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서면 깜박하는 ‘건망증’… 스트레스 줄이세요
돌아서면 깜박하는 ‘건망증’… 스트레스 줄이세요
  • 배지영 기자
  • 승인 2017.05.12 13:40
  • 호수 56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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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망증 증상과 예방법

폐경기 이후 중년여성에게 자주 발생… 스트레칭, 야채 섭취 도움
일시적인 기억장애일 뿐… 아예 기억을 못하는 치매와는 달라

가정주부인 김은희(51)씨는 최근 건망증 때문에 생활에 불편을 겪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가스 불에 냄비를 올려두고 태워먹은 건 다반사이며, 심지어 식사를 했는지도 가물가물할 정도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휴대폰으로 통화를 하면서 휴대폰을 찾는다거나, 차 열쇠를 찾아 온 방을 돌아다니는 것은 물론, 가지고 나갔던 물건을 놓고 오는 것 등은 이제 일상이 될 정도이다. 치매가 아닐까 걱정돼 병원을 찾은 김씨는 스트레스로 인한 건망증(단기 기억장애)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건망증은 뇌가 여러 가지 일을 처리하다 과부하가 생긴 탓에 일시적으로 저장된 기억을 끄집어내는 능력에 문제가 생긴 경우를 일컫는다. 사실, 엄연히 이야기하면 건망증은 질병은 아니다. 나이가 들면 머리카락이 빠지고 근육이 점점 약화되는 것처럼, 건망증도 노화에 따른 자연스런 현상으로 봐야 한다.
특히 40~50대가 되면 젊었을 때에 비해 기억해내는 속도가 느려지거나 기억용량이 부족해 일시적으로 잊어버리는 현상이 자주 나타난다. 그만큼 건망증은 증상이 갑자기 나타났다가 회복된다는 게 특징이다. 한마디로 힌트를 주면 다시 기억해낼 수 있을 만큼 기억력이 약간 저하된 상태인 것이다. 이는 가물가물하고 잊어버리기는 해도 정상적인 기억 현상이다.

◇건망증 원인
건망증의 원인은 나이나 집중력 저하, 스트레스, 피로, 사회 활동 위축으로 인한 외부자극 감소 등 다양하다. 때로는 심혈관 질환이나 당뇨, 빈혈 등의 내과질환에 의해서 생기는 경우도 있다. 특히 술과 담배를 즐길수록 더 자주 나타난다고 알려져 있다.
또한 우울증이나 불면증을 겪는 여성이나 폐경기 이후의 중년 여성에게 빈번하게 나타나는 특징이 있다. 임신과 출산으로 인한 단조로운 일상, 육아 스트레스, 생리로 인한 빈혈, 가사로 인한 피로감 등으로 건망증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건망증은 급속한 기억력 감퇴와 각종 인지행동 장애를 가져오는 것이 아닌 만큼 장애요인 제거와 본인의 의지만 있으면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의 설명이다.

◇건망증, 초기 치매 증상?
건망증이 자주 반복되면 가장 먼저 치매가 온 것은 아닌지 의심을 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건망증과 치매는 기억력 저하라는 점에서는 비슷하지만, 증상은 명백하게 다른 형태로 나타난다. 건망증이 기억을 일시적으로 잊은 것이라면, 치매는 기억을 완전히 지운 상태이다.
윤수진 을지대병원 신경과 교수는 “건망증은 뇌의 일시적인 검색 및 회상능력의 장애 현상인 반면, 치매는 기억력뿐만 아니라 언어능력, 계산능력, 시공간 지각능력, 판단력 등 인지기능 전반적인 문제를 동반하는 뇌질환”이라며 “건망증은 기억이 사라진 것이 아니라 단지 그 순간에 떠올리기 어려울 뿐이므로 차근차근 상황을 되짚어가면 다시 기억해낼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치매 증상은 기억에 필수적인 입력 시스템 자체에 문제가 생겼기 때문에 상황을 떠올릴 수가 없다. 예를 들어, 건망증 환자는 식사 시 있었던 일에 대한 작은 힌트만 주어도 그 상황에 대해 자세히 묘사할 수 있지만, 치매 환자의 경우에는 식사 시 어떤 음식을 먹었는지, 누구와 먹었는지 등 사건의 조각들을 기억하지 못하다가, 증세가 심해지면 식사한 일을 통째로 잊는 식이다.
윤 교수는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만큼 반복적이고 분명한 기억력 저하는 건망증이 아닌 기억장애 혹은 치매로 진단할 수 있다”면서 “특히 다른 사람들 대부분이 기억하는 일을 혼자만 기억하지 못할 경우에는 건망증보다는 기억장애를 의심해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건망증 예방법
건망증이 자연스러운 노화현상이라고 해서 그저 나이 탓으로 돌릴 수만은 없다. 증세 초기에는 사소한 것을 놓칠 수 있지만 빈도나 종류가 다양해지면 생활 속에서 크고 작은 불편함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건망증은 일시적인 기억장애 상태이므로 장애요인을 제거하겠다는 의지만 있다면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
우선 건망증을 이겨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스트레스를 줄이고 그 요인을 제거하는 게 중요하다. 이때 가벼운 걷기나 체조 등 유산소 운동을 꾸준히 하고, 신선한 제철 과일과 채소를 많이 먹는 것이 도움이 된다.
윤 교수는 “하루 종일 책상에 앉아 일을 해야 하는 경우라면 잠시 시간을 내어 스트레칭을 하거나 의자에서 일어나 쪼그려 앉았다가 일어나기를 반복하는 것이 좋다”면서 “흡연과 과음은 기억력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만큼 피해야 하며 고혈압과, 당뇨, 고지혈증이 있다면 전문의와 상의해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배지영 기자 jybae@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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