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의 무한 진화… “택배 받는 것도 돼요”
편의점의 무한 진화… “택배 받는 것도 돼요”
  • 배지영 기자
  • 승인 2017.03.10 13:32
  • 호수 56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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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의 다양한 서비스

‘무인 세탁’ 편의점도 등장… 노래방 내 편의점은 젊은 고객 취향 살려
제주 지역 전기차 충전 편의점 인기… 택배 수령하는 서비스도 확산

편의점이 우리나라에 첫 선을 보인 것은 28년 전이다. 1989년 서울 방이동에 들어선 세븐일레븐 올림픽선수촌점이 편의점의 시초로, 다양한 제품들을 24시간 구매할 수 있다는 점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이후 도시락, PB상품 등의 공략으로 편의점 시장은 급성장했고, 지난해 업계 총 매출 규모(약 20조원) 또한 전년대비 19%가량 성장하는 기염을 토했다.
하지만 편의점 시장은 이에 만족하지 않고 단순히 물건을 살 수 있는 마켓 기능에서 나아가 복합적인 편의를 제공하는 다기능 유통채널로까지 진화하고 있다. 1∼2인 가구, 고령화 시대를 맞아 덩달아 늘고 있는 고객의 다양한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다.
레스토랑 형태의 카페테리아 편의점을 비롯해 세탁물 수거함이 설치된 세탁 편의점, 클래식 음악을 들을 수 있는 편의점 등 업종을 불문하고 이색적인 장소와 기능을 겸비한 편의점들이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이색 장소로 거듭나고 있는 편의점들을 소개한다.

▲ 세븐일레븐 서울 신천점은 1인 가구가 많은 지역적 특성을 활용해 세탁물을 맡기고 찾아갈 수 있는 무인 세탁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사진=세븐일레븐

◇세탁 편의점
세븐일레븐 서울 산천점은 주변에 1인 가구가 많은 특성을 활용해 무인 세탁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365일 24시간 언제든 원하는 때에 세탁물을 맡기고 찾아갈 수 있는 것인데, 와이셔츠와 블라우스 등 간단한 세탁물부터 집에서 세탁하기 힘든 점퍼, 코트, 신발 등까지 모두 7가지 카테고리에서 80개 세부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용 방법은 터치스크린을 통해 세탁물 종류를 입력한 뒤 세탁물 투입구에 세탁물을 넣어 맡기고 접수증을 수령하면 된다. 세탁공정 후 세탁물이 도착했다는 문자 메시지를 받으면 편한 시간에 편의점에 방문해 결제 후 세탁물을 회수할 수 있다. 세탁물을 맡기고 수령하기까지 걸리는 기간은 평균 이틀이다. 결제는 현금이나 신용카드, 교통카드 등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
이용 요금도 저렴하다. 와이셔츠는 990원, 운동화 1켤레 3500원, 정장 한 벌 5200원 수준이다. 세탁 전문 업체와 1:1 제휴계약을 맺고 무인시스템으로 인건비를 절감했기 때문에 기존 프랜차이즈 세탁서비스보다 가격을 15% 정도 낮췄다는 게 이 편의점 주인의 설명이다.

◇노래방 편의점
홍대 젊음의 거리에 위치한 ‘CU 럭셔리수(秀)노래연습장점’은 노래방 건물 1층에 편의점이 입점한 ‘숍인숍’(shop in shop) 형태다. 노래방이라는 특성을 살려 편의점 매장 내 미러볼과 네온사인 등을 곳곳에 배치했고, 매장 내 음악도 주 고객층인 젊은 세대에 맞춰 최신음악만 선곡하고 있다. 노래방 이용객은 물론 일반 유동객들도 모두 이용이 가능한 개방형 점포다.
일반 노래방은 카운터에서 한정된 종류의 음료와 먹을거리를 제공하지만 이 노래방 편의점은 1000여 가지가 넘는 상품을 구비해 고객의 선택권을 높였다는 게 강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실제로 해당 편의점에서는 유흥가에 위치한 편의점의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상품 구색과 진열을 차별화 했다.
이처럼 기존에 볼 수 없었던 생활 밀착형 편의 서비스를 제공해 오픈 이후 일평균 이용자 수가 일반 점포의 2~3배에 가까운 1000여 명을 넘길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으며, 현재도 추가 출점을 계획할 만큼 큰 호응을 얻고 있는 상태다.

◇전기차 충전 편의점
GS리테일은 지난해 국내 최초로 제주 서귀포시에 전기차 충전 시설을 갖춘 편의점을 오픈했다. 전기차 이용이 가장 활발한 제주도라는 지역적 특성을 활용해 한국전력으로부터 승인 인가를 받아 전기차 충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 제주 서귀대포점, 안덕서광점, 너울빌리지점, 중문사거리점 등 총 4곳의 GS25 편의점 주차장에서 충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GS25 편의점의 전기차 충전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편의점에서 무상으로 제공하는 한국전기차충전 멤버십카드를 받아야 한다. 이후 한국전기차충전서비스 홈페이지를 통해 회원가입을 한 뒤 충전 금액을 결제하고, 편의점 내 위치한 충전 설비에서 회원인증을 하면 이용가능하다. 충전 요금은 한 달에 7만원으로 무제한 충전이 가능하며 4만원에 100㎾, 3만원에 80㎾ 충전이 가능해 일반 휘발유, 경유 대비 매우 저렴한 편이다.

▲ 한 여성이 온라인쇼핑몰에서 상품을 구매한 후 집 근처 GS25 편의점에 설치된 ‘스마일 박스’에서 편하게 택배를 받아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경비실이 된 편의점
맞벌이 가정이 늘어나고 택배수령에 불편을 겪는 1인 가구의 비중이 점차 증가함에 따라 유통업계 배송에도 변화가 생겼다. 바로 소비자가 온라인에서 주문한 상품을 집이나 직장 근처 편의점에서 배송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이 생겼기 때문이다.
편의점은 점포수도 많은 데다 집에 택배를 받을 사람이 없거나 경비실이 없는 주택에 살 경우 부담 없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어 이같은 픽업 서비스를 이용하는 수요가 늘고 있다는 게 편의점 업계의 설명이다.
세븐일레븐은 롯데 온라인쇼핑몰(롯데닷컴, 엘롯데, 하이마트 등) 사이트에서 원하는 상품을 주문하고 결제한 뒤 ‘스마트픽 찾기’를 선택하면 픽업 시간과 지점을 선택할 수 있는 ‘스마트 픽’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으며, G마켓과 옥션, G9를 운영하는 이베이코리아는 지난해 GS25와 손을 잡고 편의점 외부에 전용 택배함인 ‘스마일박스’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이 쇼핑사이트를 통해 상품을 주문할 때 스마일 박스가 설치된 GS25 편의점을 배송지로 지정하는 식이다. 이는 상품을 수령 받을 때는 물론 교환이나 반품 시에도 이용할 수 있어 편리하다.
배지영 기자
jybae@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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