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북 무력 대응 시사에 긴장고조… 항모 ‘칼빈슨호’ 한반도로 이동
트럼프 대북 무력 대응 시사에 긴장고조… 항모 ‘칼빈슨호’ 한반도로 이동
  • 배지영 기자
  • 승인 2017.04.14 13:25
  • 호수 56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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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북 압박이 날로 거세지고 있다. 중국을 통한 북핵 억지를 위해 압박을 가하고 무력시위를 벌이는 ‘공포정치’ 행보가 이어지고 있다.
미국은 지난 4월 6일(현지시각) 시리아 정부군의 소행으로 추정되는 화학무기 공격에 대응해 시리아 홈스 인근의 비행장에 59발의 토마호크 미사일을 발사했다. 이는 중국의 시진핑 국가주석과 미‧중 정상회담을 하는 도중에 일어났다. 러시아와의 대결을 감수하고라도 북한이 ‘제2의 시리아’가 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중국과 북한에 던진 것이다.
이같이 미국은 시리아 공격으로 북한과 중국에 동시에 경고메시지를 보내고 항공모함 칼빈슨호를 한반도로 재배치하는 등 무력시위를 강화하고 있는 상태다.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발사할 경우, 요격할 것임을 호주 등 우방국에 통보했다는 보도도 나온다.
특히 북한이 도발할 경우 미국의 막강한 군사력을 이용해 사전 경고 없이 군사 행동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방송된 미 폭스비즈니스와 한 인터뷰에서 칼빈슨호를 한반도 인근 서태평양으로 재배치한 것을 거론하며 북한에 대해 어떤 조치를 하고 있는지를 묻자 “내가 군사에 대해 생각하지 않는다고 알고 있는가”라면서 과거 버락 오바마 정부의 이라크 모술 폭격을 언급했다.
그는 “난 오바마와는 다르다. (오바마 정부는) 넉 달 동안 모술을 치겠다고 말해서 그들에게 준비할 시간을 줬고, 그들은 지금도 싸우고 있다”며 “모술은 일주일이면 될 일인데 수개월 동안 싸웠고 더 많은 사람이 죽었다”고 비판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항공모함보다 강하고 매우 강력한 잠수함도 갖고 있다. 지구에서 최강의 군대를 갖췄다”며 “그(김정은)는 큰 실수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은 미‧중 정상회담을 통해 중국에 대북 압박을 요구한 데 이어 북한을 군사적으로 압박함으로써 북핵 문제 해결의 주도권을 쥐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핵·미사일 도발 등 잘못된 행동에 대해 오바마 전 대통령처럼 머뭇거리지 않고 부지불식간에 군사 행동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SNS를 통해서도 “북한이 말썽을 피우려 하고 있는데 중국이 돕지 않는다면 우리는 중국 없이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고 중국에 경고를 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은 “행동할 때는 단호하고, 비례적으로 대응하겠다(도발한 만큼 되갚는다)는 의미”라고 해명했다.
이와 관련, 시진핑 주석은 트럼프 대통령과 가진 통화에서 “한반도 문제는 평화적인 방법으로 해결해야 한다”며 사실상 무력 사용 자제를 요구했다. 시 주석은 “중국은 한반도 비핵화 목표를 견지하며 평화적 방법으로 한반도 문제를 해결하고 미국과 소통, 협력하기를 원한다”고 강조했다.
북한에 대한 예방적 선제타격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일각에선 “미국이 한국 측에 사전 통보 없이 북한을 타격할 수도 있는 것 아니냐”라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문상균 국방부 대변인은 지난 11일 브리핑을 통해 “미국의 대북 선제타격은 한‧미간 긴밀한 공조를 토대로 굳건한 한‧미 연합방위 태세 하에 이뤄질 것”이라고 말하며 우려를 불식시켰다. 시리아의 경우 확전이나 미국인 피해 가능성을 우려할 필요가 없어 공격이 가능했지만 북한은 그렇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미국이 진정한 동맹국이라면 한국과 사전 협의 없이 북한을 공격해서는 안 된다. 미국의 군사적 행동을 반대한다는 분명한 입장 또한 천명해야 할 것이다. 한반도 문제에서 한국이 배제되는 것은 상상할 수 없다.
미국의 북한에 대한 압박이 얼마나 먹힐지는 미지수지만 더 큰 불행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서는 중국도 역할을 해야 한다. 중국이 독자적으로 압박에 나서야 함은 물론이다.
6차 핵실험 또는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단행할 경우 중국이 대북 원유공급 중단 등의 초강경 조치를 취하겠다는 경고도 북한의 도발을 막기 위한 하나의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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