에 따라 방사선 검사, 전산화단층촬영(CT), 자기공명영상(MRI), 근전도검사, 신경전도검사 등을 추가로 시행하기도 한다.

◇비수술적 치료로도 호전 가능
목 디스크 증상 초기에는 고주파 치료‧온찜질 등의 물리치료, 약물치료와 같은 보존적 치료로도 효과를 볼 수 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으면 증세에 따라 비수술적 치료나 수술이 필요하다. 비수술적 치료법에는 신경성형술과 고주파 수핵감압술 등이 있다. 신경성형술은 목 뒤쪽에 주삿바늘이 달린 가느다란 특수 관(카테터)을 넣고, 이를 통해 약물을 주입하는 시술이다. 고주파 수핵감압술은 주삿바늘을 디스크 안으로 삽입한 뒤 고주파 열을 가해 디스크의 압력을 낮춰주는 시술이다.
김 교수는 “신경성형술과 고주파 수핵감압술 모두 국소마취로 진행한다”면서 “피부절개도 없고 시술 시간도 20분 정도로 짧아 고령의 환자나 당뇨병, 고혈압 등의 만성질환자에게도 부담이 적다”고 설명했다.
만약, 팔이나 다리에 감각이상과 마비증상 등이 온 경우에는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 목 디스크 수술은 미세현미경 디스크 제거술이 대표적이다. 이는 피부를 3cm 정도 최소 절개한 뒤 미세현미경을 통해 병변 부위를 세밀하게 수술하는 방법이다. 수술 다음 날부터 목에 보조기를 착용하고 보행이 가능하며, 일주일 정도의 입원이 필요하다.
김 교수는 “중년부터는 경추와 척추 주변의 근육과 인대퇴행이 시작되므로 목 디스크의 발병 위험이 다른 연령층에 비해 높다”며 “따라서 스마트폰 등 디지털 기기의 장시간 사용은 삼가고 평소 목 근력 강화를 위해 적당한 스트레칭과 운동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배지영 기자 jybae@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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