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원·환경관리원도 교육받으면 취업에 도움”
“택배원·환경관리원도 교육받으면 취업에 도움”
  • 최은진 기자
  • 승인 2017.02.24 15:09
  • 호수 5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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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어르신취업훈련센터 교육과정을 보니…
▲ 환경 관리원 수업. 어르신들이 대형 청소 기기 사용법을 배우고 있다.

시니어직업학교는 바로 취업할 수 있는 직종 위주 실무교육
내일행복학교선 경력이나 취미 활용할 수 있는 직종 교육

“갈 곳이 없다. 재취업을 하고 싶지만 어떻게 해야 되는지도 모르겠고 나이 들어 누구 밑에 들어가 일하는 것도 탐탁치 않다. 나이 어린 상사한테 업무 지시 받을 걸 생각하니 여간 껄끄러운 게 아니다. 내가 일한 게 몇십 년인데 인정 못 받는 거 같아 서글프다. 과거에 못 나간 사람 없다지만 나는 정말 잘 나갔었다. 생계도 생계지만 집에 있는 것 자체가 답답하다.”
재취업을 하고 싶지만 이처럼 자신의 달라진 상황을 두려워하는 어르신들이 많다. 또 막상 이제와 뭘 배워야할지 어디서 나이든 사람을 뽑아주는지 알지 못한다.
이런 사람들이 찾아가볼만한 센터가 있다. 안국역 근처에 있는 서울시어르신취업훈련센터(goldenjob.or.kr)로 고령자 취업 현황을 반영해 능력 개발과 재취업교육을 진행하고 취업·창업·(유급)봉사 등 사회 활동을 지원한다. 훈련은 서울시 거주, 만50세 이상 취업희망 구직자면 이용할 수 있다.
이곳에서 진행하는 교육 과정은 경제 활동을 바로 시작할 수 있도록 돕는 시니어직업능력학교와 그동안의 경력이나 취미를 활용할 수 있는 내일행복학교가 있다.
시니어직업능력학교는 고령자가 많이 채용되는 직종을 중심으로 실질적인 교육을 빠르게 진행한다. 취업준비교육, 일반 경비원, 지하철 택배원, 환경 관리원, 캐셔(마트 계산원), 디쉬업(음식점 종업원) 과정 등이 있다.
일반 경비원의 경우 경찰청 지정 경비협회에서 신임 교육을 이수해야하는데 본 센터는 지난해부터 지정 프로그램으로 인정받았다. 환경 관리원 과정에서는 대형 청소 기기 조작법, 특수 약품 및 세제 배합 등을 배울 수 있다. 이런 기술이 있으면 1인 가구가 많은 대학가 원룸이나 다가구 주택 건물을 여러 개 맡을 수 있다. 또 큰 건물을 팀으로 청소하는 경우에는 청소 기기인 왁싱 기계 사용 여부에 따라 청소 반장이 결정된다. 캐셔와 디쉬업은 포스(POS, 판매정보시스템) 다루기, 고객 응대 서비스, 위생 등을 교육한다. 지하철 택배원 과정은 물품취급방법, 영수증 작성법, 현장 실습으로 구성돼있다.
박주임 서울시어르신상담센터 실장은 “민간 기업 중에는 성실한 어르신들을 고용하고 싶어 하면서도 고용 후에 컴퓨터나 스마트폰 등 전자 기기 사용을 숙지시키기까지 오래 걸려 고민하는 경우가 많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해당 직무 교육을 진행하고 실질적으로 포스 기기 사용이나 필요한 기술 등을 교육한다.”
내일배움학교에는 사서 도우미, 동년배 상담가, 도슨트, 바리스타 등 조금 생소한 직업군이 있다. 사서 도우미는 사서를 도와 도서를 정리하고 도서관 운영 및 독서 교육 등을 보조한다. 정식 취업보다는 유급 봉사나 계약직이 많다. 기관마다 다르지만 한 달에 60~70여만원을 받기도 한다. 도슨트는 전시관·문화유적지 등에서 관람객들에게 안내와 작품 이해를 돕는다. 도슨트는 거의 무보수로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박 실장은 “도슨트나 사서 도우미는 사회 공헌 성격이 강하고 세대 간 소통을 원하는 사람들의 참여가 높다, 요즈음에는 어린이 도서관이나 체험형 미술관·학습관들이 생겨나고 있어 그곳에서 활동하는 프로그램 이수자들이 있다.”
바리스타는 커피를 종류별로 제조해 손님에게 판매하는 사람이다. 고령 바리스타들은 사회적 기업 또는 고령자 친화 기업에 취업하거나 직접 창업을 하기도 한다.
고령 구직자를 원하는 기업이 있더라도 아무 준비가 돼있지 않은 사람은 들어가기 힘든 게 현실이다. 반면 센터 프로그램 이수자들은 직무 교육을 받고 취업에 대한 정보와 면접법 등을 배우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자신감 있는 모습으로 취업 활동에 나선다고 한다.
박 실장은 “본 센터의 강점은 사설 학원과 견주어도 손색없는 양질의 프로그램을 어르신들이 배우는 속도와 눈높이에 맞춰 가르친다는 것이다. 젊은이들 속도에 맞춘 일반 학원에서 수강했던 어르신들 중에는 ‘도통 모르겠다’는 분들도 있다”고 설명 했다. 그는 또한 “어르신들이 당장 일할 수 있는 캐셔, 환경 관리원 등의 업무를 가르치는 곳은 여기 뿐이다”라고 덧붙였다.
최은진 기자 cej@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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