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투 어눌해지고 신체 마비증상 땐 ‘뇌경색’ 의심을
말투 어눌해지고 신체 마비증상 땐 ‘뇌경색’ 의심을
  • 배지영 기자
  • 승인 2017.05.08 11:03
  • 호수 56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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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경색 증상과 치료법
▲ 어지럼증, 어눌한 발음, 신체마비 등의 뇌경색 증상을 자각한 경우에는 가급적 빠른 시간 내에 의료기관을 방문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혈전에 의해 뇌혈관 막히면서 뇌 조직에 산소‧영양분 공급 끊겨 발생
막힌 혈관 즉시 뚫으면 손상 최소화할 수 있어… 만성질환 관리 철저히

고등학생 자녀를 둔 김철근(51) 씨는 지난해 어지럼증이 계속되자 이상을 느껴 병원을 찾았다가 뇌경색 진단을 받았다. 현재 통원을 하며 재활치료 중인 김씨는 초기 대응이 늦어지면서 우측에 편측마비와 언어장애까지 발생해 큰 후유증이 남았다.
뇌는 많은 양의 혈액이 모이는 조직으로, 정상적으로 활동하려면 많은 산소와 영양분이 필요하다. 문제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뇌혈관을 막히게 하는 요인들이 많다는 사실이다. 이처럼 다양한 원인에 의해 뇌혈관이 막히고, 이 때문에 뇌 조직이 제 기능을 못하게 되는 상태를 ‘뇌경색’이라고 한다. 보통 우리가 흔히 알고있는 ‘뇌졸중’은 뇌경색과 뇌출혈을 모두 포함하는 뇌혈관 질환의 개념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뇌혈관은 고혈압과 당뇨병, 흡연 등에 의해 혈관벽에 동맥경화가 발생하면 좁아지게 되는데, 이렇게 혈관이 좁아진 상태에서 동맥경화반이 파열되면 혈관이 쉽게 막히고, 이 때문에 뇌조직의 혈류가 감소해 뇌경색이 발생한다.
그 외에도 심장부정맥, 심부전, 심근경색의 후유증 등으로 인해 심장에서 혈전(심장이나 혈관 내에서 혈액이 응고된 상태)이 생성되고, 이 혈전이 혈류를 따라 이동하다가 뇌혈관을 막아 뇌경색이 발생하기도 한다. 쉽게 말해 수도관에 오물이나 찌꺼기가 끼어 좁아졌다가 마침내 꽉 막히는 상태라고 이해하면 된다.

◇뇌경색 증상
뇌경색이 발병하면 편측마비와 안면마비, 발음이 어눌해지는 구음장애 등이 흔히 발생한다. 특히 한쪽 대뇌에 생기면 편측마비와 언어 및 시야 장애가, 소뇌나 뇌간에 생기면 어지럼증, 메스꺼움, 구토, 의식 장애, 전신마비 등이 나타난다.
김정민 중앙대병원 신경과 교수는 “그러나 전조 증상이 동반되는 빈도가 높지 않고 편측마비와 안면마비 등의 증상이 일시적으로 발생했다가 좋아지는 방식으로 나타나므로 알아차리기 힘든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뇌경색은 빠른 시간 안에 막힌 혈관을 뚫어주면 뇌 손상을 최소화할 수 있어 경우에 따라 증상의 회복이 가능하다. 혈류가 감소된 상태에서는 시간이 경과할수록 뇌 손상의 범위가 점차 넓어져 나중에 혈관이 다시 뚫려도 이런 손상은 거의 회복되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뇌경색이 발생한 초기에는 동일한 요인이나 또 다른 잠복 요인에 의해서 뇌경색이 재발되거나 뇌손상의 범위를 확대시키기 쉽다. 따라서 초기에 항혈전제를 투여하고, 혈압과 혈당 조절 등을 통해 이런 재발을 막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이 때문에 증상이 나타나면 가능한 빨리 병원으로 옮기는 것이 중요하다.
검사는 뇌 컴퓨터단층촬영(뇌 CT)이나 뇌 자기공명영상촬영(뇌 MRI) 등의 영상 검사를 통해 출혈성 뇌졸중과 감별하고 뇌졸중의 위치, 크기 및 폐색된 혈관의 위치를 파악해 확진하는 식으로 진행된다.
이후에는 심장의 병적인 증상으로 인해 발생하는 뇌경색의 여부를 알아내기 위해 심전도, 심초음파 등을 시행하고, 환자에 따라 24시간 심전도와 24시간 혈압측정을 하기도 한다. 또한 뇌혈류를 측정하고 막혔던 혈관의 재개통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두개내초음파(TCD)를 시행하고, 경우에 따라 경동맥초음파를 통해 경동맥의 동맥경화증을 진단한다.

◇뇌경색 치료
뇌경색의 치료는 증상이 나타난 지 3시간이 경과하지 않았다면 폐색된 혈관을 뚫어주는 ‘혈전용해술’이 시행된다. 보통 증상 발병 3시간 이후에 혈전용해술을 시행해야 하는 경우에는 뇌출혈의 위험이 증가하기 때문에 권장되지 않는다. 이외에도 혈전의 생성을 억제하는 ‘항혈전요법’과 환자의 혈압과 혈당 등을 조절하는 치료가 시행된다.
응급한 상황이 경과한 이후 병원에 도착한 환자의 경우에는 합병증 발생을 막기 위한 보존적 치료를 시행하고, 혈소판억제제를 투여해 뇌경색의 재발을 막는 치료를 시행한다. 동시에 적극적인 재활치료를 통해 장기적으로 뇌기능이 회복될 수 있도록 한다.
일반적으로 뇌경색의 증상은 발생 직후가 가장 심하고 이후 약 1주일 정도는 뚜렷한 호전을 보이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 초기 1주일은 흡인성 폐렴, 뇌경색의 재발 및 뇌부종 등으로 인한 합병증을 가장 조심해야 하는 시기이므로 초기에는 보존적 치료를 병행하는 것이 좋다.
또한 고혈압과 당뇨, 고지혈증, 심장부정맥 등의 위험 인자를 갖고 있는 사람의 경우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뇌경색의 발생 위험이 크게 증가할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적절한 운동과 함께 식이요법, 해당 질환에 대한 약물치료를 통해 위험 인자를 적극적으로 줄여나가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김 교수는 “많은 사람들이 ‘내게 그런 병이 생기겠느냐’는 근거 없는 믿음으로 위험인자를 적절히 관리하지 않고 있다”면서 “그러나 뇌경색은 한순간에 모든 기억과 지식, 경험, 언어, 행동등을 앗아가므로 평소에 위험인자를 잘 관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배지영 기자 jybae@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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